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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노예에서 돈의 주인되기
3월 31일 저녁,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제 4강이 열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윤경 대표님께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재무설계에 대한 상식을 차분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청중의 반응을 살피며 강의의 흐름을 조절하고 농담을 곁들여 흥미롭게 말씀하는 제대표님의 방식덕분에 돈맹에 가까운 저도 큰 어려움 없이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재무적 무력감에 빠져있는 사람들
'월급날 통장 잔액이 오래 가십니까?'라는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갸우뚱갸우뚱 하며 생각을 되짚어 보셨어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결제일이 되버린 월급날은 더이상 헤프게 돈을 쓴다고 본인만을 타박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거든요. -11%자리 마이너스통장을 쓰면서 3~4%청약통장, 장마통장을 붓는 경우도 있다고 제강사는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재정상태의 근본 원인은 재무적 무력감에 있다고 합니다. 조금만 따져보면 말도 안된다는 걸 충분히 자각할 수 있지만 앞뒤 계산해보지 않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태로서 최근 사회적으로 매우 보편적으로 퍼진 재무상태의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박심리에 기대어 더 극단적인 재정상태를 운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공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심, 부자는 한방에 될 수 있다는 심리. 그것들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적으로 잠식하고 있다고 제대표는 지적합니다.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 할 수 있는 돈의 흐름은 <돈을 벌고-번 만큼 쓰고-여윳돈을 저축하고- 쓰기 위해 돈을 번다>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먼저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모자라는 돈은 나중에 갚고- 갚기 위해 돈을 번다>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부분에서 저와 주변인들의 평소 모습이 떠오르며 씁쓸하면서도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돈걱정 증후군에서 벗어나라
최근 금융권이나 보험업계에서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심리학적 기제에 기반한 마케팅 기법을 사용합니다. 그 방법 역시 나날이 발전하여 '이 상품에 가입해서 은퇴준비를 하지 않으면 큰일날 수도 있다'는 식의 공포마케팅에서부터 여유있는 노후의 모습을 보여주며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유혹마케팅으로까지 다양하게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습니다.
제강사는 여기에서 개인이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은퇴연령은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고 굳이 정해진 나이에 은퇴하는 것보다는 사망할 때까지 일하고 사는것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더 적합한 경우라는 의견입니다. 또한 본격적인 노령화 사회가 도래한다면 이것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으로 될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노인이라는 기준 역시 물리적인 나이로 구분짓는 개념이 아니라 더 장기적이고 폭넓은 관점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차근차근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풀어서 명쾌하게 해설해주시는 덕분에 이해가 쏙쏙 잘 되었습니다. 흔한 금융상품의 광고처럼 노후자금으로 월 생활비를 90만원씩으로 쳐서 9억을 준비하며 그 과정에서 끙끙대는 것 보다 더 간단하고 합리적인 방법은 60세에 90만원을 벌게 되는 것이라는 예도 들어주셨습니다.
경제 연구소에서는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 보다 임금상승률이 두배이상 올랐다고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자산시장에 가격결졍 매커니즘과 상품시장의 가격결정 매커니즘이 다르고 저개발국가의 생산력 증대로 인해서 글로벌 경제에 생산력 과잉공급상태이으로 노후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제강사는 설명합니다. 미래의 물가상승까지 반영해서 9억이니 10억이니 따질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나이가 들고 자녀가 다 커서 독립하는 시기 즉, 자녀에게 큰 돈 들일이 없는 시기가 되면 그때에는 큰 욕심을 버리고 작고 소소한 일이라도 의미있는 일을 찾아서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돈걱정 증후군은 재무적 무력감과 하나의 고리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며 , 이것의 원인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제강사는 일반 사람들이 미래의 노후에 대해 조급해하고 비관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결코 없고, 이론적인 노후준비보다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지 본인 나름대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를 실행하는 것이 최고의 노후준비라고 생각된다고 정리하였습니다.
적게쓰는 연습=품위있는 연습
적게 쓰는 것이 훨씬 품위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치있게 사고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제강사는 역설합니다. 주도적으로 평가하고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합리적 사고는 삶의 해방감과 자유로움, 가치중심적 평가 능력의 증대로 이어지고 이것은 곧 자유로운 선택으로 연결됩니다.
이를 위해서 돈을 가치있게 쓰는 연습을 수없이 해야합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마냥 돈에 쫓겨사는 조급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착한 소비를 주장하는 로하스 운동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이나 냉동식품 사지 않기 운동 등은 사소해 보이지만 큰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를 통해 품위있게 소비하면 적게 쓰고 돈에 쫓기지 않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지런한 재테크보다는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내리고 소비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지름길일 것이라고 제강사는 마무리했습니다.
정리
얼핏 생각하면 품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재력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명품을 주렁주렁 걸쳤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의 품격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듯 돈의 많고 적음과 기품이 꼭 비례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품위는 물질적인 것으로만 환산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 시대에의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을 쫓고 돈에 얽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것이 숙명처럼 인간의 굴레로 작용하게 된 것일까요? 이번 강의를 들으며 갖고 있는 것을 이리저리 재고 놓아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진 수많은 것을 무덤까지 낑낑 들고 들어간다면 어떨까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도 납니다. 서로 공유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것을 부둥켜안고 사는 현대인의 생활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한 강의가 남았네요. 섭섭한 마음을 안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1강 김찬호 선생님 강의 후기 보기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법정 스님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혹시 내게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사기 위해 돈에 메여살고,
돈만 바라보고 살면서 혹시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 번을 되씹어봐도, 당연한 말인데, 왜 이렇게 힘드는지...
타인의시선과 사회적지위 혹은 시대의 편승...그렇지 않으면 왠지 낙오자가 될것 같은
불안한 심리..'돈'이 '구원'처럼 느껴질 때 깜짝 놀라곤합니다.
이번 돈의 인문학 강의를 들으면서...많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부서지고 부서져 잘게 가루 되어, 다시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생각과 가치가 바른 인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