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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다루는 글쓰기]6강 - 이야기 논픽션쓰기
어느덧 종강까지 1강 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번 시간에 고 기자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을 한 번 더 언급하겠습니다.
<Guardian>지의 과학담당 에디터 Tim Radford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방금 전, 전 당신이 인터뷰한 과학자를 감동시키려고 글을 쓰는 것도 아니요, 당신의 지도교수를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니며 당신을 어리석게 실망시키는 에디터나 "당신은 작가님이시군요"라고 말해주는 섹시한 여자를 위해서 쓰는 것도 아니다. 당신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0.2초만에 읽기를 중단하고 티비 드라마<파슨스 그린>이나 <푸트니>로 가버릴 수 있는 그런 독자를 상대로 글을 쓴다."
그의 말대로 우리 주변에는 책 말고도 너무나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치열한 경쟁 상품을 제치고 당신의 책이 읽히려면 어떡해야 할까요?
핵심은 첫 문장과 첫 문단에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까뮈의 <이방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드는 알수없는 의문과 함께 저는 이 소설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글도 첫 문장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단 주로 독자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으로 시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통념을 비판하는 식으로 출발한다던지, 재밌는 발언을 인용한다던지 눈길을 끄는 통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은희 씨의 <하리하라 생물학카페> 중 12편 '심장이 왼쪽에 있는 이유'를 예시로 들겠습니다.
12편은 주제와 관련 있는 오디세우스의 외눈박이 거인과 조우하는 신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외눈박이 거인의 눈은 어디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인체의 대칭과 비대칭에 관한 본론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신화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연관시켜 독자의 관심을 끄는 좋은 글쓰기 도입입니다.
또 주제와 무관해 보이는 소재 언급으로 출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남종영 기자의 '돌고래 연구의 윤리 논란'을 다룬 기사가 예로 있습니다.
링크 :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685361.html
'사람과 돌고래의 러브스토리? 그녀가 떠나자 피터는 자살했다.'는 돌고래와 관련한 흥미로운 제목과는 다르게
기사는 1960년대에 대한 소개로 시작합니다. 게다가 무려 3번째 문단부터 돌고래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문단이 자연스럽게만 연결된다면 독자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관련 없어 보이는 정보로 문장을 시작하는 것도 첫문장쓰기의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묘사로 글을 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 기자님의 김종필 전 총리 부인 별세기사를 예로 들겠습니다.
링크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80148.html
기사는 장례식장과 늘어선 화환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홀컴 마을은 캔자스 서부, 밀을 경작하는 높은 평원 지대에 있다. 캔자스의 다른 지역 사람은 거기 바깥이라고 부르는 외딴 지역이다. 콜라라도 주 경계에서 동쪽으로 110킬로미터 떨어진 시골인데 굳건한 푸른 하늘과 사막같이 맑은 공기 때문에 중서부라기보다는 극서부라고 하는 것이 어울릴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투리에는 초원 지방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 목장 일꾼들의 비음이 섞여있고 남자들 대부분이 통이 좁은 카우보이 바지에 스테트슨 모자를 쓰고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부츠를 신고 다닌다. 트루먼 카포티, <인 콜드 블러드> 중
주의하셔야 할 점은 원고지 30매(A4 3쪽 정도)가 넘어가는 글을 쓸 경우에는 이야기 형식으로 내용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글의 내용이 30매 미만이라면, 단순히 글의 논리나 설명만으로도 쓸 수 있지만, 글의 내용이 30매가 넘어가면 이야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한 권의 논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네 개의 장치를 기억해야 합니다.
"논픽션은 소설문학의 기술적 장치를 사용한다."<Telling true stories>
장면을 통한 글구성(Scene by scene construction). 일련의 장면으로 서사를 보여주며 보통의 설명적 나레이션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대화의 풍부한 사용, 대화는 모든 산문 중에 가장 읽기 쉬우며 주인공의 성격(캐릭터)을 드러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논픽션이 일반 소설에 비해 어려움이 있다면, 소설은 허구로 작가가 대화를 지어낼 수 있지만, 논픽션의 경우 사실에 기반해 쓰는 글이기 때문에 인터뷰를 직접 따야 한다는 점이 있다.
인물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디테일. 사회적 위치를 드러내거나 야망을 보여주는 모든 종류의 디테일. 옷, 가구, 말버릇, 상급자, 하급자에게 대하는 어투 등.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영화 <리바이어던>에서 탐욕적인 시장 바딤의 책상엔 그의 탐욕을 대변하는 지구본 모형이 있고, 그위 머리 위에는 푸틴사진이 걸려있다. 즉 단순히 인물을 설명하기보다는 구체적 상황을 묘사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나게끔 해야한다.
시점. 독자들을 저자가 아닌 기사 속 인물들의 마음속으로 데려갈 시점에 대한 고려를 해야한다.
1주차 강의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177350
2주차 강의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05289
3주차 강의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35767
4주차 강의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56395
5주차 강의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76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