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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나는 과거 대한민국의 역주행 4강
3월 8일부터 김동춘
선생님의 <되살아나는 과거, 대한민국의 역주행>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용산참사나 기무사의 민간인사찰
논란처럼 MB정부 시대에 되살아나는 '과거'를 통해 오늘 한국사회와 민주주의에 대해 성찰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이 글은
수강자 자원활동가 방준호 님이 작성하신 후기입니다. <느티나무>
되살아나는 과거, 대한민국의 역주행 4강
-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
천안호가 침몰했다. 젊은이들이 죽었다.
또다. 서해서 군인이 죽어나갔다. 누가 그들을 죽였나? 속 시원히 대답할 수 없다. 돌아보니 항상 그랬다. 차라리 북한이 그랬다면 속이라도 시원 하겠다. 욕지기 하고, 배상해 내라고 맘껏 따져라도 보겠다. 헌데 그럴 수 없는 상황, 들끓던 여론이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지고 책임소재는 흐지부지 되고 마는 일이 아마 이번에도 반복될 거다. 김동춘 선생은 이번 강의에서 ‘금새 잊혀지고 피해자들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버리는’ ‘공정하게 가해자를 가리지 않은 탓에 반성과 사과 없이 뭉개져버린’ 지난 일들을 끄집어냈다.
누가 삼성 중공업을 용서했지?
태안이 그렇다. 닦아도, 닦아도 끝내 남는 기름티에 수백만이 한숨 짓고, 눈물 흘렸던 게 고작 3년 전이다. 근데 벌써 기억이 가물 하다. 우리가 잊고 있는 지금도 태안의 외로운 고통은 진행 중이다. 한 마을서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암 발병 있었다. 보상위원장을 포함해 4명이 자살했다. 주민들은 3조원대 피해규모 말한다. 하지만 손에 쥔 보상금은 아직 없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로 지목되는 삼성이다. 삼성중공업은 법원에 50억원의 책임제한을 신청했다. 법원은 끝내 삼성 편들었다.
무책임한 공권력, 끔찍한 거리의 정의
관동대지진, 일제 강제징용자, 제주 4.3, 전쟁기 피학살자, 4.19, 7-80년대 각종 고문조작, 군의문사 사건의 피해자들, 용산 참사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약자들이 무책임한 강자의 횡포에 목숨 잃었다. 언론, 대기업, 때로는 공권력 그 자체에 의해서였다. 절절한 피해자의 역사에 비해, 사과와 화해의 기억은 거의 없다. ‘이미 지난 일’ 이라며 모르쇠로 일관이다. 잘잘못 가리고 원한을 삭혀 주어야 할 국가도 비슷한 말을 한다.
누구도 당신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불신으로 가득 찬 개인의 선택은? 스스로 복수에 나서는 것이다. ‘호미부대’, ‘창녕사건’, ‘사북탄광사건’이 이런 맥락이다. 누군가 피해를 당하고, 그 피해자가 가해자로 돌변하는 악순환! 참담한 일이다.
다시, 지금 우리를 생각하다
책임을 가려야 한다. 책임져야 한다. 이미 늦어버렸다고? 선조들이 저지른 짓에 책임지는 건 억울하다고? 이렇게 말하는 일본 전후세대에게 테츠야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일본 시민권을 가진다는 것은 일본국민으로서 혜택을 누린다는 의미다. 과거의 잘못으로 얻은 것들을 포괄적으로 나눠 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책임져야 한다.”
같은 말을 우리 스스로에게도 던져봐야 할 때다. 그래설까. 2부에선 태안, 광주와 제주 그리고 또 수많은 피해자를 잊었던 것에 대한 반성이 먼저 오갔다. 그래서 시민단체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단 이야기도 나왔다. 잊혀지는 역사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끊임없이 현재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모두, 새삼 깨달았다. 김동춘 선생은 아이디어로 <7,80년대 부역했던 검사 사전 만들기>, <각 의원의 법안 별 찬/반 투표 내역, 표로 만들어 배부하기>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차곡차곡 쌓인 원한들 위에 지어진 사회. 그럼에도 불구, 나만큼은 피해자가 아니라 생각 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대면 손해라는 생각에 고개부터 숙인다면, 누구도 믿지 말란 말에 공감한다면,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을 버릇처럼 되뇌인다면 그건 이미 불신과 공포 속에 살고 있단 증거다. 모두 피해자인 우리는 때문에 더 큰 목소리로 가해자를 찾아야 한다. 사과 받고 맺힌 응어리 풀어 봅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