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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독서서클]여성 현자의 이야기 (3/11~6/10) - 첫번째 모임 <진리의 발견> 전반부 (2021.3.11)
와인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와 각자의 소감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첫번째]
이 책을 읽으면 포포바라는 천체 망원경을 통해 은하계를 관찰하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외롭게 빛나지만 연결되어 있는-어떤 별자리(인물)에 가장 끌리는지와 왜 그런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서 아쉬운 <오로라 리> 라는 뛰어난 작품.
*캐롤라인 케플러 : 어린 케플러의 길잡이가 되었음에도 시대적 한계로 마녀로 몰린 케플러의 어머니.
*마리아 미첼 : 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천문학자이며 유명한 쏘로나 에머슨과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삶이 대단했다. 목성과 토성이 만나는 걸 실재 눈으로 봤던 경험이 있어서 미첼의 삶에 동감이 되었다.
*그 외 캐롤라인 허셜이나 에이다 러브레이스 등 챕터 제목은 아닌 인물의 삶이나 특히 마거릿 풀러의 드라마틱한 삶이 우리의 삶을 들어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거릿 풀러 : 메리 셜리의 어머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삶이 <프랑켄슈타인>의 작가 메리 셜리와 이어지는 것처럼, 마거릿 풀러와 연관된 수많은 인물의 가계도가 대단하고, 본인 스스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뛰어난 지성의 삶이 지성과 전혀 상관없는 이탈리아 남자와 함께 끝맺었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최고의 지성인데도 몸을 사리는게 없이 온몸을 던져서 사랑을 하고, 미국인인데도 유럽의 혁명에 뛰어들었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매력도 있지만 강력한 애착을 바라는 성격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포포바의 롤모델이 풀러라는 생각이 들었다(브레인피킹이라는 블러그 개설, 사회비평 등). 레베카 솔닛 등 현시대의 패미니스트가 언급되는 것이 반가웠다.
[두번째]
마리아 포포바의 글쓰기는 연대기적 서사라는 전기의 일반적 형식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인물들 조차 포포바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종횡무진 연결되고 상호작용합니다. 매료되셨나요? 혼란스러우신가요? 포포바의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수직적이나 수평적인 것은 굉장히 남성적 글쓰기이다. 그것과 다른 것이 포포바라는 것. 이른바 거미여인의 글쓰기다. 독자에게 촘촘하게 짜여진 그물을 던지는 방식으로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138억년전의 한 점에서 출발해서 지구가 백색왜성으로 남은 먼 미래까지를 생각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대단하다.
*통섭, 정희진이 쓰는 융합의 개념과 연결되어 있는 글쓰기다. 문사철시서화가 통합되어 있는 동양의 의식과 닮아 있다.
[세번째]
"우리 안에는 두가지 힘이 있다. 하나는 남자의 힘이고 하나는 여자의 힘이다” - 버지니아 울프
이 책이 소개하는 인물들의 사랑은 성별의 이원성을 넘나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 3의 성을 부여 받았다고 묘사되는 마거릿 풀러는 “액체가 고체로 굳어졌다 다시 액체로 녹아내리는 것처럼 남자와 여자도 끊임없이 서로를 넘나들며 모습을 바꾼다.”고 말합니다.
여전히 뜨거운 이 주제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오로라가 결혼을 포기하는 게 여성성의 상실로 느껴졌는데, 메리앤과 아이를 받아들일 때는 아버지 같은 느낌과 함께 모성을 찾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사회에서도 동성커플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고 있다. 현재 20대는 동성커플에 대해 상당히 열려있는 추세로 보여진다.
*파트너라는 의미로 볼때 어떤 성이든 애착관계는 가능하다고 본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관계라는게 중요한 것이고, 관계안에서 성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내면의 길(진보의 발견 후반부)에서 양성성의 통합에 대해 더 이야기해봅시다.
[네번째]
수많은 밑줄 중에도 당신을 환히 깨운 문장 세 개를 고른다면?
*119P 허먼 멜빌
우리 모두가 유한한 존재인데 시공간만은 무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다.
->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은 함께 온다.
*서문
휘트먼의 시 너에게 속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게 속한 모든 원자
*P57 마가렛 미첼
아버지는 미첼을 동등한 존재로 대우해주었다. -> 수학이 정말 재밌었을 때가 생각났다.
*장소의 정신이라는 표현.
*마리아 미첼 "과거의 누구보다 자기 일을 잘해내는 여성은 그것으로써 모든 여성 동지를 돕습니다."
-> 미국 등 서양에서 참정권 등 여성이 엄청난 일을 해낸 것이 파도가 되어서 동양의 우리에게도 전지구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호손이나 쏘로 등 기존에 알던 긍정적 인물들에 대한 인상이 많이 바뀌었다.
-> 불평투성이에 찌질하게 묘사됨
*울프가 통신의 불편으로 인해 엄선된 서간문학이 존재했던 시대가 없어지는 현상에 개탄했는데 오늘날에도 장문의 글이 읽혀지는게 드물어지고 있다.
*마가렛 풀러 "천재가 될 수 있는데 누가 여편네가 되겠는가."
*낯선 인물들과 이야기라 읽기가 힘들었다. 마거릿 풀러가 결혼이나 아이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서 시대적 한계를 알 수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 척하지 않았다는 말이 부러웠다.
[모임 후 각자의 소감]
-책을 읽고 너무 기대가 되어서 설레는 기분을 나누고 싶었다. 이런 좋은 책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모임에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책의 형식이 낯설어서 처음에 잘 읽히지가 않았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색다른 방식의 글쓰기라는 허들을 넘고 나서는 좋아졌다. 기존의 인문교양서와 너무 다른 책을 접했고, 만화경 같은 풍경속을 휘젓고 다니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늦게 시작해서 아직 전부 읽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이나 기타자료가 하나도 없는데, 구글링으로 검색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철학 공부를 이런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게 좋았다. 줌으로 하는 것도 좋았다. 왕복시간을 줄이고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뭔가를 붙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서문이 너무 좋았다.
-문과이과를 통합하는 다각도의 시선으로 쓴 책이라서 좋았다. 다음 모임도 후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오늘 못한 부분까지도 다루면 좋겠다.
-많은 문장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아보며 읽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먼 곳을 바라보는 것에 마음이 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