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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성교육 강좌가 있다고 했을 때 그것도 한채윤 선생님의 강좌라고 했을 때 ‘무조건 들어야지!’ 했다. 그런데 1회가 아닌 5회라니!! 좋기도 하면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일을 마치고 얼른 저녁을 먹고나서 졸면 안되니까 커피한잔을 놓고 노트북앞에 앉았다.
내 인생에서 ‘시의적절한 성교육’은 사실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음... 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요즘이고 성교육은 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 질문부터 ‘성감대’가 어디라고 생각하냐고 하신다. 음 성감대는 여기? 저기? 몇 군데 생각했는데 어머나 우리 몸 전체가 성감대라고 하신다!! 아이구 여태 이걸 몰랐네. 왜 몰랐지? 생각해보니 내 몸인데 교육적으로만 배운대로 생각하며 살았었구나 싶었다.
성을 이야기할 때 행위만을 이야기 했기 때문에 섹스라는 말만 나와도 몸둘바를 모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물론 나도 그랬었고. ‘생식기는 그냥 생식기일 뿐이야’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설명을 듣고 나면 나도 이제 생식기는 그냥 우리 몸의 일부일 뿐이야 라고 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성관계’ 라고 할 때 그 대상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어떻게 관계를 가지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이 갔다. 어떤 관계는 옳고 어떤 관계는 그르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 어떤 관계를 가지든 서로의 충분한 의견을 듣는 것,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성관계’를 가지고 나면 ‘성관계’를 가지기 전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에 대해 지금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들과도 꼭 같이 얘기해보고 싶다.
가끔, 이런 질문도 해도 되나 싶은 질문들(나도 궁금했던)에 대해서도 정말 정성스럽게 설명해 주시는 한채윤 선생님에게서 사랑을 보았다.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은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라는 말씀에서, 성이라는 것을 정해진 어떤 틀 속에서만 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더 자유로울 수 있다고, 듣는 우리에게 사랑을 가득 담은 말과 표정으로 저렇게 진실된 사랑을 전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커피를 준비하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있기도 했지만 잠깐 쉬는 시간에 잠들었다가 한참 후에 깬 적도 있었는데 어느새 5주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이번 강의는 ‘성’에 대해서 단편적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벗어나서 더 많은 질문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한 나에게 참 ‘시의적절한 성교육’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