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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에 던지는 여섯가지 불편한 질문]1강, 경제 위기인가, 구조적 저성장인가?
아래는 [저성장 시대에 던지는 여섯가지 불편한 질문] 강좌의 자원활동을 해 주시는 한가람 님이 정리해주신
1강 '경제위기인가 구조적 저성장인가' 강의 후기입니다. 후기를 정리해 주신 한가람 님께 감사드립니다.
-느티나무 주-
※ 필자는 강의독자 여러분 스스로가 해당 강의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저의 주관을 온전히 배제하고 전성인 교수님의 강의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요약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전성인 교수는 한국에 오늘날과 같은 저성장 사례가 없으므로 그 대처라던가 하는 부분이 미흡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수는 저성장의 원인이 인구와 물가에 있다고 주장하는데 먼저 물가에 대해 다루었다. 교수는 저성장으로 인해 소득 증가폭이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는 디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은 이제껏 가계빚으로 성장하던 한국 경제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다. 현물가치가 떨어지고 화폐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교수는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집을 빚주고 구입하는 것'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붕이 녹고, 기둥이 녹아있는 것을 보게 된다. 다시 부동산이라는 주제로 되돌아오자면 빚을 내서 집을 샀는데 그 집 값은 떨어지고 그 집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의 실질적 가치는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커지므로 갚기가 어려워진다.'
물가 다음에는 인구에 대해 언급했다. 전성인 교수는 물가도 문제지만 저성장의 주된 요인으로 인구 구조의 변화, 그 중에서 노령화를 꼽았다. 전체 인구에서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반면 생산 가능 인구(18~64세)는 떨어져 부양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노령화와 저성장이 더해졌을 때 복지에 대한 부담이 현 청년세대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 전가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증세 없는 복지'다. 정부 여당에서는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노년층의 복지에 힘을 쓰고 있는데 보편적 복지를 추진한다고 모든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한 달 20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증세 없이 이 정책을 추진하자면 국채를 발행(빚)하거나 화폐를 대량으로 발행하는 일 뿐인데 후자의 경우 현재 경제에도 문제가 생기므로 정부에서는 택한 방법은 전자다. 이 빚은 청년 세대와 미래 세대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문제는 보편적 복지로 20만 원씩 제공하는 대상이 '모든' 노년층이라는 점이다. 그 노년층 중에서 정말로 가난해서 단 돈 10만 원이 아쉬운 사람들이 있는 반면 굉장한 부자도 있을 수 있고, 연금이나 축적해둔 재산으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노인에게 제공되어 삶에 있어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복지제도가 작용되는 현실을 보고 '복지는 약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해질 것이다. 이는 복지에 대한 반감이 생기게 되고, 모든 노년층 부양을 청년과 미래 세대가 떠안을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아이만큼은 그 부담을 지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저출산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가? 전성인 교수는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촉진해서 국민의 가계부채 부담을 낮추고 인플레를 통한 세수 확대로 예산을 확보해 복지 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참여정부에서 복지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패한 이유로 지목되는 점 중 하나가 '성장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복지정책 실시'다. 성장하지 않는 상태에서 국민들 부담만 늘어나고, 복지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으니 국민들이 참아내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교수는 박정희 시대 한국은 자본이 희소하고 노동이 풍부해 노동의 증가는 억제하면서 자본을 축적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의 한국은 자본 과잉이면서 노동인구는 부족해지고 있기에 이전과 같은 성장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노동 친화적 성장이다. 기존의 실물투자가 아닌 생산성 향상에 기초한 투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필자가 후기를 작성하면서 이미 수록한 질문내용은 생략한다. Ex)실물투자가 아니라면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질문 1) 구조적 저성장의 다른 요인은 없는가?
답변) 산업구조의 변화와 같은 부차적인 요인들이 있을 수는 있으나 주된 요인은 인구 구조의 변화와 물가다.
질문 2) 성장만이 답인가? 성장이 초래하는 불평등과 같은 문제도 있을텐데.
답변) 성장이 초래하는 불평등은 노동 친화적인 성장 및 투자가 아닌 분배를 통한 성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질문 3) 그리스 위기가 한국이 처한 상황과 유사해보인다. 단기적으로 한국이 그리스와 같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답변)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문제의 주된 원인은 유로존 참가로 인해 생긴 것이다. 유로존 참가는 독자적인 금융정책 수립이나 통화 발행이 불가함을 뜻한다. 만일 그리스가 유로존 국가가 아니었다면 초인플레이션이라는 문제가 있을지언정 독자적인 금융 정책을 실시해 이와 같은 위기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로 부패문제인데 부패문제는 한국도 심각하므로 눈여겨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질문 4)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데 노동친화적인 성장이 가능할까?
답변) 산업구조 변화 방향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한국의 주된 산업인 제조업으로 생각한다면 노동친화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언제까지나 제조업을 고집할 수는 없다. 미국의 주요 산업이었떤 제조업이 일본이나 독일에 밀려 서비스업(그 중에서도 금융업)으로 변화한 것처럼 한국도 그렇게 해야한다. 이미 제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는 바 한국 역시 산업구조를 바꿔야 하며, 그 중 서비스업이나 3차산업의 경우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거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바 충분히 노동친화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