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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안으로' 후기 - 김헌 선생님께 (그리스 이야기를 통해 나와 우리 사회 돌아보기)
김헌 선생님,
제가 마침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읽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호머의 ‘일리아스’를 몇년전에 읽었고 또 느티나무에서 그리스 비극 수업도 들었더랬지요. 요즘 ‘변신 이야기’를 읽게 된 계기는 제가 꾸리는 고전읽기 독서모임 때문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나 괴테를 읽다보니 그들의 상상력의 근원의 많은 부분이 그리스 신화에서 온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민주주의와 도시를 처음 만들고 철학을 싹틔우고 인간들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이 노닐던 그리스. 그들의 정신, 그 문명의 시작을 듣는 기회는 참 즐거웠습니다. 성벽을 치고 차이를 만들고, 언어의 다름으로 시작되는 행동과 삶의 양식을 구분짓고 차별하고 배제하는 문명의 역사. 문명의 로빈슨 크루소와 자연(혹은 야만)의 프라이데이의 시각에서 서로 다른 세계를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로왔습니다. (다양한 삽화로 또 구수한 입담으로 재미있는 강의를 해주셔서, 몹시 피로하던 하루였는데 오히려 강의를 듣고 나니 초롱초롱해졌답니다. ^^)
문명화가 서구화, 현대화에 다름 아니라는 말씀에 깊이 동감했으며 서구 문명에 비추어 우리나라, 우리 문화를 남루하게 생각하던 열등감의 근원도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생태주의에도 관심이 많다보니, 더욱 서양 문명의 정복적, 개척적 속성이 거북합니다. 장로 대통령인 MB가 지리산 정상 산자락에서 ‘아직 개발이 덜 되었어’라는 믿거나 말거나 한 소리를 했다던데요, 이렇게 숭엄한 자연질서를 미개하고 혼돈스러운 것, 인간이 공구리를 치고 굴삭기로 파고 개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자체가 서양문명을 그대로 좇으려는 생각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스 인간들은 국가나 조직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었다는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도 그들처럼 부당한 국가권력, 불의를 저지르는 세력들에 항의할 줄 아는 그런 시민이 되렵니다. 그래서 느티나무 아래로 와서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된 것이지요. 느티나무가 그런 용기와 공감을 키워가는 장이어서 행복합니다.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문명 안으로’ 뿐만 아니라 ‘문명 밖으로’ 또 차별을 넘어선 공존과 공감의 세계로, 연대의 세계로 안내자가 되어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드려요.
어제 귀한 책을 선물받은 수강생, 조은미가 썼습니다.
역쉬나 !공부가 깊은 선생님의 강의^ 정말 좋았습니다.
고작 300여년 남짓 역사를 가진 근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었일까? 하는 의문을 풀고자 수강신청을 했었는데...
첫수업에서 강의가 끝나면 저의 궁금증이 훌륭히 해소되리라 기대되더군요.
'로빈스크루소'의 입장이 아닌 '프라이데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보니 타인의 얼굴을 보게되어
삶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것이 공부의 힘이라 생각됩니다.
주입된 세계관이 아니라 나 스스로 제대로된 세계관을 정립하기 위해 열공하리라 마음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