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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시와 공간의 인문학 후기
이 강의를 통해서 참여연대를 접하게 된 역사 교사입니다.
서울 답사를 많이 다니고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막상 역사와 공간, 노래로 보는 서울은 기존보다 더 크고 깊게 다가왔습니다.
전우용 선생님은 서울의 유래가 신의 도시라는 점, 정도전이 신권을 강조한 경복궁을 만들었다면, 이방원이 왕권을 강화한 창덕궁을 만들었지만 그래도 정도전에 의해 계획된 주자성리학적인 공간임을 알려주셨습니다.
자내와 깍쟁이의 유래서부터 조선후기 농업기술의 발달과 의학의 발전이 가져온 과잉인구는 물론, 왕경에서 아사자가 없어야 한다는 원칙, 조청의 전래에 의한 직업군인의 필요증가가 서울로의 인구집중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무척 새로웠습니다. 이는 또 경강상인과 객주들의 성장을 가져왔고 이들의 독점권리를 왕족 즉 옹주와 군이 인정했다는 사실 또한세도정치가 대두되고 지방과 서울의 격차가 커지는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인의 성격을 양반과 상민의 중간적인 존재로 보지 않고 중촌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해석도 새로웠습니다.
고종에대한 새로운 해석을 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고종이 자주독립과 전제 황권을 도시 공간위에 만들었으며 탑골공원의 팔각은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강의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전우용 선생님의 '서울은 깊다'라는 책을 읽고나니 그제서야 부족한 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김백영 선생님의 강의는 공간학적인 식민지 시대의 문제점을 더 깊이 파고들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진 자료도 좋았구요. 일본이 의도적으로 도시를 파괴했다는 기존의 인식을 좀더 현실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세계사를 가르치는 저로서는 영국이나 프랑스의 식민지 도시정책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유럽이 식민지에 도시를 이중적으로 만들고 해안에 주로 건설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일본의 도시 구성과정에서 녹지를 위해 화단을 조성하게 한 것이나 일본이 경성을 식민지도시를 삼은 것은 합법적인 병합이라고 생각해서 였다고 본 것, 대만과 경성, 만주 신경의 도시적 차이는 시대적 상황과 점령세력의 특징에 따라 달라졌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제가 어려서 살았던 곳이 남산 리라공고 옆이었고 지금 근무하는 곳이 용산이라 러일전쟁 중 용산역이 발달했다는 사실이나 남산을 중심으로 일본의 초기 통감부건물과 조선 신궁이 건설되었던 사실이 남의 일 같지 않았죠.
특히 세키노 다다시가 조선이후 건축은 보존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 무척 흥미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이는 고종을 철저히 고립시키는 정책으로 이어졌고 전차부설로 동서축으로 되었던 경성이 일제를 거쳐 남촌 중심으로 개발되면서 북촌의 파고다공원이 슬럼화되어 가는 것을 방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토착민을 내쫓고 일본중산층 거주지역을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1936년 경성시가지 계획과 1940년대 세워진 방공시가지 계획과 소개공지대 구성이 해방 후 다시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의 한계를 다시 보여줍니다.
안창모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사진 자료로 한성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서울이 성저십리까지 확장된 과정에서 일제가 묘지에 학교를 만들었다는 사실, 러일전쟁으로 경의선이 부설되고 용산과 영등포가 성장하고 태평양 전쟁으로 소개도로(세운상가)와 사거리 곡선이 만들어졌다는 것, 한국전쟁 때 주일공사가 서울의 폭격을 막았다는 사실, 일본을 대신해 미국이 용산을 정점으로 한남동이 개발되는 사실은 흥미로웠습니다.
특히나 1,21사태로 인해 강남으로 이어지는 터널이 뚤린 사실, 강남개발 위해 강북 개발을 억제하고 학원이나 수입전자상가를 이전하면서 세운상가가 환락가로 변화되고 4대문안 개발은 재벌에게 넘겼다는 사실은 무척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안창모 선생님이 추운 날에도 답사를 이끌어 주신 것, 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삼성과 현대사옥의 차이점과 아케이드가 왜 지하에 있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구요. 서울이 늪지였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덕수궁에서 더운 지방에서나 필요한 베란다가 만들어진 이유도 잘 알았습니다. 석조전 수리가 끝나면 꼭 베란다에 서서 고종이 좋아하던 커피와 함께 바깥 풍경을 감상하겠습니다.
그동한 고생해주신 선생님들, 간사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리구요.
선생님들의 참고자료가 있으면 꼭 알려주세요.
더 좋은 강좌 부탁드릴게요. 행복하세요.
선생님들의 간략하게 강의들을 정리해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강좌에서 만나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