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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 「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 편
1월 16일 진행된 두 번째 강의는 김진숙 최고위원님의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이란 강의입니다. 김진숙 의원님은 20여 년을 노동운동가로 활동하셨으며 본인의 삶과 투쟁을 담은 ‘소금꽃나무’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11년 1월 6일부터 2011년 11월 10일까지 309일간의 고공 농성 끝에 노사합의를 끌어내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습니다.
1월 9일 날 김동춘 교수님의 강의 시작은 영화 ‘1987’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6일 강의 또한 87년에서 강의가 시작됬습니다. 영화 1987의 스토리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 1월부터 시작됩니다. 그 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양심 있는 사람들의 노력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며 서울 시민들이 모여 ‘그 날이 오면’을 부르면서 장엄하게 결말을 맺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의는 87년 6월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7월부터 시작된 노동자 대항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87년 6월 항쟁 이후의 사건들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김진숙 의원님은 자신이 경험한 87년 노동자 대항쟁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감동적이게 우리에게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주요강의 내용>
주요 강의 내용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김진숙 씨가 경험한 1987년 노동자 대항쟁에 대한 내용이다. 1987년 6월 항쟁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많았다. 6.29일 노태우는 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한다고 발표하였고 대학생을 비롯한 대부분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완전한 개혁을 위해 남아서 싸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대학생들만큼 조직하여 싸우는 법을 몰랐고 그래서 각자 공장에 돌아가 노조를 만들자고 약속 후 해산하였다. 그 이후 87년 7월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많은 30여 가지 요구조건 중 두발 자유화, 간부들의 폭력 행위 금지 등 인간으로서의 매우 기본적인 요구조건들이 많았다.
한진 중공업 노조도 그 당시 만들어졌다. 그 당시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은 어용노조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한진 중공업의 노동자 1500여 명이 모인 후 그들은 가장 먼저 노조사무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노조 사무실을 파괴했다. 사무실의 모든 것이 분해될 정도로 부서졌다고 한다. 그리고 길을 막고 도로점거 농성을 했다. 그 당시 노동자들은 가요가 없어 군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 이후 부산 운동장에 부산 출신 노동자 3만여 명이 결집. 함께 ‘늙은 노동자의 노래’ 불렀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대부분의 민주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두 번째는 김진숙 의원 본인의 이야기이다. 그 당시 한진 중공업에는 나이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많았다. 김진숙 본인도 검정고시를 공부하기 위해 야학을 신청했는데 잘못 신청하여 노동야학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노동야학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우면서 뜨거운 감동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한다. 그때는 노조위원장을 간선으로 뽑는 시대였는데 대의원 88명이 노조위원장을 뽑았다고 한다. 노조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대의원 또한 매우 권력 있는 자리였다. 김진숙 씨는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였고 압도적인 표 차로 대의원이 되었다. 그 당시 어용노조는 순진해서 자신의 비리를 다 기록했다. 그걸 알게 된 김진숙 씨는 돈을 다시 내놓으라며 어용노조를 찾아갔다. 비리를 저지를 의원의 집 앞에 대자보를 쓰고 머리띠를 매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끈질긴 싸움 끝에 돈을 다시 돌려받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변하였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 또한 투쟁하면 자신의 정당한 몫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깨닫고 어용노조와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 이후 86년도 26살 김진숙 씨는 얼굴에 보자기를 뒤집어쓴 채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그리고 대공 수사관들의 무자비한 고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8개월 후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거나 실종되는 사건이 많았다고 한다. 박종철 열사 또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기록됐을 것이다. 91년도 박창수 열사 또한 3자 개입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을 당시 의문사 했다고 한다. 경찰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백골단을 이용 영안실의 안치된 시신을 강제로 탈취하여 자살 처리하였다.
노동자들의 고난은 계속되었고 김진숙 씨 또한 2011년 고공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 고공농성을 벌였고 최장시간 농성기록을 세웠다. 그 이후 408일 굴뚝 농성을 끌어낸 차광호 씨로 인해 이 기록은 깨지게 된다. 김진숙 씨는 더는 노동자들끼리 서로의 기록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하고 노동자들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질의 및 답변 요약>
1. 사람들은 87년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노동자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 원인은?
답) 대한민국 사람들은 학생 때부터 노동에 대한 천시를 배운다. 노동 천시의 속에 자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노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민주정권이라 부르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또한 노동에 대한 부정적 정책이 있었다. 정책적 변화를 통해 학교마다 노동인권 교육 등 다양한 노력이 시행되어야 한다.
2. 시민들의 부정적 시선 속에서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답) 대기업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탄압을 묵인하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았다. 노동 천시 프레임에 갇힌 언론들의 매도 또한 거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동조합 위축되고 활동이 무뎌졌다. 이런 부정적 상황 속에서도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3.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연대하는 방법은?
답)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해고 또한 많아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이 취해야 할 가장 좋은 방법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필요한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거부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기업에 찍혀 해고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강해지지 않는 한 모두가 해고당할 수 있다. 사용자 측은 조합원은 건들지 못한다. 그것이 노동조합이 가진 힘이다.
4. 독일, 핀란드 등 서구 선진국들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제를 하고 있는데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다거나 임금을 낮추지 못한다. 왜 우리는 불가능한가?
답) 서구 선진국들은 노동조합의 힘이 강하다. 사회적으로 노조를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런 나라는 임금이 높고 근무 시간은 적다. 하지만 망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 또한 중요하다. 타국의 노동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한다.
5. 사무직도 노동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답) 사무직들의 조직화 필요성은 매우 크다. 정리해고는 사무직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사무직이 가입된 노동조합은 힘이 강하지만 현장만 가입된 노조는 힘이 약하다. 사무직이란 산업예비군을 기업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장이 파업하면 사무직으로 대신하게 된다. 하지만 아쉽지만, 사무직의 절박성이 약하다. 사무직의 조직된 활동이 필요할 때이다.
이밖에도 직장 내 노동 인권 교육의 필요성과 인권교육의 의무화라는 좋은 제안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질문이 나올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김진숙 최고 의원님이 부산으로 돌아가셔야 하므로 여기서 마치게 되었습니다.
노동자 대투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현재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노동자들의 힘든 삶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과거 독재 정권이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인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한 사실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같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노동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9일 강의와는 다르게 청년 공익학교활동가 분들의 많은 참여로 인해 더욱 빛났던 것 같습니다.
87년을 영광스러운 민중의 승리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픔만 가지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습니다. 불행한 시대를 타파하기 위해 자신의 한목숨 바쳐 싸우신 고귀한 노동자들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87년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노조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노조가입률은 10%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타 선진국처럼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자랑인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원활동가 고범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