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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번째┃농촌, 공동체를 사랑하는 청년 문재형
농촌, 공동체를 사랑하는 청년 문재형
느티나무 백인보 스물여섯번째 - 문재형
인터뷰 · 글 : 박상규
문재형
저는 한살림 홍보.기획팀에서 근무합니다
한살림 사상과 철학을 전하는 일을 합니다
홍보, 소식지 사진 촬영을 맡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회원 소식지를 만들어요
생산자를 만나뵙고. 인터뷰를 싣습니다
소식지 인터뷰를 담당한지 일년 좀 넘었습니다
농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사진도 찍고. 얘기도 나눕니다
농사가 대개 그렇지만 참 손이 많이 갑니다
생산자 분들과 오래 있어야 자연스런 사진과 글이 나옵니다
이렇게 사진을 찍다 보니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마침 느티나무 임종진 선생님 사진강좌를 듣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들으며
왜... 아래에서 위를 향해 사진을 찍었을까?
뒷 배경은 희미하게 촬영했을까?
찍은 사람의 의도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보는 눈이 좀 생겼습니다
"사진은 대화를 순간으로 남기는 것 "이라 합니다
관계를 통해 교감하는 것
나와 대상간 순간 포착.
기술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대학때 '황무지'란 밴드 활동을 했습니다
보컬을 맡았었죠
인기가 제법 있었습니다
학교 축제 와 클럽 일일호프 행사를 통해
정기 공연을 했습니다
구성원 끼리 서로 배우고 즐기는 시간 이었습니다
하드락, 헤비메탈
이런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저는 십대 중반 부터 매력을 느꼈습니다
남들은 시끄러운 소리라 생각하지만
원초적인 자연 그대로의 음악이 좋았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그 느낌이 나를 끌어 당겼습니다
함께 음악하던 후배를 가끔 만나곤 합니다
누군가의 기억속에 존재한다는 건, 기분 좋은 일 입니다
지금도 한살림 사내 밴드 <그때 그때> 를 통해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곧 공연도 예정되 있습니다 ㅎㅎ
고등학교 때, 캠프에 참여 했다가
'품' 이라는, 청소년 문화공동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인형극 동아리등 여러 활동을 하다, 청소년 축제 기획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 청소년이 직접 만든 축제였습니다
강북구청에서 예산도 지원 받고, 두 번의 축제 기획과 준비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 대부분은 '품' 과 함께 보냈습니다
졸업 후에도, '품'에서 학생을 가르쳤습니다.
대학교때 히말라야에 간 적 있습니다.
일행 중 어린이 문화 예술 교육 공동체를 준비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뜻이 맞아, 함께 농촌으로 내려 갔습니다
시골 폐교를 임대해 마을 공동체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연극, 합창, 주민 문화프로그램을 진행 했습니다
농사를 짓고 텃밭을 가꾸고 염소, 토끼를 키웠습니다
교실 바닥을 깊숙히 파고, 아궁이를 만들고 구들도 놓았습니다
황토 구들방 도 생기고, 작지만 멋진 극장도 만들었습니다
먹고, 입고, 자는 것을 스스로 충당 했습니다
"의식주를 자기 손으로 해결 못하며 누굴 가르칠 수 있을까? " 라 생각 했습니다
책에서 배운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밭을 갈고 삽질을 하며,
육체 노동과 함께 정신도 조화로운 균형을 이룬다 생각했습니다
아침 다섯 여섯시에 일어나 논에가서 잡초 뽑고
아침 차리고, 지역 주민 대상 수업하고
학교 시설 손 보거나, 화장실 등 부속 건물을 지었습니다
어두워지면 일은 끝납니다
특별한 게 없으면 저녁에는 산책을 했습니다
자연과 함께 하는 평화로운 시간 이었습니다
2010년 까지 약 3년 동안 괴산에서 생활하며,
공동체 대안학교 <신기학교>를 위해 열심히 했습니다
시골에서 계속 살고 싶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고
부모님께서 언제까지 그렇게 살거냐며
2~3년 만이라도 남들처럼 평범한 사회 생활을 하라고 권유 하셨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와
친환경 소재 집짓기(스트로베일 하우스) 현장을 따라 다니며 일하기도 했습니다
이왕 직장 생활할 거라면, 덜 상업적인 공동체를 택하고 싶었습니다
그곳이 보리 출판사와 한살림 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살림 채용 공고를 인터넷에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입사하게 되었죠...
한살림의 가치는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입니다
농촌 생산자 회원과 도시 소비자 조합원이
생명의 먹을거리 나눔을 통해
우리 농업과 생태계, 나아가 온 생명을 살리는
생명운동 단체입니다
문재형
일반 판매기업과 유통 업체는 한 쪽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자신의 이익만 우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살림은 생산자-소비자-실무자, 세 조합원의 균형 목표를 추구 합니다
특히 농업 생산자 조직이 주체성을 갖습니다
소비자와 판매자 어느 한 쪽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업무 관련, 취재 필요에 따라 읽기도 합니다
중학교 이후, 시인을 동경하며 글쓰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자연스레 원하는걸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때로 힘이 들때는 걸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회사 근처 장충단 공원을 돌아 봅니다
어느때는 집까지 약 한 시간 넘게 걸어 가기도 합니다
도법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내 마음의 주인이 되고자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모든 느티나무 회원님들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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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형 님의 삶에는 공동체와 농촌이 있습니다
그의 첫 인상은 도시남자 였지만, 그의 관심은 늘 농촌과 공동체에 있었습니다
작년 10월 백인보를 위해, 한살림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이제 3월 마무리가 너무 늦어 죄송하다는 말도 전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 잘해야 겠다는 부담이 오히려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한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기에 앞으로 더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문재형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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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형님 오랜만에 소식을 듣게 되어 반가워요 :) 사진반 4기도 번개모임 한번 해야하는데~ 4월 쯤 한 번 추진해볼께요!!
느티나무에 오시는 분들, 저마다의 매력과 향기가 흐르는 것같아요. 문재형님 이야기도 잘 봤구요.
글 써주신 느티나무지기 기자단 박상규샘, 감사합니다.
ㅎㅎ 작년 10월에 한 인터뷰를 보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이번에는 마치 편지처럼 쓰셨군요. 상규샘의 아이디어는 늘 새로와서 좋습니다.
시처럼도 읽히고 일기처럼도 읽히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 찬찬하게 그 사람을 살피며 적어 내려 간 글이
참 따뜻하고 잘 읽히고 좋습니다. 상규샘 감사.♥
인터뷰이가 자신의 삶을 내레이션한 듯한 글맛이 좋습니다.
언제 인터뷰한것이 뭐이 그리 중요할까요?
백인보가 홈피에 올라오면 돼지요.
상규쌤의 부담감과 고민이 느껴집니다.
맑은 청년들이 많아지니 희망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