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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황반장의 에로스 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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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백인보 다섯 번째 - 수강생 황미정
인터뷰 · 글: 박현아 느티나무 시민기자
이번엔 우리 집이다. 백인보가 횟수를 거듭함에 따라 인터뷰 장소도 변화무쌍해진다. 그녀가 도착해서 내릴 근처 버스 정류장에 차를 대고 기다린다. 버스가 서고 신호등 색이 바뀌고 건널목을 질러오는 그녀의 실루엣이 저기 보인다. 아... 오늘도 실망을 주지 않는 그녀의 패션은 눈부시다. 우리의 황반장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패션을 포기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다. 한때 그녀가 연예인 두 빰을 치는 패션으로 무장하고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키득거린 적이 있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버스나 지하철에 그러고 타면 좀 민망하지 않으세요? 우리의 황반장께서 답하신다. “전혀! 왜? 내가 어때서?”
그러고는 어느 날, 검은 가죽 재킷 위에 황홀한 보라색 털조끼를 입고 하의로는 레드카펫에서나 봄직한 여러 겹의 스커트가 겹쳐진 파티풍의 치마를 입어주시고 진짜 롱한 부츠로 패션을 마무리한 다음 당당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느티나무에 등장하셨다. 나는 그날도 바보같이 물었다. “뭐 타고 오셨어요?”
엣지있는 그녀가 오늘은 버스가 아닌 내 차에 오른다. 늘 빈틈없는 스케줄 때문인지 목소리에 피곤이 배어난다. 아니나 다를까 새벽 5시에 일어났단다. 아침부터 알바 하나 뛰고 인터뷰하러 서울에서 일산으로 바로 날아오는 길이다. 인터뷰 끝나면 또 바로 이어지는 스케줄이 있다. 배가 고프다고 소리쳐대는 그녀를 달래기 위해 지금 필요한 건 한 조각의 빵이다.
느티나무 모니터 모임에서. 왼쪽에서 세번째가 황미정님
화려한 비정규직, 알바인생
모닝빵과 따듯한 우유 그리고 허브차 한 잔, 그 너머로 허기진 그녀가 앉아 있다. 오늘은 내 집 거실 풍경이 많이 낯설다. 우선 그녀가 왜 이렇게 바쁜 지부터 물어야겠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전 더 궁금해요. 그게 왜 궁금해요? 그리고 도대체 뭐하는 분이세요하고 묻거든, 도대체는 왜 붙이는 걸까요?”
아차차, 오늘은 좀 협조적으로 하시죠. 황반장님! ㅋㅋ
“전 알바 인생입니다. 그리고 알바 인생을 지향합니다. 전 어떤 조직에 들어가서 그 조직의 룰이나 관행 따위에 복종하며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소위 정규직이 아니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그렇다고 여자여서 이런 신수 편한 생각을 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지금껏 남편이 번 돈에 손 댄 적도 없구요.” 그녀의 알바이력 즉, 현직은 주인을 닮아 화려하기가 연예인이다.
“일단 출판사 기획위원으로 있구요, 인터넷강의를 하는 엠베스트에서 강의도 하고 프로그램 개발에도 참여해요. 시민교육에도 관심이 있어서 강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도 추진하는 중이구요, 홈쇼핑에서 하는 도서방송에 게스트로 나가고 있구요. 최근에는 새로운 교육 비즈니스 개발에 흥미가 있어서 관련된 사람들도 많이 만나죠.” 그러면서 꼭 돈 되는 일이 아니어도 자신에겐 일이라고 덧붙인다. 또한 자신이 재미를 느낀다면 이 살인적인 스케줄 안에 다른 것들을 또 다른 알바로 추가할 용의도 있음을 밝힌다.
이 분은 에너지를 태양에서 받는 걸까? 질문들에 진지하고도 열정적으로 대답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이제 피곤은 없다. 순간 커다란 건전지를 등에 메고 날렵하게 튕겨 오르는 분홍색 토끼, 그 광고가 생각나 또 피식거렸다. 토끼가 멘 것은 시간이 지나면 방전되겠지만 황미정씨가 멘 것은 어째 무한리필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공적으로도 바쁜 그녀가 요즘엔 사적으로 무척 바쁘시다니 또 궁금 궁금...
“남편하고 다시 합쳐 살기로 했어요. 이번 달에 이사를 가야하는데 사실 결혼해서 살림 시작할 때 거의 자취 수준으로 출발해서 이번에 혼수를 새로 준비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엥? 그럼 그동안 남편하고 별거하신 거예요?
마흔 : 독립된 공간으로, 나만의 시간으로 나아가다
“흔히 말하는 그런 별거는 아니구요. 지금 따로 산지는 2년 쯤 되었는데, 처음 1년은 단지 내 공간이 필요해서 사무실 용도로 쓰려고 얻은 거였죠.” 근데 왜 별거까지?
“그때가 제 나이 마흔 즈음이었어요. 결혼생활도 7년쯤 접어들 때였고... 어찌 보면 결혼생활의 안식년이라고도 할 수 있죠.” 아, 이분이 또 연예인 흉내를 내시네... 부부사이가, 가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나만의 안식을 추구할 수 있는 관계와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기혼녀 앞에서 이 또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란 말인가.
“부부로서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계속 같이 살고 싶은지, 같이 살고 싶다면 왜 그런지...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잠시 떨어져 있기로 한 거죠.” 그럼 떨어져 지내는 그 황금의 시기에 무슨 생각들을 하셨나요?
“그동안 제가 목표점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던 것들이 사실 내가 아닌 이 사회가 정해 놓은 것들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기준들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여러 면에서 유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지요. 꼭 일뿐만이 아니라 한 집안의 장녀로서도, 한 남편의 아내로서도, 친구로서도 유능해야했고 유능해지고 싶었어요. 근데 나이 마흔이 되고 다시 인생을 생각해보니 황미정이란 사람... 그렇게 유능하게 살려고 노력하다 죽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죠. 죽을 때 나는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 사람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들을 했어요.” 유능한 친구로 기억되긴 싫었다는 말이 가슴을 친다. 유능하면 더 원만해지는 많은 관계들 속에서 유독 친구라는 사이는 다른 살결과 코드를 따라 흐른다.
“40년이라는 생을 살면서 그동안 많은 것들을 배워오기만 했죠. 사회에 나와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하는지 일하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 계속 연습만을 해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이제 이것들을 바탕으로 정말 무엇인가를 해야 되지 않나하는 문제의식이 생겼죠. 그 문제의식 안에 가족, 결혼, 남편도 포함된 거구요.” 정처 없이 떠도는 바람도 이것저것에 부딪친다. 그때마다 바람은 더 큰 소리를 내는 법이다. 살면서 주저앉아 생각만 해야 하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녀는 마흔에 큰 바람이 되어 주저앉았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결정에도 군말 없이 이해하고 그녀의 독립을 아니, 그녀에게 안식을 준 착한 남편이지 않은가. 대한민국 1% 남편인데 이런 남편마저 재고와 숙고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내겐 충격이다.
“물론 치열하게 사랑해서 한 결혼이죠. 백만 번 고민해서 한 결혼이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보니 내 안에서 생겨나는 의문들이 있더라구요. 내가 왜 이 남자와 사는가, 내가 남편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혼생활 6년 끝에 솔직히 지치기도 했구요, 타인과 한 공간에서 산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니까요.”
안식년을 써야한다면 사실 내가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억울했다. 연애 10년 결혼 생활 10년, 이렇게 올해가 꼭 20년째다. 또 지친 걸로 치자면 애 둘 키운 내가 엄연히 우선권이 있다. 근데 난 여전히 나무꾼 부인이고 그녀는 해방자다. 이 큰 차이는 어디서 뭣 땜에 비롯된 걸까?
“우리 부부는 관습적 대화를 하지 않아요. 서로 속마음에 감춰둔 이야기를 정확히 끄집어내서 얘기하죠. 서로의 이야기에 진지하게 대하고 진지하게 실행하는 편이죠. 제가 독립된 공간을 원했을 때 그 감정을 솔직히 얘기했고 그 얘기를 들은 남편은 내 감정을 인정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당연히 진지하게 실행했죠.” 그녀의 해방사에 빗대 보면 난 관습적 대화를 하는 부부여서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다는 결론만 남는다. 인정하긴 싫지만 맞는 말이다. 시큰둥한 관계는 금세 무료한 관계로 넘어가고 부부가 합심해 진지해 질 때는 TV에 정신이 팔렸을 때 정도... 갑자기 우울해진다. 관습적 대화, 비폭력 대화, 진지한 대화... 내가 알아야할 대화의 세계는 무궁하고 무진하다. 이 부부가 아이가 없는 좋은 조건 때문에 이런 진지한 생각들이 진지하게 실행된 건 아닐까하는 비겁한 생각도 한다. 아이 얘기를 꺼내니 이런 답이 돌아온다. 우리 부부가 스스로 원하지 않는 한 어떠한 다른 이유들에 의해서 아이를 낳진 않을 것이다. 가이드라인 확실하시고!
어떻게 봐도 이 부부가 살아가는 모양새는 독특하다. 그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진 별거가 아쉽게도 이번 달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인터뷰 끝나고 이어지는 스케줄도 혼수 장만 때문이다. 별거를 결정하기 힘든 만큼 아니 오히려 여자의 입장에서 다시 살림을 합치는 결정이 백배 더 어려웠을 터인데... 왜? 와이? 해방의 공간을 떠나려 하시나요, 황반장님?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에로스’란 단어가 튀어나왔다.
작년 역사드라마 다시보기 강좌에서.
그녀의 에로스 생활 백서
“마흔이 되고 들었던 여러 고민 중에 아, 내가 남편하고만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렇게 죽을 때까지 살 자신이 있는가라는 것도 있었어요. 그 질문 앞에서 자신감이 확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듣게 된 강의가 지난 학기 느티나무에서 했던 ‘에로스의 인문학’이란 강좌였지요. 강의를 듣고 정말이지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고 엄청나게 많은 고민들을 했어요.” 나도 들었던 강의다. 강의가 시작되고 나서 강의 좋다는 입소문이 났던, 그래서 강의 마지막까지도 수강생들이 계속해서 몰려들었던, 그렇게 느티나무의 레전드가 된 강의다.
“어렸을 땐 자본주의와 투쟁하는 방식으로 연애를 했고 한 때는 감정의 폭풍 속에 빠진 연애도 해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에로스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주위 사람들을 둘러 봐도 자아실현이나 정체성 찾기를 부르짖을 때 그 안에 에로스는 없어요. 자아실현은 곧 성공의 다른 이름이 되고 정체성 문제는 아카데믹한 쪽으로 흐르기 일쑤죠. 그런데 에로스 강의를 들으면서 이런 것들을 되돌아보게 된 거에요. 에로스가 단지 성적인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삶을 긍정하는 힘이고 에너지의 원천이며 상승에의 욕구죠. 그런 에로스가 내 삶의 구성요소들 중 얼마나 차지하고 있는지... 거의 없더라구요, 에로스는... 일이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그 강의를 듣고 더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녀는 과거 자신의 삶을 에로스의 부재라고 이름 붙였다. 이 에로스의 부재 앞에 떳떳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 이상 삶을 내 유능함을 증명하는 일에 쓰고 싶지 않아요. 일의 비중은 30% 정도로 낮추고 이제 진짜 내 삶을 즐기고 누리며 살고 싶다는 결정을 이 강의를 통해서 내리게 됐지요.” 하면서 그녀는 마르쿠제의 ‘에로스와 문명’을 이야기한다.
인간 본능에 대한 억압이나 통제 없이 인류 문명이 이 위치에까지 올 수 있었을까? 놀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자유롭고 싶어 하는 인간들을 한데 모아서 줄 세워가며 만들어 낸 게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문명이다. 하지만 인간을 개인이 지닌 사회적 생산능력만으로 판단하고 노동에서 소외시키고 과잉 억압하여 얻어내는 것들이 문명이고 흔들림 없는 권력이라면 그것들의 존재는 의심 없이 당연한 것인가... 개인의 성적 자율권을 박탈하고 인간의 성을 놀이의 영역에서 추방시켜 번식을 위한 성, 부부의 침실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박제화 시킨 결혼제도까지도 모두 포함해서... 문명이라는 것, 우리 모두 인생의 한 번쯤은 주저앉아 몇 날이고 며칠이고 치열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황반장은 그렇게 권력과 제도에 빼앗긴 자신의 에로스적 삶을 되찾겠다는 결심을 하신게다. 에로스란 타인을 향한 사랑이기 이전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태도이다. 애정을 갖고 내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자세, 내가 왜 이렇게 근원적인 삶의 부분들을 몽땅 다 놓치고 사회가 원하는 가이드라인에만 맞추어서 사는지를 진지하게 묻는 경험... 이 모두가 에로스의 세계이고 에로스의 시간이다.
“남자의 에로스는 섹스이고 여자의 에로스는 낭만이라는 이 간극을 이해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내 안에 사회문화적으로 학습된 에로스가 있다는 것도 받아들이게 됐구요. 무엇보다 이 강의가 좋았던 것은 에로스를 화두로 그 원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신화 강의부터 시작해 현실적인 삶의 문제 안에서 에로스를 다루는 이재형(미트라 한의원 원장) 선생님의 강의로까지 이어지는 짜임새였어요. 내용의 완성도도 훌륭했구요.” 에로스 수강생들이 많이 공감했던 내용이다. 어디 가서 에로스를 이렇게 체계적으로 형이상학에서 시작해서 형이하학까지 훑어 내리는 강의를 들을 수 있단 말인가. 이 훌륭한 강의 덕에 황미정씨의 남편은 살림을 합치는 경사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현실밀착형 강의라 하겠다.
“이 강의 덕분에 남편과 새로 살 생각을 했지요. 여전히 내 안에 에로스에 대한 고민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남편에 대한 마음이 끝나지 않았고, 에로스라는 게 그동안 세상이 보여주는 그 모습만이 아님을 배웠어요. 모순이 있으면 있는 대로 그것 자체가 사랑이고 삶이라는 거... ”
이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이 독특한 부부께서는 미트라 한의원에 다닐 계획이시란다.
강의가 이렇게 개인의 삶을 찌르며 파고들 수 있다는 것, 쑥스럽지만 우리 느티나무만의 차별성이자 최대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공부
그녀가 원하는 공부도 느티나무가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방향도 모두 이것에 있었다.
“다른 곳에서도 강좌를 많이 들어봤지만 시민들을 위한 강좌가 너무 아카데믹한 쪽으로만 흐르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참여연대만이 지니는 정체성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균형이 중요한 거죠. 그런 면에서 민주주의학교와 에로스 강좌가 같이 존재하는 지금의 느티나무는 균형을 잘 잡고 있다고 봐요.”
그렇게 잘 잡힌 균형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강의를 들으셨던 우리 황반장님, 뭘 얻으셨나요? “저요? 저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하하하 돌아온 대답이 너무 에로틱해서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온다. 사랑이라~~~
“제주도에 갔을 때 일인데요... 강의 듣다가 알게 된 분께서 전화를 하셔서는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돈을 부쳐 주신다는 거예요. 직접 사주시고 싶은데 그렇겐 못하니까 계좌 알려달라고... 이렇게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죠. 강좌 후기모임인 굿모닝 살롱에서도 반장 역할을 하며 또 사랑 받구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예뻐해주시니... 내가 지닌 이 무한 자신감이 다 근거가 있는 거라니깐요. 호호호~” 나왔다! 황반장의 전매특허, 끝을 모르는 자신감. 아, 그게 뿌리가 에로스에 있었던 거였구나. 그동안 자뻑이라고 놀려서 죄송해요^^.
“근데 생각해보니 수강생들이 이렇게 서로 친해지고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 것도 사실 생활에 기반을 둔 인문학 강의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서로 자신의 매끄럽지 않은 속살도 드러내가며, 그렇게 예쁜 점 미운 점도 함께 껴안아 가는 과정에서 사랑도 가능한 거죠.”
황미정, 박현아, 박난이 선생님. 굿모닝 살롱 송년회에서
반전
잘 만들어진 영화에만 반전이 있는 건 아니다. 내 앞에서 삶을 펼쳐 보이는 인터뷰이들의 이야기에도 반전이 있다. 바로 앞에 인터뷰한 하나씨에게서 시간을 낭비하는 지혜를 듣고 난 후 이어지는 황미정씨의 인생은 마치 속도전을 보는 듯하다. 바쁘게 여러 일을 하며 유능하게 살아온 인생...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말이 빠르다. 말만큼 생각들이 흘러가는 속도도 빠르다. 그런 그녀를 보면 맹렬한 속도로 굴러가는 바위가 떠오른다. 하여 이끼 따윈 키우지 않기를... 언젠가 그녀의 생각과 삶의 속도들이 한 곳에 모여 아주 높은 에너지 풀을 생성해내길... 그 곁에 구르기를 멈춘 하나의 큰 바위가 되길...
언젠가 그 바위 곁에서 자라난 한 그루의 튼실한 나무를 볼 수 있게 되길...
“내가 세상에 기부할 수 있는 건 완벽한 스펙들을 갖추지 않고도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특별한 직업 없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가르치기보다 그렇게 사는 모습을 그냥 보여 주고 싶은 거죠. 그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어주는 것, 모두가 똑같은 모습으로 살 필요는 없다는 것...”
그녀의 꿈이다. 그녀의 꿈에서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우리가 거창하게 인류애라고 부르는 것, 사실 그것 또한 에로스의 넓은 범주에 포함될 것이다. 꿈에서도 사랑이 묻어나는 그녀에게 뭐하며 노는지 물었다.
“사람들을 만나며 놀지요.” 다시 사람이 나오고 그들과 나누는 교감과 사랑이 나오고 그런 순서로 돌아가는 그녀의 삶.
인터뷰를 마치고 내 집 문을 나서는 그녀의 옷깃을 여며준다.
밖은 3월. 사랑의 계절이다.
이제 에로스의 시간이다.
이번 백인보도 잘읽었습니다.
역시 느티나무에 오시는 분들은 다 대단하신 분들이세요...
황선생님, 박기자님 잘읽었습니다. ^^
김민수 간사님 안끼시면 무효죠..
날 잡아서 김치찌개 먹어보아요~
너도 낄라구??? ㅋㅋㅋ
아이고 이노무 김치찌개. 어여 먹으러 가야 겠어요! ㅋㅋ
아니... 큰곰대장님... 어떻게 이렇게 실시간으로 댓글을 다세요???
제 팬이시구나 ㅋㅋㅋ
늘 긴 글 읽어 주시고 열심히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꼬옥~~ 김치찌개 먹으러 가요!
에너자이저 ^황반장을 사진으로나마 만나니 정말 반갑습니다.
요사이 눈코뜰새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는 이야기는 전해들어 알고 있었는데...
미모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군요. 삶에서 에로스를 적극적으로 실천했기때문인가여???
관념의 벽을 깨는 공부^우리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해주겠지요.
꽃피는 봄날에 재활용보다 새로운 에로스를 찾고 싶네여
박수석의 에로스도 뜨거워지길 기대합니다
아니, 쿨한 인생님 그럼 재활용 포기하시거예요???
와!!! 우리 같이 보일러 바꿀까요? 활활 타오르게... 거꾸로 3번 타는 걸로? ㅎㅎㅎ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에로스 강좌를 수강 신청한 박상규 라고 합니다.
글속에서 황반장님의 변화.의미있는 도전. 자유로움..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재미나게 엮어주신 박현아 기자님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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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얘기 )
참여연대 홈피 와 느티나무 홈피에 각각 가입하고 각각 아이디를 등록해야 하는게
좀 불편해요.... 저만 그런건가요 ? ㅎㅎ
한 아이디로 여러군데를 한번에 하게 하는 방법이 있긴 할텐데요.
참여연대 페이지는 참여연대 회원만,
아카데미 페이지는 회원과 비회원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그인 후에 회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연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혹시 이번에 참여연대 홈페이지 조정할 때 혹시 반영이 될 수 있을지 물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선생님!(저는 김민수 간사입니다 ^^)
에로스 강의를 신청하셨다니...
곧 뵙겠네요. 그 강의에서 자원활동을 할 꺼거든요 ^^
황미정선생님도 들으신다고 했으니 모두 다 함께 할 수 있을 것같아요.
좋은 시간은 오셔서 함께,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