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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협화음이어도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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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 기타 강좌가 시작되는 첫 날, 기존 회원과 신입 회원 모두 각자 자기 소개를 합니다. 기타를 처음 배우는 신입 회원들은자기 소개 후에 기타 강좌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말하곤 합니다. 오래전부터 기타가 버킷리스트였다거나, 기타로 꼭 처보고 싶은 곡이 있다는 참여 동기는 단골로 등장합니다.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기타 강좌가 궁금해서 왔다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가 준 기타를 그냥 썩히기 뭐해 왔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들 시작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기타로 노래 몇 곡쯤을 멋지게 칠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습니다.
느티나무 기타강좌를 몇해 째 참여하고 있는 저는 매번 자기 소개 후에 무슨 말을 붙일까 생각합니다. ‘몇달 배워도 기타로 한 두곡 잘 치기 쉽지 않아요’라고 기타 입문자의 달콤한 기대에 고약한 찬물을 끼얹을까 생각하다가 나와 달리 입문하자 마자 기타와 사랑에 빠져 매일 연습에 매진, 몇 달 만에 멋드러진 연주를 할 수도 있지 싶어 꿀꺽 삼킵니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 손끝과 어깨에 느껴지는 고통에 놀랄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말해줄까 하다가 나보다 손끝이 단단하고 기타치는 자세도 좋아 별 고통 없이 기타에 익숙해 질 수도 있지 싶어 그만둡니다.
고백하자면, ‘나이 더 먹기 전에 악기 하나는 배워야지’하며 호기롭게 시작한 기타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제 손가락과 뇌 구조가 기타 치기에 부적절하다고나 할까요. 칠 때마다 어깨와 손에 느껴지는 고통도 힘들었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왼손과 오른손을 서로 다르게 움직이며 철로 만든 6개의 줄에서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F 코드는 언젠가 제대로 눌러지기는 하는 걸까요. 기타를 치며 노래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머리 속이 엉키는 거 같았습니다. 일 이년이 지난 후부터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배운지 5년 여가 지난 지금도 기타는 여전히 어렵고 자주 불협화음이 납니다.
그렇지만 제가 기타 강좌에 온 신입회원에게 기타가 어려운 악기라고 겁을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는 아름다운 악기이고 느티나무 기타강좌는 즐겁다는 말을 하려고 합니다. 몇 년동안 매주 모여서 기타를 연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기타와 음악을 좋아해야 하기도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 간의 조율도 필요합니다. 신입회원들이 기타입문 초기에 느끼는 어려움을 넘기면 기타의 아름다움은 물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연주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혼자만의 독주를 연습하든 합주를 연습하든 기타를 함께 연주하며 노래하는 일은 따듯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기타 강좌의 강사님을 언급하지 않을수 없네요. 낯간지러울 수 있어 강사님의 훌룡한 기타 연주에 대한 언급은 삼가겠으나 기타 강좌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의 팔할은 강사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실에서 뿐 아니라 술집이나 밥집에서도 기꺼이 자작곡을 연주하며 노래 해주시는 강사님의 자유로운 열정도 감사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와서 보시는 걸로!
* <기타교실> 강좌 이번엔 꼭 해보겠단 결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