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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혁명과 다른 세상을 위한 사회운동론] 3강 / 행동하는 시민 : 세월호 참사, 이화여대 사태, 그리고 촛불
[촛불시민혁명과 다른 세상을 위한 사회운동론] 3강 / 행동하는 시민 : 세월호 참사, 이화여대 사태, 그리고 촛불 / 3월 24일
김현미_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1부 : 발제
- 문제 제기 : 더이상 대한민국은 소통하는 국가가 아니었음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소통을 하지 않는 정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선택한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이기도 합니다. 이들이 이같은 통치방식을 선택한 데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통치성에 위협을 가한다는 어떤 생각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전환', 그 고통스러운, 흥분의 시간 : 적폐와 낡은 전재가 드러나는 순간은 늘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광장에서 보았듯,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정치에 대한 상상력으로 우리는 흥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 빼앗긴 9년,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 : 신자유주의 자본가에게 4가지의 새로운 자유를 부여했습니다.
1. 국경 개방 (소비시장 확장)
2. 노동 유연화 (책임 없는 노동)
3. 안전기준 하향 조정
4. '공공적 엘리트'의 소멸
이런 맥락 속에서 사람과 감정을 포함한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거대 자본은 더욱 확장하게 됩니다.
- 국가(정부)의 성격적 변화 : 신자유주의의 시대에서 정부의 역할은 관리자 / 조정자에서 투자자 또는 자본가로 변화합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대통령과 해외 자원 외교 세일즈에 힘을 기울이는 대통령의 모습이 그 사례입니다. 또, 국가의 공공영역을 민영화 합니다. 이는 책임의 주체를 모호하게 하거나 사라지게 만들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증식시킵니다. 결국 국민의 좋은 삶, 사회적 안전망을 개인적 해결에 맡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 사회적 위기 : 계속되는 국가의 신자유주의적 경영. 구조적 개혁과 장기적 전망의 부재. 그리고 자본의 유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들은 우리들에게 '과연 국가는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합니다.
-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 : 신자유주의적인 경제논리와 권위주의적 정치논리가 결합하여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라는 이념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신자유주의적 권위주의'가 작동하기 위해 국가는 프레임 정치와 언론 장악을 통해 문화이데올로기를 강화합니다. 국민을 장악하기 위해 전통적인 감정정치 방식 중 하나인 안보를 지속해서 건드리고, 이는 사회를 전통적(보수적)공동체로 회귀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결국 국가는 '통치는 없고 문화적 이데올로기만 팽배'한 상태가 됩니다.
- 직접 행동주의 : 최근 광장을 비롯하여 사회 곳곳에서 보여지는 '직접 행동'에 대한 급격한 관심은 '국가의 부재' 상태를 반영합니다. 정책은 열정적 정치의 결과물이지 처음부터 전제하고 들어가야 할 협상의 언어나 조건이 될 수 없기에, 직접행동에 대한 관심을 가볍게 여겨선 안됩니다.
- 촛불, 이화인의 광장 정치 : 이화여대 사태에서 촛불 광장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젠더, 세대, 종족을 초월하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존중과 '인정'의 정치를 경험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발적 공동체의 회복을 전망합니다. 광장의 정치에서 나타난 다중적 시민의 요구는 여전히 '대리/대의정치', '피당정치'로 번역될 수 없습니다.
- 모든 이를 위한 '적절한 삶' : 나 혼자가 아닌 모든 이를 위한 적절한 삶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고민은 '평등 및 자율적 공동체의 범주에서 쉽게 제외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출발합니다.
- 전환을 위한 현재의 질문들
1) 가족 내 구성원 간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2) 기본 소득은 세대-특징적(청년 중심) 비전인가?
3) 과도학습사회에서 저인증, 실지식 사회로 이동할 수 있는가?
4) 저성장이 '투기성 난개발' 및 '대량식량 생산체제'로 인한 재앙적 환경파괴를 초래하는 것에 대한 대항적 사고는 가능한가?
2부 : 토론
Q : 각 대선 후보 별로 캠프가 꾸려지고, 많은 정책이 나오고 있는데 모든 이를 위한 적절한 삶을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이라고 보는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이하 '이') : 퇴진행동 이후 많은 고민을 해오고 있다. 광장의 무대에서는 '박근혜 퇴진'외에 다른 어젠다는 쉽게 먹히지 않는다. 광장은 만능이 아니고, 어쩌면 다른 어젠다를 죽이게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의제에서는 배제 되었지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라고 본다.
Q : 정치권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구조적인 개혁안만 있을 뿐 기본권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기본권이 실정법에 맞게 얼마나 더 적용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이하 '김') :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우리는 국적을 상속 받는다. 태어나며 대한민국 국적을 얻는 거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우리의 권리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는 민주주의에 대한 몰이해가 만연한 모습이다.
이 : 광장은 굉장히 입헌적인 공간이다. 우리의 주권을 찾기 위해 광장에 나갔는데, 제도 정치는 주권을 빼앗는 개헌을 고민하고 있다. 그런 제도 정치가 주장하는 개헌의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Q : 다중적 시민의 개념에서 보았을 때, 노동자와 농민을 포함한 전통적인 세력, 예컨대 농민단체나 민노총은 다중적 시민의 집단 속에서 노선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김 : 민노총은 내부에서 변화를 이루어내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민노총에서는 현재 이주노동자를 위한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민노총에 대한 어떤 고정적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미디어가 씌운 프레임의 탓이기도 하다. 다중적 시민이 된다는 것은 내 안에도 멀티플 아이덴티티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고, 언제든 나 또한 약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주지하는 것이다.
Q : 강의를 통해 신자유주의가 주는 폐해가 상당함을 알았다. 그러나 아예 신자유주의를 없앨 수는 없을 텐데, 어떻게 보완해나갈 수 있을까?
김 : 자기계발을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끝없는 자기계발의 신화가 무너지지 않았나. 이 것도 사회가 진일보한 증거라고 본다. 문제를 해결할 때에 경제적 효율성을 모든 문제의 준거로 두어서는 어떤 것도 올바르게 해결되지 않는다. 포스트 신자유주의적 아이디어는 경쟁과 경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이데올로기가 퍼져야만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경제적 줄 세우기를 넘어서는 대안적인 삶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Q : 약자가 약자를 공격하는 혐오가 만연한 대한민국 사회에서 다중적 정체성의 올바른 작동이 가능할까?
김 : 한국은 현재 가부장적 남성성의 위기 상태에 있다고 본다. 남성은 대체적으로 대타자 하는 습성이 있다. 국가와 사회에 자신을 동일시하는 성격이었는데, 국가 부분에서 균열이 일어났다. 대리자인 국가가 무너지자 일종의 정신불안의 상태에 빠진 거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어떤 권위를 되찾기 위해 공격할 수 있는 약자를 끊임없이 찾는다. 이는 이성이 아닌 정신분석의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본다. 문화의 다양성을 증진하려면 일단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이 필요하다. 더불어 시민의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사회에 많이 필요하다.
Q : 어떻게 하면 비일상의 영역에 있는 정치행동을 일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이 : 비일상이면 좀 어떻지?라는 생각을 했다. 통과의례의 관점에서 보면 일상과 비일상,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얻게 된다. 우리는 너무 빡빡한 일상이기에 비일상으로 나온다. 우리가 아무리 일상이 빡빡하더라도 도망쳐 해소할 수 있는 광장이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일상으로, 자치로, 생활 공간으로 들어가 자기 자신의 존엄을, 민주주의를 회복해야한다.
김 : 요즘 시대와 다르게 이대의 시위는 토론을 사용하는 느린 민주주의를 선택했다. 그러면서도 sns를 이용해 자신들의 상황을 빠르게 시시각각 전파했다. 느린 민주주의와 빠른 속도의 결합으로 80일간의 시위를 성공시킨 건 굉장히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비일상의 경험이 임시적 자율공간 속에서 주기적으로, 끊이지 않고 계속 되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