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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특강] 대한민국 ‘정의’에 돌직구를 던지다
[아카데미 느티나무 5주년 기념특강] 표창원 특강, 대한민국 ‘정의’에 돌직구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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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우리는 민주화를 향한 길목에서 친구, 형제, 이웃과 싸워야 했다. 기나긴 싸움 끝에 민주주의를 쟁취한 후 2013년, 지금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사실상 내전이 난무하고 있다. 표창원 교수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본 강연은 이렇게 사회가 이분화 된 원인을 짚어보고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1) 핵심은 민주주의, ‘무엇이 민주주의인가’
사전은 ‘국민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국가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체제’로 민주주의를 정의 내린다. ‘민주주의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참여자들은 ‘권력을 권위가 없어지는 것’, ‘다름을 인정하는 것’, ‘자유’등이라 대답했다. 교수님은 많은 이들이 다수결과 민주주의를 같은 개념이라고 보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소수를 배제하는 다수에 의한 폭력, 중우정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나치당이 독일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이끈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히틀러의 정치를 민주주의라 하지 않듯, 진정한 민주주의에는 다수결에 그 시대의 시대정신이 더해져야 한다. 다수라는 이름으로 1%의 생각을 예단하는 것은 민주주의일 수 없다.
2) 국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
앞서 말한 시대정신엔 깊은 고민과 토론, 그리고 소수를 인정하는 포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헌법과 법률로 대표되는 ‘사회적 합의’가 이 시대정신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어느 국가에서든 이러한 사회적 합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을 ‘진보’라 부른다. 진보는 계속해서 변화를 요구하고 어느 순간 이들이 다수가 되어 사회를 이끌어 가면 이들이 보수가 되는 사회적 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아래 진보가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진보는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합의 안에서 움직이는 보수인 셈이다.
3) 민주주의,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4,5년에 한 번 돌아오는 선거가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여론’ 형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권력 행사를 한다. 그러므로 여론 형성을 위한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다. 첫 번째는 두려움이다. 내 의사 표현이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는 자기 검열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공식적 권력에 의해, 이제는 시민 내부의 집단에 의해 이러한 두려움이 야기되고 있다. 두 번째는 언론 자유의 수준이다. 프리덤 하우스는 우리나라를 부분, 제한적 언론 자유국가로 분류한다. 아프리카 중위국과 같은 수준이다. 사실과 의견을 보여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언론에서 이를 저버림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함은 물론 건강한 여론 형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4) 민주 국가의 원리, ‘사회 계약론’
사회 계약론에 따르면 국가는 상대적이고 유한하며 국민이 양도한 권리에 의하여 운영된다. 또한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자유와 권리의 본질은 침해할 수 없다. 내 마음 속의 생각, 본질은 통제 받지 않는다는 기본 원리가 자리한다. 이러한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권력의 도덕성’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정의이다. 우리 내부에 정의가 살아있지 않다면 사회는 무너진다. 73.8%의 국민이 대한민국의 정의구현절차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약속에 의하여 만들어진 국가,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5) 답은 참 민주주의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내에 존재하는 공포를 불합리적으로 부풀려 패닉으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또한 진영 논리에 빠지지 말고 어떤 일, 어떤 사건이든 동일 잣대를 가져야 한다. 정의란 무엇이며,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또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세상은 어떠한 모습인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참 민주주의를 향해야 한다.
잊고 있던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을 다시금 이야기하고, 지켜내야 함을 느끼게 하는 강의였다. 정의롭지 못함에 분노하고 시민 스스로가 하나의 촛불이 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글: 참여연대 인턴 박현지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