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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1/1 알쓸신집_알수록 쓸모있는 신기한 집 이야기 4강 (최경호 선생님)
자신이 벌어온 소득의 반 이상을 주거비로 내는 오늘날, 안정적으로 머물 공간에 대한 불안함은 여전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 셰어(share)하우스, 빈집 살리기 등 다양한 형태의 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게 뭐길래 하나의 대안으로서 부각되는 걸까요? 알쓸신집의 마지막 강의는 국내외 사회주택의 현황과 대안으로서의 3자협력형 주거모델의 과제에 대한 것입니다.
사회주택, 대체 무엇이길래?
통용되는 사회주택 ‘정의’들의 특징은 목적(대상), 소유주체, 재정 부담 기준이지만, 사회부문을 토대로 간략히 정리하면 ‘호혜성에 기초해 공공의 지원을 바탕으로 주거선택권을 확장하는 주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를 국가(재분배, 정당성)-시민사회,사회적경제주체(호혜성,자발성,자치)-시장(선택,경쟁,효율성)의 3자 대면 형태로 보는데, 어느 쪽에 더 가깝게 생길 수도 있지만, 이윤을 고려하지 않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사회주택은 시민사회와 국가정책의 중간에 있습니다. 서울시 사회주택 조례에는 대상, 공급(관리)주체 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유럽의 사회주택을 알아봅시다
우리나라는 자가점유율이 높은 반면, 유럽 각국의 주거점유형태는 자가점유와 더불어 사회임대의 비중도 높습니다. 제도(주거보조비+임대료 통제, 주민등록)와 비례대표제를 통해 세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정치를 한다는 부분을 차이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유럽 각국마다 주거레짐은 다른데,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는 공공과 사회영역의 역할분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반면 노르딕, 지중해 등은 복지체계에 넣거나, 우리나라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사례를 집중적으로 설명해주셨습니다.
네덜란드는 주택협회(비영리 주택회사)중심 모델로 운영됩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주택협회 보유 물량 중 규제부문에 속하는 물량만이 사회주택으로 간주되지만, 주거 중립성(보편 복지/단일임대시장/주거선택권 보장)을 실현해 양,질적 측면에서 성공했습니다. 19세기 말 도시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독교 박애주의+온건 사회주의로 시작되었다가, 전후 복구 이후 민간 이양을 하면서 규모화와 전문화(1970년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1995년 재정 독립 및 자율을 추구한 후, 2015년 신주택법이 제정되면서, 풀뿌리 강화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후 각 공동체의 특성마다 여러 사회주택이 세워졌습니다. (ex. ‘물거미’ 생태공동체 주택- 자원재활용, 분양+임대 공존)
다음으로 오스트리아는 공공부문과 사회부문이 병존한 모델을 중심으로 했습니다. 지자체 공급 ’공공임대주택(60%)’+민관협력형 ‘제한영리 주택’을 통칭합니다. 네덜란드보다 공동체성이 강한 터라 공동체를 먼저 구성한 후 공공기금을 활용해 건설했으며, 이에 따라 임대료 통제/입주자 선정 방식이 연동되었습니다. 비엔나 주택부문에는 사회주택의 비중이 45%에 달했으며, 섞여있는 유형이 많습니다. 또한 ‘시설’복합형 공동체 사회주택을 설립, 지역주민과 같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서울시의 사회주택 사례들
서울시의 사회주택은 조례 제정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조례를 세우기 이전은 지방자치단체와 풀뿌리의 협업, 마을공동체 브랜딩과 제안, 제도화(조례, 협회, 센터)의 흐름이었습니다. 사회적 경제 주체의 사업 확장(아이부키), 임팩트 금융(사회적금융) 등의 풀뿌리 실험과 사회주택 용어가 도입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천구의 보린주택을 들 수 있습니다. 홀몸 어르신을 대상으로한 맞춤형 공공주택이었으며, 설계에 주민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30대부터 인구가 감소되는 한편, 청년 주거빈곤 문제가 부각되면서 개선방안연구용역(2014.08)을 시작으로 사회주택과 중간지원조직이 세워졌습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사회주택 사업이 진행됐는데, 3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로 토지임대부, 비주택 리모델링형 그리고 글머리에서 언급했던 빈집살리기입니다. 첫번째로 토지임대부(토지 it’s)는 서울주택공사가 공공토지로 매입한 민간토지를 30~40년간 저리임대하고, 민간이 신축하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유형입니다. 녹색친구들과 금천구의 홍시주택이 해당되는데, 특히 녹색친구들은 정미소를 세워서 지역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을 했습니다.
두번째로 비주택 리모델링형입니다. 이 유형은 민간이 비주택을 장기임대하고, 서울시는 임차기간에 따라 공사비를 보조합니다. 제일 많이 리모델링되는 건물은 고시원인데,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하는 게 주입니다. 갈현동의 셰어하우스 ‘자몽’이 이에 해당됩니다.
마지막으로 빈집살리기는 비주택과 마찬가지로 민간이 도심내 빈집을 장기임대한 후, 서울시로부터 공사비 보조를 하고있습니다. 대학생과 지방출신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두꺼비 하우징 ‘공가’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빈집살리기 유형은 공사에 어려움이 따르며, 빈집이 된 요인도 다양합니다. 물론 입주민과 공급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지 등의 한계점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의 사회주택은 공공-사회-민간이 3자협력으로 진행되면서 고용창출 및 사회적 경제 영역이 활성화가 되었다는 점, 도시재생의 유용한 수단인 점, 복지국가의 4대 기둥으로 자리잡음 등의 의의가 있습니다.
여전히 과제는 있다
지금까지 훑어봤던 것처럼 사회주택은 종교와 사회적 바탕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다가 주거복지, 나아가 도시재생과 큰 관련이 있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해결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사업성과 공동체성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협동조합의 임대료 문제를 비롯한 경제적 문제 등이 즐비합니다. 특히 공간인지, 인구에 관한 인지적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의 공간은 ‘4인지구+초등학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20~30대/50대 1인 가구’의 친화적인 공간으로 재편해야 하며, 커뮤니티 공간을 활성화해 지역사회와 공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며칠 전, 주거 대안 중 하나로 ‘퍼즐주택(임차인의 의견에 맞춰서 설계하는 주택)’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여러 형태의 사회주택이 나오면서 ‘집’을 단순히 소유의 대상이 아닌 날이 올까하는 막연한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까지 네 번의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가 원하는 주거를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작지만 큰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꼭 그런 날이 올 거라는 믿음과 함께 말이죠.
작성 : 고은비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