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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다루는 글쓰기]4강 - 이태백이 아니라 두보다.
드디어 글쓰기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4강의 제목이 '이태백이 아니라 두보다.' 인데요. '김훈이 아니라 강준만이다.'라는 표현이 이번 글쓰기 강좌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더 와닿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1강에서 고 기자님께서 "우리는 대문호는 될 수 없지만 강준만식 글쓰기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글쓰기를 강준만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일단 문장은 간결히 써야합니다.
다음 문장들의 문제는 무엇일까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다. 그래서 길이 꽉 막혀있다. 신경질이 난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대고 있다. 한 청년이 디카로 이 장면을 찍고 있다.
'~고 있다.'라는 현재진행형 표현이 너무 많이 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주로 외국어 번역투로 인해 생긴 습관들인데, 최대한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문장을 매끄럽게 바꿔보면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을 한다. 그래서 길이 꽉 막혀있다. 신경질이 난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려댄다. 한 청년이 디카로 이 장면을 찍고 있다.
정도로 최대한 '~고 있다.'의 표현을 삼가는게 좋습니다.
또 다른 문장을 살펴보겠습니다.
6 25가 끝나고 그는 철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바랐다. 그래서 10월 하순 어느날 그는 집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것이 지친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것이다.
위 문장은 '~것'이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쓰였단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문장을 매끄럽게 바꿔보면
6 25가 끝나고 그는 철원에서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10월 하순이 돼서야 그는 집으로 돌아갔다. 전쟁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지친 사람을 기쁘게 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정도로 '~것'의 표현은 '~고 있다.'만큼이나 최대한 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수'의 표현도 자제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물에 젖으면 누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란 표현보단 '위험합니다.', '물에 젖으면 누전을 일으킵니다.' 라는 표현들이 독자에게 훨씬 간결함을 느끼게 합니다.
글쓰기 걸음마 단계에서는 문장을 최대한 짧게 쓰려는 노력을 하는게 독자에게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영어의 수동태 형식의 남용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들어
검찰이 동국제강의 횡령과 탈세 등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에 대해서는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국제강 본사와 장 회장 자택 등에서 물품 거래내용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장 회장이 횡령 자금 일부를 해외 도박에 사용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문장들은 실제 기사에서 직접인용 했습니다. 위 문장들을 읽어보면 정보를 알린 주체가 등장하지 않아 독자들로 하여금 문장의 객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만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수동태 표현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에게 잽을 날렸으나 메이웨더가 어깨로 흘려버렸다. 그가 메이웨더로부터 어퍼컷을 당했지만 겨우 버텼다. 파퀴아오의 등에 묻은 땀이 조명에 반사됐다. 그의 관자놀이가 가격당하는 소리가 관객의 함성에 묻혔다.
위의 문장처럼 주어를 일관되게 유지해야할 때, 그리고 동작을 받는 대상을 돋보이게 할 때는 능동표현보단 수동표현이 문장 간 유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제 글쓰기의 기본요령(문장 간결히 쓰기)를 알았으니,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글을 시작할 때 우리가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제목입니다. 잠깐 뇌근육을 풀어볼까요 다음 빈칸에 들어갈 적절한 표현을 생각해봅시다.
글에서 제목은 ( )이다.
저는 랜턴을 떠올렸습니다. 제 연상 과정은 이렇습니다. 제목은 일단 뒤에 나올 글들이 어떤지 예상할 수 있게끔 알려주고, 독자의 시선을 끄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능에 초점을 맞춰보니 랜턴이 떠올랐습니다. 랜턴은 어둠을 밝히는 기능을 합니다. 마찬가지로 제목은 글에서 베일에 쌓인 내용을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밝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타겟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만한 단어수준에서 참신한 표현이 좋은 비유입니다. 따라서 이번 강의의 제목은 좋은 비유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글을 쓸 때 가제목과 주제문을 머릿속에서 늘 생각해야 합니다. 고 기자님께서는 "생각이 넘쳐야 글이 나온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는 본인의 생각이 분명하지 않으면 글이 절대 명확하게 표현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생각이 명확하면 글을 쓰는 이유도 확실하고 수백페이지의 책 내용도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방대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으려면 주제가 아주 뚜렷해야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글을 쓰는 중간에도 끊임없이 주제문을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참고도서 :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스티븐 킹
<유혹하는 에디터>, 한겨레출판, 고경태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모멘토, 안정효
<Writing Tools - 50 essential strategies for every writer>, Little Brown and company, Roy Peter Clark
1강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177350
2강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05289
3강 후기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35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