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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위기와 경제민주화] 1강 홍기빈, 세계경제위기의 구조와 국가의 역할 후기
세계경제위기와 경제민주화,
1강, 세계경제위기의 구조와 국가의 역할,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
참여연대는 10월 9일부터 30일까지 ‘2012년 가을 민주주의 학교’의 일환으로 <세계경제위기와 경제민주화>라는 시민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아래 후기는 지난 9일 1강 홍기빈 글로벌정체경제연구소 소장의 강연으로 진행된 '새계경제위기의 구조와 국가의 역할' 후기입니다. 이 후기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종보 변호사가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거울아 거울아 경제민주화가 뭐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홍기빈 소장은 오늘의 강연에서 이것 하나는 기억하라고 했다. 안데르센 동화 중 가장 똑똑한 것으로 이름난 백설공주 왕비의 거울이 실제로 있다는 점. 그 거울의 실체는 ‘주가’로 표현되는 금융시장의 평가라는 점. 그런데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은 이 거울에 금이 가고 있다고 한다.
강연은 ‘경제 민주화’라는 단어의 의미가 뭔지에 대해서부터 시작되었다. 먼저 ‘민주화’란 무엇인가? 민주주의의 어원은 그리스어 ‘domokratia'로 ’demos(다중)‘와 ’kraots(지배)‘의 합성어이다. 그럼 다중이 지배자가 되어 권력을 가지는 것이 절대적으로 바람직한가? 이걸 그런 뜻으로 볼 수 있는가? 홍기빈 소장은 민주주의란 ’내가 인간으로서 자율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의 권력을 가진다‘는 것으로 일컬었다. 한 명 또는 몇 명에게 집중된 권력을 위 이상에 부합할 만큼 재분배하는 것. 이것이 ’민주화‘라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 민주화’는 ‘경제 영역에서의 권력의 재분배’로 바꾸어 말할 수 있겠다. 홍기빈 소장은 이러한 뜻의 '경제민주화'를 바꾸어 말하면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운 것이라 소개했다.
이젠 세계경제위기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갈 차례. 홍기빈 소장은 물어본다. 도대체 뭐가 경제위기라는 건가? 코스피 지수는 2,000에 육박하고, 다우지수를 봐도 경제상황이 좋다. 한쪽에서는 경제위기라고 부르짖고 있는데, 실제 사람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없는 불편한 진실을 들춰졌다. 도대체 경제위기라는 말의 본질은 무엇일까? 홍기빈 소장은 세계경제위기란 바로 지난 몇 십년간 세계경제를 유지해 왔던, 바로 그 원리가 무너진 것이라고 답했다. 그 원리란 인간사회의 조직과 운영이 자본시장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왜 이러한 원리가 정착되었는지 설명이 이어졌다. 수익의 흐름, 즉 기업의 미래가치가 현재적으로 평가되는 곳은 바로 자본시장이고, 그 평가의 결과는 주가로 나타나며, 각종 경제 조직들은 그 평가에 따라 생산(투자)활동을 결정하게 된다. 결국 자본시장의 평가에 따라 경제가 움직이면 전체 경제가 잘 굴러가고 자원은 가장 고르게 분배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만물박사 왕비의 거울 같은 자본시장의 명령에 따라 작동하기만 하면 바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본시장을 규제해선 안된다.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면 왜곡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또한 오늘날 경제는 더 이상 한 국가 차원에서 굴러가지 않는다. 자본시장에서 국경은 사라져가고 있다. 한편에서 정부는 괜히 복지정책을 시행하여 돈을 풀거나 세율을 높여 수입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자본시장을 혼란시키는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본시장을 정점으로 하는 경제의 원리는 이제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의 명령이 올바르다는 믿음은 헛되고 헛된 것임이 증명되었다. 기존의 경제 패러다임이 해체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 세계경제위기의 본질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느덧 강연은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요약하자면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개인에게 돈을 나눠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고 했다. 경제민주화란 경제적 권력의 편중을 해소하고 그 권력을 각 주체적 개인에게 분배하여 자신의 경제적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을 들으며 세계경제위기의 대안으로 경제민주화가 설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 영역이든 경제 영역이든 권력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그 권력이 몇몇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