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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촛불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지형과 미래편
이게 나라인가라는 구호가 휩쓸었던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가 새로운 정부의 탄생으로 귀결된지도 벌써 8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촛불 집회에 참여한 연인원 1700만명의 시민들은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와 행동이 모여 불의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봤을 것입니다. 작년 12월 27일 개봉된 영화 <1987>은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룩한 현재의 상황과 대비시켜 볼 수 있는 숨가쁘고 역동적이었던 민주화 쟁취의 역사를 그린 작품인데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촛불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지형과 미래편을 담당해주신 김동춘 교수께서도 이 영화를 첫 화제로 꺼내셨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몇몇 분들이 감상평을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배경이 된 1987년이 노골적인 탄압이 공공연히 이루어진 야만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삶의 근간이 되는 여러 요건 등을 교묘히 조작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억압을 받고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날카로운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교수님도 동의를 표하면서 1987년 6월 항쟁이후 그해 말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촛불집회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이 유사하다는 진단하에 민주화 이후의 한국사회가 걸어온 길과 문재인 정부 출범 8개월을 맞은 우리 앞에 놓여진 당면 과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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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강의 내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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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과 촛불집회의 관계) 1987년 6월 항쟁으로 직선제를 쟁취한 이후 그해 7월부터 9월 사이에 작업장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대투쟁이 본격화됨. 이에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일반대중과 균열이 발생. 지식인과 재야정치인들도 집권에 관심을 집중하며 선거정국으로 전환되므로써 사회적 변화를 추동하지 못하는 한계 노출. 촛불 집회로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을 축출하긴 하였으나 국회내 강력한 반개혁 세력 존재와 불리한 대외 환경 등으로 여러 개혁조치의 시작단계에 머물고 있는 지금의 현실도 당시와 유사
(19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변화) 1989년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후 199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세계를 뒤덮으면서 우리 사회 역시 자유화의 물결에 민주화가 압도당하는 양상을 보임. 특히 1997년 국가의 경제주권 상실을 뜻하는 구제금융 위기를 겪은 뒤 오늘에 이르러서는 부의 양극화, 불평등, 그리고 계층 고착화와 신세습사회의 증상 드러냄. 이같은 점을 볼 때 투쟁할 수 있는 청년계층의 부재 등과 맞물려 30년전보다 사회를 혁신할 수 있는 기반은 악화되어 있음
(남북관계의 중요성)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 이후 민주주의가 급격히 퇴행을 겪은 것은 남북한 분단에서 비롯되는 북한과의 대결구도 심화와 대북정책 실패가 주 원인. 분단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일컬어지는 진보와 보수진영간 정치적 힘의 불균형 상황과 맞물려 우리 사회의 질적 도약에 걸림돌로 작용하므로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매우 중요
(문재인 정부의 과제) 복지국가의 기초 마련, 권위주의 청산 등 여러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삶의 질 개선에서는 실패했던 두 민주정부의 계승자로서의 역할보다는 87년 항쟁으로 이룩한 민주주의 체제를 한단계 발전시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민주공화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제‧사회시스템의 개혁과 남북평화체제 수립 등의 과제를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 필요 - 이를 위해서는 헌법, 선거법, 정당법 개정 등 정치개혁이 우선되어야 함 |
1시간의 강의가 끝난 뒤 이번 특강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조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강생 3~4명씩 4개조를 이루어 강의를 들은 뒤의 소감, 강의에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기억나는 부분, 자신에게 떠오른 질문, 함께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등을 30여분 가까이 서로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강의에 참여한 분들이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기 때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의주제는 물론 현 정국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도 곁들여 매우 활발하게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조별토론이 끝난 뒤 각 조에서는 사회변혁을 위한 방식과 주체의 문제, 지속적 남북협력 가능 여부, 30년후 한국사회 전망, 신자유주의를 필두로 하는 세계화에 압도당한 현 상황에서의 우리의 대응방안 등의 질문을 구성하여 교수님께 전달하고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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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의 및 답변 요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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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질의) 사회변혁을 위한 방식과 주체의 문제 (답변) 적폐청산에도 관련자 처벌이나 기관 개혁을 통해 단호하게 엄격하게 처벌해야 할 과제가 있고 비정규직 문제처럼 정교한 접근과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므로 사안에 따라 전략적인 태도가 필요, 노동조합․시민사회단체․지역사회가 시민들의 공민의식을 결집하고 극대화해야만 시민사회가 사회변혁을 이끄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임
2. (질의) 지속적 남북협력관계 가능 여부 (답변)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남측의 대화를 수용한 측면이 있으므로 미사일․북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한국정부의 역할이 다시 축소되면서 긴장국면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움.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임
3. (질의) 30년후 한국 사회 전망 (답변) 예측이란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 사회적 약자가 조직화되고 단결이 활성화 된 사회가 되길 바람. 그러나 쉬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음
4. (질의) 세계화에 압도당한 현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방안 (답변) 신자유주의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대침체 이후 영향력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나 70~80년대식 자본주의로의 회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볼 문제임. 사민주의와 소유의 독점체제 해체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 또한 미국의 상황이 중요한데 유럽연합, 중국 등과 패권을 다툴 가능성이 큼 |
조별 질의에 따른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난 뒤에도 수구세력을 대표하는 제1야당의 방해로 인한 개혁조치의 입법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의 답답함 토로나 개헌‧선거법 개정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져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느티나무 겨울특강의 첫 포문을 열어주신 김동춘 교수님께서 한국 사회 문제의 근원과 현재에 대한 탁월한 분석 및 현실성있는 대안을 제시해주신 덕에 우리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거나 간과할 수 있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어서 참석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서운 추위에 아랑곳하지않고 한국 사회의 희망을 위해 우리가 해야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특강에 참여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더 빛나고 뜻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에는 1980년대 이후 고단한 노동의 현실을 당차게 감당해낸 본인의 삶과 투쟁을 고스란히 드러낸 책「소금꽃나무」의 저자이자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려고 309일 동안 크레인에 올라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던 김진숙 님과 함께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연대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자원활동가 민동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