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사랑의 모양은 정확하고 구체적일 거예요
고맙습니다. 저는 덕분에 앞으로 내가 원하는 사랑을 만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이 더 생겼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미디어로 왜곡된 시각의 성을 접했어요. 섹스는 나쁜 것으로 인지했어요. 가정에서는 성교육에 소극적이었고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위험한 것으로 뭉툭한 가이드를 받았습니다. 더 모호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였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배운 성교육은 콘돔을 끼우는 방법 정도로 조심하라는 등의 적절한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섹스에 관심을 보이면 우우-하는 분위기의 중학교의 분위기도 소극적이게 만든 요인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부끄러워하는 방식으로 회피해왔습니다.
그렇게 보지 말아야 할 것, 잘 모르는 것이 어쩌면 고고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성인이 되었습니다. 수치심을 핵심적인 감정으로 두고 섹스는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상태로 애인을 사귀었을 때, 섹스를 요청받았을 때 제가 존중받기도 하고, 존중받지 못하기도 하는 상황을 만났습니다. 존중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상태가 되고 나서는 처음엔 그 상황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빠져나와서는 제가 어떤 걸 겪었는지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무서웠고 숨기고 피해왔던 제가 있네요. (도닥여주고 안아줘야겠습니다. 고생했어. 나야!)
이후 내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려고 부단히 애썼던 것 같아요. 그것이 지적능력이든 연인으로서의 매력이든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연인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시작한 관계에서도 스킨십을 하려고 하면 움찔하더라고요. 사실 사랑을 하고 받고 싶은 욕구, 스킨십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하질 못했어요. 또 상처받으면 어쩌지,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을 내가 만드는 건 아닐까. 두려움이 더 커서 회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친밀한 관계, 분위기가 형성되는 걸 차단하거나 단호하게 거부하고요. 이런 관계들은 제가 사랑의 방법도 저를 지키는 방법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서로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와 좀 더 친해지고 저를 알아가며 회피하던 장면들을 조금이라도 쳐다보고 마주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젠 정확하게 알고 싶어졌습니다. 기본적인 성교육부터 배우고 싶었습니다. 왜곡된 성에 대한 관점 말고 걸음마부터 다시 떼고 싶었어요. 섹스를 잘 하는 방법, 스킨십하고 싶은 내 마음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서 <내 인생의 시의적절한 성교육>강좌를 신청했는데요. 도리어 저는 사랑의 방법,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의 모양을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싶지? 상대방에게 받고 싶은 것은 뭐지? 상대방과 이야기를 많이하고 조금씩 서로 맞춰가고 알아가면 좋겠다. 그 안에 친밀한 관계로 서로가 만족할 수 있고 좋은 섹스도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런 의식의 흐름을 그냥 공유해봅니다. 전 이 부분이 특히 좋았거든요.
다른 분이 쓴 강좌 후기를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요. 한채윤 선생님 강의 들으면 그냥 마음에서 그런 마음이 들어요. 다정하고 정확하게 알려주시거든요. 틀렸다, 절대 안된다는 건 없고 다만 내 몸이기에 고려할 사항,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얘기해주세요. 강의를 듣는 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아직 강의를 듣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어요. 강의가 끝나고 돌아보기 설문에서도 앞으로 오래오래 강의해주셨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남겼습니다. 저만 듣기 너무 아까워요. 이 좋은 걸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전 강의를 듣기 전보다 들은 후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하거든요. 앞으로의 제가 더 기대되요. 만날 사람과의 대화, 괜찮고 즐거울 몸과 마음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면서 지내고 싶습니다. 스킬, 철학 이런 것도 다 좋겠지만 내 욕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하나씩 차근차근 꺼내어볼 수 있도록 함께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그래도 괜찮고 지금도 충분하고 내가 더 좋아지고 그런 느낌이에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