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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히는 글쓰기] 넘쳐나는 메모장
#달과6펜스 #서머싯몸 #민음사 #잘읽히는글쓰기 #아카데미느티나무 #편성준
책을 읽다 보면 그 책 속에 인용된 다른 책, 작가가 추천하는 다른 책들이 나오는데 그런 책들을 메모해두었다가 사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한다. 그런데 그 메모의 양은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 계속 늘어만 갈 뿐이다. 고전도 신간도 국내도 해외도 얼마나 좋은 책들이 많은지.
처음의 시작은 페북이었다. 지인을 통해 추가된 편성준 작가의 페북을 즐겨보았고 책, 영화 리뷰를 종종 올리는데 리뷰를 보고 나면 꼭 보고 싶게 만드는 남다른 재주를 가졌다.
재주가 빛을 발휘하여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냈고 인기리에 북콘서트도 하면서 카피라이터에서 작가로 자리를 잡아 가는듯 하다. 그러던 중 <잘 읽히는 글쓰기>라는 6주 코스의 글쓰기 강좌를 참여연대에서 한다니...용기를 내서 신청했다.
월요일 저녁7시. 아침형 인간인 나에겐 쉽지않은 시간이었다. 하루를 마무리 해야하는 시간에 수업을 듣기위해 광화문으로 향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헐레벌떡 달려오는 다양한 연령대의 낯선 사람들속에 전업주부인 나란 존재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나 스스로.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주는 역경(?)정도는 잘 극복해 나갈 나이 아닌가. 그런것이 싫어 쭈뼛거릴 나이는 지나간 걸 다행으로 여기며 6주의 수업을 잘 마쳤다.
메모의 양은 또 늘어 났다. 매 수업때마다 좋은 예시로 보여주는 책속의 구절 구절들. 참 좋은 책이니 기회되면 꼭 읽어보라고 작가님은 무심하게 말하지만, 좋으면서도 밉다. 너무 무심한 진심이라.
세번째 강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쓰기 시간에 예시된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달과 6펜스>를 읽었다.
=그 사람 정말 천재일세. 확실해. 지금부터 백 년 후에 말일세. 사람들이 자네나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해 준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찰스 스트릭랜드와 알고 지낸 덕분일 걸세 ( p100 )
화가 찰스 스트릭랜드의 천재성을 알아본 더크 스트로브가 한 말이다.
고갱을 모델로 하여 쓰여진 이 책은 둥글고 빛나지만 성질이 전혀 다른 달과 6펜스를 제목으로 하여 달은 영혼과 감성의 세계를, 6펜스는 돈과 물질, 세속적 세계를 상징한다.
한 중년의 사내 스트릭랜드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든것을 버리고 떠나 오로지 자유로운 정신속에서 창작활동을 추구하다 죽어가는 모습을 통해 6펜스의 세상에 지나치게 갇혀있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천재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주변의 천재성을 알아볼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할 수있는 것은 미워도 다시 한번 메모장에 적힌 책들을 읽어 나가는 것뿐.
6주간의 강의동안 늘어난 메모 양만큼이나 배운것도 많았다.
작가님이 말하는 글쓰기의 태도,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내 삶을 들여다보고 글쓰기를 통해서 삶이 변한다는 거. 삶에 대한 고민은 20대도 60대도 여전하다는 거.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글 잘 쓰는 사람들도 참 많다는거.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삶들이 참 많다는거. 그래서 더 겸손한 마음으로 배워야 한다는 거.
6주간의 강의는 끝났고 또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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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인스타그램 @kyungjae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