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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세미나,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이번주 화요일에 신화 세미나 모임이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 김융희 샘 모시고 하는 마지막 일정만이 남은 상태이고,
수강생끼리 하는 세미나로서는 이번 모임이 마지막이었지요.
해서, 그동안 함께 공부하며 느꼈던 감상과 소회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한번 정리해볼까요?
아직 이 책 전부를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이 공부가 제게 사고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루어지는 주제들이 너무 광범위해서 하나 하나 짚고 넘어가는 게 좀 어려웠어요.
교환, 증여, 순수증여로 연결되는 그 흐름과 고리 속에서 대칭적인 사고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이 공부의 핵심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아직까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그 세 가지 고리부분에서 순수증여의 한 형태로 이야기되었던 성령인데요, 이것을 교회라던가 현재 우리니라의 현실과 연결시켜서 심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상이 행복해져야 돼, 잘 살아야 돼... 라는 식의 생각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분의 책을 읽어서 지적 충족감도 채워진 것 같고 재미도 있었어요. 또 다른 측면에서는 마음이 불편한 순간이라든지 신경이 쓰이는 것들, 나를 죄책감 들게 했던 것들, 외면하고 싶은 사회의 어두운 부분... 이런 것들에 대해서 이젠 좀 더 심도있게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턱대고 증여의 논리로만 살 수는 없겠지만, 그런 식의 측면에서 내가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게 뭐가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죠. 매순간 전보다 좀 더 예민해져야겠다... 하고 결심하게 만든 공부였습니다.
저도 책 전부를 이해한 건 아니지만, ‘수장의 시대’로 돌아가면 좋겠다, 그런 공동체적인 가치가 되살아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부터 꿈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작업을 하면서도 사실 약간 불안한 면이 없지 않았어요. 이런 작업은 근거도 없고 무질서하고 체계도 없고... 이런 의구심이 늘 있었죠.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런 신화적인 사고, 대칭적인 사고를 알게 되니까 그동안 늘 궁금해했던 부분들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어요. 이런 방향으로 공부를 하기 전부터 이미 난 이쪽 분야에 관심이 쏠려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의식하는 나와 의식하지 못하는 나를 찾기 위해서, 무의식을 알기 위해서 꿈에 관심이 많았어요. 근데 꿈을 공부하다보니까 주위에서 신화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왜 꿈을 알려면 신화공부가 필요한 걸까... 늘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이유를 발견한 것 같아요. 무의식 안에 잠재되어있는 대칭성 사고를 우리가 잘 이해하면 꿈도 잘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의식하지 못하는 나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책도 무척 재밌었고 세미나도 무척 즐거웠어요. 호모 사피엔스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리 무의식의 기층을 이루고 있는 대칭적 사고와 접촉을 해야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성적 체험이나, 예술적, 종교적 체험 외에 좀 더 쉽게, 일상에서 그런 접촉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행동중심, 현상중심의 사고를 지향했었습니다. 그런데 신화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이 책을 공부하며 보이지 않는 것, 가려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어요. 사고를 새롭게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리영희 선생님의 쓰신 책의 제목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공부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논리와 이데올로기도 그것만이 홀로 존재하는 세상은 옳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것두요. 무엇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현상, 독점되는 상황, 획일화되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내 안에 내재되어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늘 분열감을 느끼는 자아 때문에 괴로웠는데, 그것을 다른 이름 ‘균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입니다.
평소에 ‘통합’이라는 말에 매력을 많이 느껴왔어요. 느티나무에서도 그렇고 시민교육 차원에서도 감성의 영역과 지성의 영역을 통합할 수 있는 교육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고민을 더 깊게 할 수 있었어요. 그전에 제가 가지고 있던 통합성의 수준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 더 넓고 깊게 확장되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시민운동 영역에도 어떻게 하면 이 확장된 통합성의 에너지를 결합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도 새로 생겨났구요. 어떻게 하면 이런 사고의 흐름을 현실에서 소통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와우, 우리가 너무 담대하고 멋져보이네요.
우리가 한 공부가 멋진 것이었으니 우리도 함께 멋져진 것이겠지요^^
이번 세미나에 대한 우리들의 자체 평가는, 중구난방 떠들어댔음에도....
우리는 중심을, 가야할 길을, 도달해야할 목표를 끝내 잃지 않고, 잊지도 않고.....
잘 왔다!.... 였습니다.
호호홍홍... 담에 또 뜨거운 자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
훌륭하게 소화해서 정리해주신 발제, 그리고 처음에 사회를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했는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각자 색깔대로 사회자들도 잘 해주시고. 모두들 대단해요^^
진짜 이번 겨울 알짜배기 공부였어요.
"그분"이었던 놀이정신님도 박수^^
와우~ '그분'이 '놀이정신' 이었군요. 그리고 끝까지 '그분'이시군!ㅎㅎ
저역시 존재기반을 두고 있는 제 자리에서 주은경샘이 한다는
-어떻게 하면 대칭적 사고의 흐름을 현실에서 소통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고의 확장은 함께 공부한 여러 샘들의 덕택입니다. 꾸벅, 샘들 감사합니다.
저도 무척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척 즐거웠구요....
담에 또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