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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후기] 자원순환은 다 속임수였다
0. 제 가방은 무겁습니다.
가방에 텀블러와 개인 수저, 다회용 빨대와 손수건까지 꼬박꼬박 챙겨다시는 한 선생님을 통해 저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덧 저의 가방의 무게도 다양한 다회용기로 무거워졌고, 그 무게는 환경에 대한 더 큰 관심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환경 문제는 제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의 이런 작은 실천들이 너무 작게 느껴지고 이런 실천으로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빠져있었습니다.
1. 저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 좋았어요!
이 모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강사님이 저보다 더 한 환경 덕후?셨다는 사실에 너무 반가웠고,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꽤나 계셨다는 것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의 실천들이 더 작게 보였던 이유는 저와 같은 실천을 혹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는 큰 힘을 얻은 듯했습니다.
2. “자원순환은 다 속임수에요!”
송현섭 강사님의 강의가 저에게는 두 가지로 정리되었어요~
먼저는 그간 자원순환 이슈에 대한 다양한 활동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자원순환은 다 속임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이야기였습니다.
강사님은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로 일회용품, 낭비되는 자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말 가치있고 다양한 활동을 하셨고 하고 계신듯합니다.
그 모든 활동과 시도들은 정말 유의미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강사님은 결국에 자원순환은 다 속임수라는 생각을 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자원순환보다 중요한 것은 애초에 버려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나지만 ‘생산을 저감시키는 것’이 ‘버려지는 쓰레기를 어떻게 재활용 할 것인가’의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3. 자원순환보다 중요한 것
환경이슈가 사회에서 더 커질수록 많은 기업과 단체들이 자원순환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자원순환’이라는 것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예를 들면, 폐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마케팅으로 이용하여 새로운 판매전략을 구상합니다.
그런 활동들도 나름 가치있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님께서는 ‘자원순환’보다 ‘플라스틱 생산 저감’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명확하게 말해주셨습니다.
사실 저도 막연하게 자원순환이 가치있는 활동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저의 막연한 생각을 명확히 구체화해주셨습니다.
저도 동의했습니다. 사실 애초에 버려질 쓰레기를 생산단계에서부터 최소화하는 것이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니깐요!
4. 나의 소감과 질문 : “나름 개인적 실천을 하지만, 너무 무기력해요. 강사님의 동력은 뭔가요?”
일방적인 강의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함께 둥글게 앉아 질문과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금 주저하다가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날 것 그대로 공유했습니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름 개인적인 차원의 실천을 열심히하고 그것에 저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만,
너무 무기력하고 나아가 우울한 감정도 드네요. 혹시 강사님이 이 활동들을 하는 동력이 있으신가요?”
사실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는 나의 감정을 더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강사님은 ‘저도 마찬가지로 우울하다.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깐 하는 것이다’라는 정말 심플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되어졌던, 자원순환이라는 조금은 빗나간 과녁의 잘못됨을 일깨워주셨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들로도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무거운 제 가방의 무게를 저는 제가 다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가방의 무게는 무겁지만, 마음의 무게는 조금 가벼워진 것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