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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다루는 글쓰기]1강 - '사실을 요리하는 법-나는 왜 쓰는가'
'글'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우리는 흔히 시, 소설, 희곡 등 문학을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글쓰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보통 나와는 다른 영역이라 생각하고, 막연하게 두려운 느낌을 받는다. 강의는 이 두 편견을 깨면서 시작됐다.
'글'하면 문학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출근 길 읽는 신문, 잡지부터 사내 보고서, 사보 외에도 각종 여행서, 역사서에 이르기까지 사실 우리는 문학보다는 다양한 비문학(Non-Fiction)과 접촉하며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의 영역에서도 '사실을 다루는 글쓰기'는 대문호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글쓰기 재능이 없는 개인의 노력으로도 넘나들 수 있다고 고나무 기자님께서 말씀하셨다.
일단 사실을 다루는 글(Non-fiction)을 쓰기 위해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반면교사 5가지 계명이 있다.
첫째는 '나는 왜 쓰는가'를 분명히 하라 이다. 문학평론가 故 김현께서는 "문학은 써먹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 (중략) 그것은 바로 그러한 점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고 말씀하셨다. 즉 문학, 비문학 모두 글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당장 시작하라', 셋째는 '산문은 건축이다.' 이다. 글은 순간의 영감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수없이 글의 컨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한다. 글의 컨텐츠는 끝없는 고민 속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사실을 다루는 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사실을 다루는 글쓰기는 컨텐츠가 80%, 형식이 20%이다.'이다. 다들 글쓰기하면 '내가 과연 글을 잘 쓸 수 있을까'하는 식의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기자님께서 앞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대문호를 꿈꾸지 않는 이상, 본인의 문장력, 문학적 재능은 사실을 다루는 글(Non-Fiction)쓰기에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혹은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일단 컨텐츠를 확실히 잡아야한다. 아프리카TV, 블로그, 페이스북 등 현재는 1인 미디어 시대다. 고나무 기자님께서도 당장 수강생들에게 블로그 개설을 통해 나만의 매체를 확보하라고 말씀하셨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블로거들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글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나의 글'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자기 분야 정하기의 3원칙을 알아야 한다.
첫 번째 원칙은 남이 하지 않는 영역을 찾는 것이다. 맛집 탐방, 육아, 애니메이션 등의 컨텐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기에 나만의 차별점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남들이 하진 않지만 흥미를 끌 수 있는 컨텐츠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컨텐츠를 찾을 때 내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영역이라면 더욱 좋다. 소위 "무언가에 미쳐라"라는 말콤 글래드웰의 말이 있듯이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한다면, 남들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실제로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울산시 동구청의 전산직 공무원으로 계신 권성욱씨는 지난달 <중일전쟁>(미지북스)라는 책을 출간했다. 권씨는 20년간 전쟁에 관한 동서양의 다양한 저서와 논문을 섭렵했으며, 2010년부터 개인 블로그에 중일전쟁에 관한 글을 게재했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자기가 몸담고 있는 직종과 상관없이 어떤 것에 미칠수만 있다면, 자신만의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작년에 별세하신 故 구본준 기자께서는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에서도 계셨지만, 2009년부터 문화부 건축담당을 맡게 된다. 故 구본준 기자께서 건축학 석사를 가지고 계신 것도 아닌데 어떻게 건축평론가를 하시고, 건축에 관한 책까지 쓰셨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컨텐츠를 향한 고민 끝에 아직 한겨레신문 외 타신문 기자들조차 발견하지 못한 '건축'이라는 컨텐츠를 발견하신 것이다. 그리고 "책 읽기, 대학등록금 1할로 새 전공이 생긴다."라고 말씀하실 만큼 책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두 번째 원칙은 독자층이 누구인지 확실히 하는 것이다. 5계명에서처럼 글을 쓰려면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목적이 있다면 당연히 그 글의 독자가 누구일지도 미리 고려해야한다.
셋째는 시장이 존재하는지 고려해 보는 것이다. 트래픽이 자본이 되는 시대기 때문에 내가 정한 컨텐츠의 시장이 얼마나 큰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컨텐츠를 잡았으면 자신의 컨텐츠 크기를 늘려야 한다. 누군가는 종이컵만큼의 컨텐츠로 시작을 하고, 누군가는 세숫대야만큼 또 어떤 사람은 우물만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 컨텐츠 크기를 계속 늘려야한다. 컨텐츠 크기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故 구본준 기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책 읽기가 있다. 역사서 저자로는 이덕일, 한홍구, 박태균 등 환경분야엔 최재천, 남종영 철학분야엔 강신주, 이진경, 김용옥 등 각 분야의 달인들을 통해 컨텐츠의 크기를 확장시킬 수 있다.
또 아카이빙의 방법이 있다. 일단 정보를 '닥치는 대로' 수집한다. 단, 인터넷에 없는 자료를 중심으로 수집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고유한 컨텐츠를 형성하는 데 훨씬 유용하기 때문이다. 주말에 국회도서관에 가서 희귀한 자료를 찾는 노력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습관처럼' 메모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모은 모든 자료가 컨텐츠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