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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도시의 노마드_서울은 춤으로 샤워중! 춤다방
서울은 춤으로 샤워 중! 춤다방 후기
안녕하세요 도시의 노마드 4기 전지혜입니다
온몸을 휘감았던 어제(7/23)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오늘, 저는 조용한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들리는 건 선풍기의 세찬 바람소리와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와 비행기의 소음 뿐,
여전히 제 몸에는 공간속을 휘젓던 팔들과 바닥을 차고 구르던 발바닥의 느낌이 선명합니다.
어제 우리는 긴장과 흥분으로 이 과정을 즐겼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에너지가 모여서 서로를 응원하며 그 순간에 온몸을 던져 과감한 자신이 되었습니다. 흐릿한 생각의 파편들이 말로 구체화되고 행동으로 옮겨져 돕고자 하는 마음들이 ‘춤다방’으로 실현 되었습니다.
낯선 긴장감으로 공간이 채워지고 우리는 가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어색함도 느꼈습니다. 어색한 공간을 웃음으로 채우는 상모샘의 유머와 보결샘의 능숙한 에너지가 우리를 이끌어 서게 했습니다. 낯선 흥분이 느껴집니다. 얼굴에는 아이의 미소가, 눈동자는 호기심으로 채워집니다. 80여명의 사람들이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인사합니다. 우리는 함께 있지만 또 홀로 존재합니다. 발에서 부터 머리까지 하나의 뿌리가 되어 대지와 만나 세상으로 연결됩니다. 발바닥은 입맞춤 하듯 앞으로 앞으로 걸어 갑니다. 낯선 당신과 손을 잡고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끌려 갑니다. 당신이 가는 길을 가게 놔두는 자유, 내가 원하는 바를 욕망할 수 있는 자유. 사랑하는 이를 그 자체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큰 사랑이 고픕니다. 두 사람의 등이 만나 서로를 지탱하고 의지하여 애씀 없이 일어나는 순간, 저마다 외마디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그렇게 찰나의 시간이 흐른 후 저에게는 두번째 무대인 ‘달의 아들’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음악에 귀기울이고 옆사람의 움직임을 느끼며 섬세하게 시선과 동작을 이어갔습니다. 부끄러움과 부족하다는 생각은 저 멀리 우주 은하계에 던져버리고 당당함으로 나답게 나아갑니다. 관객에게 시선을 맞춰봅니다. 저를 쳐다보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시도해 봅니다. 저를 피합니다.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다음번에 다시 한번 해보렵니다. 존레논의 속삭임에 이끌리고 평화의 춤을 통해 우리 다시 연결됩니다.
조금 걱정했습니다. 조를 나누어 춤을 춘다면, 그들은 당혹스러워 할꺼야. 부끄러워 움추러 들지 몰라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갑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생의 마지막 춤을 추는 듯한 멋진 춤꾼들의 모습에서 손뼉을 치고 웃으며 환호성으로 찬사를 대신 했습니다. 나이를 떠나 성별을 떠나 국적을 떠나 우리는 춤으로 스스럼 없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위트있는 디제잉과 플라멩코 기타리스트의 생생한 연주는 감추었던 춤 본능이 마구 솟아날 수 있도록 깨워주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준비했던 시간은 순간이 되어 끝났고 지금 그 여운을 즐기고 있습니다.
춤다방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교훈삼아 다음번 기획은 좀 더 노마드스럽게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하나 하나 준비하여 만들어가는 멋진 도시의 노마드와 노마드를 더욱더 빛나게 해주신 보결샘께 고마움과 사랑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