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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시민연극단 두번째 이야기
매주 수요일마다 참여연대아카데미에 가는 것이 시작되었다.
몇 년 만이다. 반갑다 참여연대.
내게 시민연극은 배우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대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객은 어떤 표정일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의 기분은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선뜻 용기를 낸 것은 박수를 쳐줄만하다. 늘 매사에 소극적인 나였기에.
그러나 주제를 가볍게 생각한 것은 실수였다.
첫째날(9.30)은 이런저런 소개들, 자기소개들(정말 이민가고 싶어지는 순간),
둘째날(10.3)은 안산순례로 이어졌다. 마음속에 서서히 불편함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유가족을 만나면서는 괜히 한다고 했나 살짝 후회도 됐다.
셋째날(10.7)은 다녀온 느낌과 이런저런 사례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세월호’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이다.
익숙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피해왔던 불편함들을 직면하게 되었다.
다시한번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어느 쪽에 있었던가.
이 워크숍이 바로 나를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내 안의 세월호를 찾아내는 것-”
이것이 관객과의 공감 지점이다.
인터미션 후 진행한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내 안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
내 감정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다가 자꾸 초점을 놓치고 날려버린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은 한 것 같다.
얼핏 무대 위 형상이 그려지지만 그려진다고 제대로는 아닐 터.
진정성이 문제다. 가짜 몸짓이 아닌.
몸으로 대본을 쓰는 배우가 되어 얻어지는 것은
잊혀지고 퇴색해가는 ‘세월호’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게 한다는 목적성보다는
그것을 위해 우리가 ‘무언가를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세월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그것이 나와 같거나 다를지라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즐기자고.
※10월 7일 수업에서 진행한 것들
-안산순례길에서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떤 것이 인상에 남았는지 나누기
-세월호에 대한 일베스러운 태도의 사례
-이미지를 표현하는 몸의 움직임
-인권연극제 측 담당자의 설문조사 진행과 사진촬영 협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