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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사] “희생자들 잊지말자” 시민들 대형 걸개그림 참여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문화광장에 내걸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걸개그림 <영정 속에 핀 꽃>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고경일 상명대 교수(만화학)가 300명이 넘는 시민이 함께 작업한 길이 20m
이 그림 속 300개의 영정 안엔 색색의 꽃이 가득하다. 고 교수는 “희생된 학생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그림이다. 또 이들을 허망하게 보내버린 이 사회, 국가, 권력의 잘못을 우리 손으로 고쳐 나가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안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만약, 세월호가 제주도에 도착했더라면….”
너비 1.5m, 길이 30m의 천을 두개 이은 대형 걸개그림 위에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은 물론 제주에서 새 보금자리를 꾸리려던 부부, 정겨운 동창모임을 떠났던 노인들까지 활짝 웃고 있다.
제주 유채꽃을 떠올리게 하는 샛노란 배경에 그려진 이 작품은 <만약에>이다. 고경일 상명대 교수(만화학)는 “세월호가 ‘예정대로 제주에 잘 도착했더라면’ 하는 생각에 그림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그림을 그리는 데는 고 교수가 강의하던 참여연대 느티나무 아카데미의 그림 동호회 회원들이 우선 참여했다. 고 교수의 페이스북을 보고 온 사람도 30명이 넘었다. 참여자 가운데 대다수는 작업이 이뤄진 지난 2~3일 서울광장을 지나던 시민들이었다. 꼬마부터 할아버지까지 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그림에 작은 붓자국을 남겼다. 시민들이 이틀 동안 그린 이 작품은 서울시청 광장에 걸려 있다.
고 교수는 이어 지난 9일부터 이틀 동안 <영정 속에 핀 꽃>이라는 길이 20m의 걸개그림을 하나 더 준비했다. 역시 300명이 넘는 시민이 함께했다. 그림 속 300개의 영정 안엔 색색의 꽃이 가득하다. 고 교수는 “희생된 학생들을 잊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그림이다. 또 이들을 허망하게 보내버린 이 사회, 국가, 권력의 잘못을 우리 손으로 고쳐 나가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은 10일부터 안산 문화광장에 걸려 있다. 문화광장은 매일 저녁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실종자들을 위해 촛불추모제를 여는 곳이다.
안산/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