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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눈으로 과학기술 읽기] 5강, 소셜미디어 시대
시민의 눈으로 과학기술 읽기: 과학기술 시티즌십을 찾아서
5강) 소셜미디어 시대의 디지털 시민의 탄생과 활동
현대사회로 올 수록 우리는 전문가체계에 의존하게 됩니다. 여기서 전문가는 특정 영역에 있어서 어떤 전문지식을 타인에 비해 우월하게 점유한 사람을 말하지요. 현대사회에서는 이에 더하여 그 전문지식을 일반대중에게 전달, 그리고 계몽하여 조언자 역할을 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그런데 그 전문가체계가 안전한 일상행활을 보장해주지 못하면 대중은 전문가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전문가-시민 사이의 관계도 무너지고 맙니다. 과학기술이라는 것이 불확실성을 언제나 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인 것도 같아요. 그래서 이러한 불신에 대응하여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과학기술 민주화’가 등장합니다.
그동안의 강의 중에 자주 언급되었던 숙의적 참여가 바로 그것입니다. 숙의적 참여는 과학지식만이 아니라 다양한 비과학적 지식이나 가치, 그리고 이해관계 등 맥락적 요인을 반영하여 전문가와 일반인 간의 쌍방향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 종류로는 합의 컨퍼런스, 시민배심원제도 같은 것들이 있고요. 덴마크와 미국에서 각각 시작된 이들 숙의적 참여는 우리나라에서도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사회와 협력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이들 숙의적 참여가 디지털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형태로도 등장하는데요. 특히 소셜미디어가 확대되면서 이른바 정보화된 시민(informed citizen)이자 디지털 시민(digital citizen)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들은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자신의 일상에 대하여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정부정책이나 커뮤니티의 정책결정과정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우리나라는 익히 알다시피 IT강국이라고 자칭하는 나라입니다. 그 별칭에 걸맞게 시민이 사용하는 IT기술의 수준도 높고 보급율도 무척 높죠. 하드웨어만 보면 명실상부한 IT 강국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율이 각각 20%과 16% 수준이거든요. 전체 휴대전화 중 스마트폰 비율이 70%에 달하는데도 말이죠.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지만, 4강의 진달용 선생님은 소셜미디어 이용 자체가 시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을 때에 가능하다고 하시더군요. 소셜미디어가 많이 사용되는 곳일 수록 시민참여 역시 많다는 것이을 그 증거로 드셨습니다. 그러나 두 요인 간의 관계는 아직 인과관계로 볼 수는 없고, 상관관계이기는 하되 소셜미디어의 사용을 더 추적해야 알 수 있겠다며 네트워크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
현대사회는 네트워크 사회고 변모하고 있습니다. 정보화가 확산된 이후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현상들은 서로 연결되어있지요. 네트워크는 개인적문화보다 집합적문화에서 더 활발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홍보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치인, 연예인처럼요. 그러고보니 저도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하도 상업적인 홍보 페이지의 컨텐츠가 많아지고 있다고 느꼈는데, 그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리하여 진달용 선생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숙의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더욱 민주화되기를 바란다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더욱 연구가 진행되어 소셜미디어에의 참여와 숙의 민주주의 간의 인과관계를 잘 밝혀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