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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다른 금융을 상상하다_첫 강의 후기
*참여연대 시민경제강좌 <위기의 시대, 다른 금융을 상상하다> 강의 후기 입니다.
지난 1월 3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님의 경제강연이 개강했다. 강연은 양극화와 금융현안 두 개의 주제로 진행됐다. 대학생부터 백발의 노년층까지 수강생의 연령대가 다양했지만 교수님의 쉬운 설명 덕분에 수강생 모두 쉽고 흥미롭게 강의를 쫓아갈 수 있었다.
먼저 강연 1부에서는 양극화를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현황과 과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는 미국 월가에서 발생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모습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환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른바 99%의 시위라고 불리는 월가 시위의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도 이런 갈등에서 자유롭지 않음을 느꼈다. 강연 초반은 ‘통계로 본 양극화’라는 테마로 도표를 이용해 진행됐는데 도표들이 공통적으로 증명하는 내용은 IMF직후, 200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사실이었다. 빈곤층은 증가하고 중산층은 붕괴한다는 통계를 보며 한국 경제의 허리가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들었다.
또 인구의 1%가 전체 토지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양극화, 내수 및 수출로 알아본 대기업과 재벌기업 중심의 사회구조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는데 도표를 통해서 통계로 마주하니 양극화의 정도와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어 양극화에 대해 막연히 가졌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특히 수출의존도가 증가하며 수출기업·대기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현상과 수출과 내수의 괴리가 양극화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강연을 들으며 ‘또 다른 종류의 양극화’를 배웠다. 수출의 증가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며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내수시장이 축소되는 역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경제를 보는 눈이 한 층 키워진 느낌이었다.
교수님은 양극화는 사회의 형평성을 어그러뜨려서 사회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효율성의 원리로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시며 양과 늑대를 사회에 대입해 쉽게 이해시켰다. 양극화를 해결할 방법으로는 ‘부자에게 세금을, 빈자에게 복지를’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부유세를 대입해 부자에게 걷은 세금으로 자립능력이 없는 빈자에게 복지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조세정책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자는 1부의 강연에 이어진 2부에서는 금융분야의 현안 및 과제를 살피며 금융으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알아봤다.
금융은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하는데 채권자와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 채무자가 있을 때 성사된다. 금융이 제대로 돈다면 채무자는 빚을 지게 돼도 먹을 수는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활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2부 강연에서는 저녁 간식으로 수강생에게 나눠준 뻥튀기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교수님은 돈 대신 뻥튀기를 이용해 금융을 설명하시며 수강생들의 이해와 집중을 도우셨다. 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강연이 끝나고 개인회생절차와 파산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이 제도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점을 짚는 시간이었다. 또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대안까지 알아본 뒤에 첫 번째 강연이 막을 내렸다.
지금껏 양극화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지 구체적인 문제점이나 해결방안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강연을 듣고 양극화에 대한 생각이 정립됐다. 막연하게 양극화가 문제라고만 생각했지 왜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는 몰랐는데 양극화에 대한 내 견해를 가지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좋았던 점은 금융에 대해 무지했는데 금융의 개념과 금융으로 양극화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배운 것이다. 정부에서 펼치는 금융정책에 비판을 가할 수 있는 논리와 지식이 생겨 기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경제현안과 정부정책을 보는 시각을 키워준 특별한 강의였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위기의 시대, 다른 금융을 상상하다> 자원활동가 전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