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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일년. 참여하고 연대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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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큰 여객선 한척이 사고가 나서 물에 반쯤 걸쳐져있었고,
뉴스에서 구조하느라 바쁜 현장모습이 중계되기 시작하였다.
어쩌다 저랬나 싶은 마음과 구조하겠지하는 무심한 마음으로 뉴스를 본체반체 하였다.
하지만 한시간반인 골든타임이 지나도록 구조의 소식은 중구난방이었고,
한국의 시스템 자체도 함께 침몰한 참사가 되어버렸다.
분개하였으나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무력함을 떨쳐내지 못한 채 지내는 일상이 이어졌다.
그때 참여연대 고경일 선생님이 걸개그림을 제안하였고,
뭐라도 해야했던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유일한 해방구였을지도 모르겠다.
걸개그림이란 생소한 방식으로,
고경일 선생님은 시대와 호흡하는 작가로서 그림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가까이서 보여주셨다.
요즘 같이 언제나 대형현수막을 척척 찍어내는 시대에,
여러명이 쭈그리고 앉아 걸개천에 붓으로 그리는 모습은 주목받을 일이었다.
추모하러 온 발길들에게도 작지만 직접 더 참여해볼 수 있는 여백이었고,
다 완성된 그림이 허망하게도 푸른 하늘아래 나부낄때 그나마 갖는 위안이었다.
하는이에게도 보는이에게도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그렇게 세월호와 함께 벌써 여러작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광화문에 그림과 1년이란 시간이 쌓이도록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4월이 들어서자마자 정부는 '배상금'이란 카드로 1주기가 돌아와서 번질 여론을 무마하려 했고,
유가족은 광화문 광장에서 머리카락과 눈물을 떨구게 되었다.
다시 그리자고 고경일 선생님과 함께 용기를 낸 걸개가 이른 아침부터 펼쳐졌다.
'인체드로잉'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이 주축이 되어 시간과 품을 내주었고,
이틀만에 시안 두안을 대형 현수막에 출력해 온 고경일 선생님의 열정이 참 대단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오후 한시부터 경찰의 조짐이 수상적었고,
기어코 두시에 노숙농성하던 유가족분들을 연행하였다.
유가족을 만나기 위해 행진하던 길은 버스장벽으로 세종로 종로 일대가 이중으로 봉쇄되어 버렸다.
세시 이후에 행진팀과 합류하여 시민들과 들고 걷기위해 제작되던 걸개그림이었다.
그림이 완성되어가는 동안 고요하던 광장은 삼엄한 장벽에 쌓여버렸다.
그림제작비는 참여하는 이들이 십시일반 하기로 했으나, 혹시 몰라 진행한 후원은 성공적이었다.
지나가던 시민분들의 후원이 끊이지 않았고 수북히 쌓인 후원함에 더 든든했다.
현장의 고요함속에 그림은 다섯시가 되어 완성 되었다.
시위대가 돌고돌아 교보문고 지하 출구로 속속 다시 모여들었고,
장벽 넘어 고립된 유가족의 상황에 분개한 이들은 결국 '부딪힘'을 선택하였다.
걸개그림은 행진에는 도움이 못 되었지만 어떻게든 보여주고 함께 힘이 되고 싶은 아쉬움이 일었다.
고경일 선생님은 교보문고 지하출구를 선택하셨고 그림은 재빠르게 내걸렸다.
몇명 남지않은 인원이라 쉽지 않았지만 지나가던 시민들의 도움으로 가능하였다.
속속 광화문에 입성하자마자 눈에 보인 그림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많은 시민들이 눈과 카메라에 담아가주셨다.
광화문은 함성과 경찰의 경고방송 및 물대포가 내리꽃치는 혼란이 되었다.
괴물같은 기계가 물을 쏘아대는 장벽으로부터 한참 뒤에 걸려진 그림은 그래봐야 그림일 뿐이다.
궂이 예전 표현으로 '민중예술'이란 단어를 가져다 쓴다면,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예술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특히 참여연대를 통해 시민성과 예술성을 자각한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여러 생각이 멤도는 하루였다.
참여하고 연대하는 그림! 지나가는 사람들도 누구나 분노와 슬픔의 붓질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걸개그림의 매력? 인 거 같아요.
전 아침에 참여해서 완성된 모습을 못 봤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거대함이 느껴지네요.
저도 걸개그림 함께 참여하면서... 걸개그림에 관심가져주시는 어린이들 동반가족분들도 많았고..
특히 고등학생들이 우르르 와서 불편한 교복을 입었음에도 열심히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더라고요.
모금도 생각보다 많이 되었다고 하던데...
그림이라는 방식이 어쩌면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더 쉬운 부분이었던것 같네요.
완성된 그림도 멋졌는데~~
비가오는 바람에...ㅠㅠ 좀 아쉽기도 마음아프기도 했던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