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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번째┃선물주는 여자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 했습니다. 실물보다 못난 사진을 찍는건 아닌지 걱정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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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백인보 열여섯번째 - 수강생 박열음
인터뷰 · 글 : 박상규 수강생
이제 모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기 보다.
내 마음에 드는 내가 되고 싶어요. - 박열음
수강생 박열음
1.
부암동으로 2010년에 이사 왔어요.
그때 집 근처에 참여연대가 있는걸 알았죠.
엄마가 그 앞을 지나다
느티나무 강좌 포스터를 보고 말해 주셨어요.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관심 있는 강좌가 제법 있더라구요.
참여연대.. 다소 쎈 느낌이었는데
“별의별 강좌를 다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2년 전 생일선물로 받은 우쿨렐레가 집에 있었거든요.
배워 보려고 인터넷 동호회 가입해 수업도 좀 들었어요.
하지만 체계적으로 배울만한 환경은 아니었어요.
그러던 참에 느티나무 강좌_ 우쿨렐레 신청했어요.
거기서.. 오디 언니. 현정언니. 지은 님을 만났어요.
아직 우쿨렐레 실력이 팍팍 늘지는 않았지만
참 좋은 사람들을 얻었어요.
2.
그 다음 ‘드로잉강좌‘를 신청 했구요.
서울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골목과 재개발 현장의 풍경을 그렸어요
그림을 줄곧 좋아 했어요
초등학교 시절, 그림으로 상을 받은 적도 있어요.
엄마는 그때 미술학원을 하셨어요.
저도 선생님이 되기 희망 했었는데.
아이들과 복닥복닥 부대끼며 가르치는 엄마를 보며,
쉽지 않은 직업이라 생각 했어요.
초.중학교 동창들을 만나면 제가 미대 갈 줄 알았대요.
암튼,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전시회 가는거 좋아해요.
3.
사실 요즘 즐거움은 참여연대 강좌예요.
느티나무 수업을 들으며 ,
내가 뭘 좋아 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자기 욕망, 내가 원하는 것.
이런 것 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배려가 지나쳐, 나를 누르며,
상대에게 맞추려 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 느티나무 수업은
내가 진짜 원하는 수업이고
그 시간만큼 나를 위한 거 잖아요.
그런면이 많이 좋았어요
“내가 이런걸 할때 행복해 하는구나“
알게 됐어요.
전에는 무얼 할 때 좋은지 몰랐는데....
수업을 통해 조금씩 나를 알게 되고
내가 하고 싶은걸 더 찾으려 노력하게 되고
또 내가 좋아 하는게 뭘까?
생각하게 됐어요
4.
'가면성 우울증'이란 말 있잖아요...
착한사람답게 행동해야 한다는 부담.
이성을 소개 받을 때도 .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요
때론 미안함 때문에,
내키지 않아도 연락 받아주고, 만나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일상에서
거절 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거절을 어떻게 잘 할지 고민하고.
거절 하는 법을 배우면서....
5.
내 스트레스 해소법은
엄마랑 얘기를 많이 해요.
전 엄마랑 친해요
얘기를 통해 위로 받고 생각도 정리 합니다.
6.
얼마전 김부일 선생님,현정언니랑 FTA 반대 집회에 나갔어요.
국가 절체절명의 위기라 생각했어요.
생활과도 직결되 있고요.
‘무조건 다 나쁘다'는 아니지마,.
의료민영화 등 중요 문제를 충분한 논의 없이 밀어 부치고.
소수를 위해 99%의 희생을 강요하는 건 안된다 생각 합니다.
독소조항만 이라도 재논의 해야겠지요.
FTA도 그렇지만, 권력 핵심에서
본인. 가족, 그 주변인. 또 그 언저리 인물들의
끝모를 비리가 꼬릴 물고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요한 자리에 있으면 목숨 걸고 일할 각오로
당당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7.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던 .2002년 6월
15살 여중생 효순이.미선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일이 있었죠.
마른 꽃잎 처럼 부서진 그 아이들 중 한명이
제가 다닌 학교 선배의 동생 이였어요.
그날 이후,
시위에 나가지 말라는 교내 방송이 계속 됬지만
우리는 제일 먼저 미군 부대 앞에 모였어요.
전경들과 대치하며 시위를 했고
미군을 향해 계란을 던지기도 했어요.
시위는 한 동안 계속 됐어요.
그날도 야간자율학습 건너띄고 미군부대 갈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때 교장선생님이 들어 오셔, 집회 불참을 강권하시며 말하셨어요.
"너희들이 민주주의가 뭔지 알고, 그런 행동을 하느냐 ? ”고.
우리 땅 에서 외국군 탱크에 희생된.
동생들의 기막힌 죽음앞에.
우린 무엇을 할수 있었나요 ?
그 충격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 사회현상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술을 좋아하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제가
정치외교학과를 선택한 이유 하나 였습니다.
8.
제 직업은 유통회사 MD 예요
팀 막내고, 시즌행사 관리. 팬시 캐릭터 담당해요.
머천다이저는.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야 하죠.
최근 많이 얘기하는 ‘소통’능력도 중요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상사.동료.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해야 되요,
많이 보고 느끼고, 영어공부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게 금년 자기계발 계획이예요.
작년에는 “ 내가 하고 싶은게 뭘까? “
스스로 묻는 한 해 였다면,
올해는 하고 싶은걸 더 열심히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래요.
9.
좋아하는 책은 ‘호밀밭의 파수꾼‘ 이예요.
고1때 아빠가 권해 주셔서 읽었어요,
주인공 홀든을 좋아하거든요.
사회의 온갖 부조리에 저항하며,
순수하고 약한 것을 지켜주고 싶어하는
그런 것이 제가 추구하는 삶과 닮았어요.
사람들은 보통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잖아요.
홀든은 그렇지 않거든요.
삐딱하긴해도 비겁하지 않아서 좋아요.^^
10.
언젠가 친구에게
“너는 나의 어떤 점이 좋았어?"라 묻자
“네가 쓴 글이 참 좋았어“라 말했을 때,많이 기뻤어요.
글 쓰는거 좋아해요.
동화 써놓은 것도 몇 개 있는데 ... 언제 발표 하지요 ??? ㅎㅎ
드로잉 수업과 캐리커쳐 수업을 통해 닦은 실력으로
내가 직접 삽화도 그린 예쁜 동화책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
이제 모두의 마음에 들려고 노력하기 보다.
내 마음에 드는 내가 되고 싶어요.
11.
같이 공부 했던 언니들.친구들.아저씨들께
‘나를 찾아가는 여정‘에 함께해줘 고맙다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행복 하시라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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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에서 박상규, 박열음
1.
열음씨와 드로잉 수업을 함께 했습니다.
아현동, 서울역,회현동, 명륜동
서울 곳곳의 골목길을 다니며 풍경을 그렸습니다.
느티나무 종강 파티때
열음씨는 수업후기를 발표 했습니다.
그림수업 신청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소질이라며 용기를 주었습니다.
2.
전시 철수하고 뒤풀이 하는 날.
참석한 수강생들에게
열음씨는 손난로,달력 등 선물을 주었습니다.
오늘도 , 옆에서 사진 찍어주고 있는
공동체 자취생. 김민수 간사에게
반찬 잘 해먹으라며 요리책을 선물 했습니다.
저에게는 계속 그림 그리라며
멋진 붓펜을 주었습니다
선물도 좋지만
그 마음이 더욱 고맙습니다.
열음씨는 제게
공부를 포함한 모든게,
그 다음. next 가 중요하다 말합니다.
선생님은 길을 안내하지만
나머지는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고.
3.
박열음씨의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 주셨답니다.
<열린마음>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열린마음>
열매가 풍성히 열리다. 수확하다. 생산하다의 명사형 <열음>
소리나는 대로 들으면 <여름>
멋진 아버지. 멋진 가족입니다.
4.
함께한 드로잉 수강생들.
땅바닥에 주저 앉아 ,
골똘히 대상을 보며 그리고
각자 의미 있는 설명을 풀어냈습니다.
같이 밥 먹고. 수다 떨고
하릴없이 동네를 걷기도 했습니다.
꾸밈없는 밝은 얼굴.
자신 있는 모습 이었습니다.
폼잡고 내숭떠는 대신
내가 더 가까이 갔습니다.
우린 추억 하나를 공유 했습니다.
5.
느티나무를 생각합니다.
잎 하나 하나가 모여
녹색을 빽빽이 보여 줍니다.
강좌 하나 하나.
친구 하나 하나
인연 하나 하나.
오늘 하나 하나가 모여
내 삶을 촘촘히 하고 있는지 ?
나를 생각합니다.
ㅎㅎ 샘 글 너무너무 잘 읽었어용^^
이렇게 잘 쓰시면서... 진작 좀 쓰시지...
앞으론 러브레터에서 발휘하는 그 필력 쭉 백인보에서도 펼쳐 보여 주세요.
그나저나 열음씨... 보이는 것처럼..... 참 맑은 분이시네여.... 나완 차원이 달라.... ㅋㅋㅋ
ㅋㅋㅋ 차원이..
마음이 따땃해지는 글. 감사합니다. ^^
아, 박상규 샘.
차분한 글, 너무 좋았습니다. 운율, 리듬, 강약이 살아 있는 인터뷰 글은 처음 봅니다.
수다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기록된 두 분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
열음 씨, 저번 종강파티 때 제 옆에 앉으셨지요?
그땐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니 무엇보다 마음씨가 정말 아름다운 분이신 것 같네요.
반갑습니다.
아, 정말 두분다 너무 멋지네요 ^^
감동의 눈물이 또르르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