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국제정치에 미치는 보통사람들의 힘
올 초에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가 정치-경제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잊지 않게 했습니다. 이 전쟁은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지구촌' 이라는 단어에 대해 새삼 인식하게되는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으로 인해 그렇잖아도 망가져 가고 있는 지구적 차원의 상품 공급망의 작동을 더 위태롭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이 제게 안겨준 걱정과 의문은 공급망 위기에 대한 부분이 아니었습니다.
우선 든 생각은 이 전쟁이 '내 남은 생에 끼칠 가장 중요한 국제정치사건'이 될 것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왜 많은 전문가들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 전쟁의 진행과정에 대해 예측하는 것에 번번히 실패하는가?'였습니다. 전황에 대한 분석도 제각각인데 전쟁의 결말에 대한 예측은 말해 무엇할까요? 막강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전문가와 정보기관들의 능력이 장삼이사를 넘지 못했다는 현실은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포스트 세계화 시대의 국제관계 읽기'라는 강좌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의 관심과 걱정, 의문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에서 이 강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강의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국제관계 읽기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메인스트림 뿐만 아니라 주변부의 쟁점도 우리와 연결시켜 분석해봅니다. 또한 수강자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했습니다. 강의시간의 30~50%를 참여자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에 할애했습니다. 그래서 강의에 참여한 시간은 사람들이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공유할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의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소중한 점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통사람들의 눈높이와 도덕관념에서 바라보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정치를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한 박사급 전문가들의 고담준론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시각과 철학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 강의는 '평범한 우리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는 뜻깊은 과정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위상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격상되었고, 이제 그에 걸맞는 국제정치 참여자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국제정치 사건의 복잡성으로 해당 사건의 일면만을 볼 경우 오판할 수 있음을 사례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초기에 가졌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라는 목적은 강의를 수강하면서 '보통사람들은 국제정치를 어떻게 보아야하는가?'라는 물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이 강좌 수강의 소득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첫 강의시간에 국제정치에 관심있고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다는 것을 밝히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한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