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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다루는 글쓰기]3강 - 인터뷰는 탁구다.
이번 3강 주제는 바로 '인터뷰'입니다.
우리가 블로그를 운영하든 책을 쓰든 자신만의 컨텐츠를 잡았다면, 그 컨텐츠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뷰가 그 방법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인터뷰 또한 글쓰기만큼이나 초보자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갖게 합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단 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의 효과적인 인터뷰를 하나 시청하겠습니다.
관련링크 : http://www.youtube.com/watch?v=pvSYfMEmZjo
손석희 씨의 인터뷰를 보면,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의 한 구절을 직접 인용해 질문을 하는 모습을 통해 손석희 씨가 인터뷰를 위한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손석희 씨가 알랭 드 보통의 작품을 좋아해서 과거부터 그의 저작을 읽어왔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대부분은 후자의 경우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과 원활하고 성공적인 인터뷰를 해야한다면, 일단 인터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씨네21>김혜리 기자 같은 경우는 인터뷰 전 '그를 아는 3명'과 통화한다고 합니다.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과 인터뷰를 할 때 가장 큰 실례는 "대표 작품이 뭐에요?"란 질문입니다. 인터뷰 전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질문입니다. 손석희 씨의 인터뷰로 돌아가서, 손석희 씨가 알랭 드 보통의 작품에 대한 간단한 평을 통해 인터뷰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손석희 씨의 평은 알랭 드 보통에게 '내가 당신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정도의 노력을 했다.'란 느낌과 동시에 신뢰 또한 줄 수 있습니다. 신뢰가 있어야 인터뷰 대상자(Interviewee)가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마음의 문을 열어야 인터뷰의 질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Interviewee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은 인터뷰의 기본 자세입니다.
다음으로 알아야할 사실은 '인터뷰는 단순히 Interviewee의 말을 받아쓰는 게 아니라, Interviewer가 '능동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아야한다.'입니다.
보통 인터뷰를 할 때, Interviewee가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질문들이 인터뷰의 핵심이자,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가 불편한 질문을 해야할 때는 Interviewee와 탁구를 치듯 주거니 받거니하는 식의 대화로 충분한 신뢰를 쌓은 뒤에 해야합니다.
이제 인터뷰의 기본을 알았으니, 인터뷰 과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일단, 인터뷰 사전준비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Interviewee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터뷰의 목적, 주제, 제목을 머릿 속에 늘 되새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목적을 망각한 인터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화의 내용이 방향성을 잃어 인터뷰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인터뷰 목적, 게재일, 주요 질문 등은 Interviewee에게 미리 알리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Interviewee도 미리 질문을 받고, 답변을 생각해서 실제 인터뷰시 원활한 흐름을 가능하게끔 할 수 있습니다. 최소 하루전에는 질문지를 미리보내는 게 좋습니다. 녹음기, 취재수첩, 볼펜, 디카도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 하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장소 정하기입니다. 우선 가장 피해야 할 장소는 커피숍입니다. 낯선 장소는 Interviewee로 하여금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수 인터뷰에는 그들의 작업장이나 공연장을 찾아가고, 요리사를 인터뷰 할 때는 그의 주방을 찾아가는 식으로 Interviewee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택해야 성공적인 인터뷰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인터뷰 진행에 관한 내용입니다. 인터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nterviewee와의 감정선입니다. 대화를 통해 Interviewee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 상황을 Interviewer가 잘 이끌어야 합니다. Interviewee와의 감정선이 없다면, 그를 파고 드는 깊이있는 질문을 던지는 일은 불가능입니다. 그와 감정선을 형성했다고 해서 상황이 종료된 것 또한 아닙니다. Interviewer의 불편한 질문, 행동 하나에 공들인 감정선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Interviewer는 Interviewee의 상황을 고려해 정말 하고 싶은 질문이더라도 신뢰가 부족하다면 참는 방법 또한 알아야합니다. 흔히 Interviewer가 실수하는 행동 중 하나는 대화에서 비롯됩니다. Interviewee의 신분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절한 단어선택은 Interviewee와의 감정선을 한 번에 무너트릴 수도 있습니다.
후기를 쓰는 저도 학교과제로 '유명무실 충무로, 현재와 미래'라는 기사를 쓰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현재 '충무로 영화 거리의 축제'가 '한국영화인협회'주도 하에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국영화인협회장과 전화로 짧은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인터뷰 당시 제가 충무로 영화 거리의 '몰락'이라는 표현을 썼었는데, 전화 인터뷰이기도 했지만, 저의 부적절한 단어선택으로 인해 Interviewee가 바로 불쾌감을 표시했고, 결국 얕고 형식적인 정보만을 얻어냈습니다. 저의 사례를 통해서도 인터뷰 시 대상자의 상황을 고려한 단어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정리 및 기사화입니다.
녹취할 땐 녹음내용을 빠짐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Interviewee가 사투리나 비문을 쓰더라도, 있는 그대로 생동감있게 녹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터뷰의 과정을 알았으니, 이제 인터뷰 기사의 형식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첫번째로 머릿글 + 문답, 문답, 문답으로 이어지는 형식이 있습니다.
관련링크 :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22/2010112200189.html
다음 인터뷰 형식의 장점은 실제 대화처럼 쉽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모든 대화가 표준어로 서술되고 정제되어 대화의 생동감이 떨어지고 캐릭터를 드러내는데 한계를 갖는 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머릿글 + 문답 + 중간설명 문단 + 문답의 형식이 있습니다.
관련링크 : http://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6167.html
위 인터뷰 형식은 대화의 맥락을 부연 설명해 인터뷰를 읽는 독자의 이해를 한층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첫번째 형식과 같은 단점을 갖는 한계 또한 있습니다.
세번째로 머릿글 + 3인칭 시점의 묘사체, 인터뷰 내용은 쌍따옴표로 직접인용하는 형식이 있습니다.
관련링크 : http://theguardian/com/politics/2011/mar/19/ed-miliband-interview
다음 인터뷰 형식은 앞의 두 형식과 다르게 말맛을 살리고 캐릭터를 생생히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구사하기엔 어려운 형식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3강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1강 후기 링크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177350
2강 후기 링크 : http://academy.peoplepower21.org/index.php?mid=lecture_board&document_srl=1205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