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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3/20(월)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 2강 : 기본소득과 생태적 전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금민 소장님의 강좌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두번째 시간의 주제는 ‘기본소득을 통한 생태적 전환’이었다. 강의 전반에 걸쳐 소장님은 기본소득을 통해 무조건적인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자원순환형 탈성장의 시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해주셨는데, ‘생태적 전환’이라는 용어부터 생소하게 느껴지는데다 쟁점이 되는 부분도 많아 기본소득과의 연결고리를 명료하게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소장님의 설명을 듣고 집에 돌아와 차근차근 다시 자료를 읽어보니, 그동안 생각지못한 기본소득과 탈성장, 그리고 생태적 전환과의 관계를 좀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부족’이 기본소득 논의의 핵심적인 근거가 되고 있어 지금까지 주로 경제적 관점으로 기본소득을 이해해왔기 때문에, 생태적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강의에서 다룬 생태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이 가지는 의의는 크게 다음 두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 기본소득은 총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한계에 부딪힌 신자유주의를 넘어 생태적 탈성장을 가져온다.
중심국의 부채의존성장과 개발국의 수출주도성장으로 돌아가던 신자유주의 체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며 종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더이상 설비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거나 대대적인 양적완화, 그리고 어마어마한 부채로 경제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적인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제전환이 필요하다.
기본소득은 양질의 일자리 나누기와 안정적인 소득기반 제공을 가능케하여, 부채 중심에서 내수 기반의 경제체제로 전환시키면서 동시에 총 노동시간을 단축시킨다. 생태부담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총 노동시간의 단축은 생태적 탈성장을 의미한다. 또한 기본소득 도입을 통해 임금노동과 총소득의 연계가 줄어들면서 임금노동 외의 가치 있는 활동이 증가한다면, 사회적 명목생산량은 커질 수 있다. 성장주의로 인한 생태파괴적 생산의 중단이 이루어져야만,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하고 가치있는 삶이 가능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러한 생태적 전환과 탈성장의 시작이 될 수 있다.
2. 생태세 부과와 기본소득 배당을 통해 사회 전체가 에너지저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
단순히 환경파괴적 산업에 대한 규제로서 생태세를 부과하면, 저소득층의 에너지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생태세를 부과하고 기본소득으로 분배한다면, 저소득층의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생태세율을 올릴 수 있다. 생태세율을 올리면 올릴수록 자원소비는 줄어들고 유해물질을 줄이는 절감기술은 더 발전하게 되어, 사회의 에너지저소비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했던 4대강 사업은 성장주의를 통한 생태파괴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던 4대강 사업은 시민들에게 환경파괴와 빚만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4대강사업의 예산이 기본소득으로 분배되었더라면, 우리에겐 푸른 강과 더불어 삶의 희망이 될 소득이 주어졌을 것이다. 기본소득은 우리에게 자연약탈적 산업에 대해 거부권을 선물한다. 생태적파괴로 인해 끊임없이 우리들의 미래를 희생해야만 하는 ‘파이 키우기’에 반대를 외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류의 99%가 굶주리고 1%만이 배부른 세상, 온갖 개발로 인해 자연은 파괴되고 모두가 병들어 가는 세상, 그런 세상을 우리는 결코 원치 않는다. 배부른 1%도 이런 세상은 원치 않을 것이다. 빠른 체제의 변화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의 아름다운 자연도, 자연 속의 사람도 더이상 상처받아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