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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나를 존재케하는 모든 것의 바탕, 테라코타
처음엔 먼저 테라코타를 접한 선배(?) 수강생들의 열화와 같은 강력한 추천으로 만나게 되었다.
인간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였던가? 흙이 주는 이미지는 엄마의 젖가슴처럼 따뜻하고 애써 기억한다면 , 내가 지구에 존재하는 사슬구조속에 질을 결정하는 가장 근원적인 바탕인지도 모른다.
나를 존재케 하는 모든 것의 바탕. 그렇게 테라코타를 접하고, 한 애규 선생님을 접하고, 같이 작업하는 동료 선생님들을 접하고, 월요일 마다 집에서 출발하여 최소한 2~3번의 버스를 타고 대자동으로 향하는 내 총총 걸음들이 어느 새 일년이 넘었다. 무엇보다 나는 예술적 소질이 너무나도 부족하여 기초 드로잉 수업을 권고받은 사람으로서 , 더구나 지각대장을 도맡아 하는 퇴출 대상 학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눈치 없이 이렇게 질기게 버텨서 두번째, 세번째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재능은 잠시요, 지속적으로 계속하면 소질이 발휘된다’는 한애규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뭉턱한 손끝의 힘이 겨우 싹을 조금씩 내는 것 같다. ( 어디까지나 자평)
마치 한 줄기 빛을 기다리며 동굴속에 살던 원시인간의 마음처럼 , 내 두 손안에 흙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끝없이 내 안에서 침묵과 생각이 주는 강한 표현도 맛보았다.
테라코타 수업은 대자동이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들만의 만찬이시작된다. 여기서, 우리들만의 낮술 파티도 있고 막걸리에 파전, 각기 집에서 가져온 음식, 특히, 애규선생님은 우리를 위해서 가끔 솜씨를 발휘해 주신다. 거기에 플러스 류규선 선생님의 솜씨도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류선생님의 섬세하고 예리한 가끔 , 혹은 자주 테라코타에 문외한 수강생에겐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곁들인 지도(?)는 작품에 대한 다른 면을 보게 해 주는 안목을 길러준다.
테라코타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는 이런 수업! 나와 보라 그래 !(꽥) - 낮술했나 봅니다.
사실 흙으로 하는 작품이라서 만드는 과정이 매우 수고스럽다. 그냥 지도가 아니라, 어쩜 두 분의 지도 선생님께서 어린애가 걸음마를 잘 뗄 수 있도록 하나하나 신경써주신그 수고스러움은 말로 담아 낼 수 없을 정도이다. 흙을 파내고 말리고 그리고 굽고 , 또 뒷처리를 해야 하고 ,
그 과정 하나하나에는 두 분의 선생님 , 한 애규, 류규선 선생님이 계신다.
우리 나라에서 내노라하는 테라코타의 대가인 한애규 선생님께서 기꺼이 재능기부를 해 주시는 덕분에 이뤄진 강좌임에 틀림없다. 그곳에는 흙이 주는 주는 충만한 감성이 있고 인간과 생명에 대한 예의를 알게 해 주는 애규선생님이 계신다.
사람이 사람을 잇고, 그 가운데 사랑이 있고 예술이 있는 것 같다.
테라코타 활동은 최근 몇 년동안 내게 찾아 온 가장 매력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