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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다루는 글쓰기]2강 - 팩트는 신성하다.
지난 강의가 글쓰기를 위한 '컨텐츠'에 방점을 찍었다면, 이번 강의는 컨텐츠를 구성하는 '팩트'에 중점을 두고 진행 됐습니다. 우리가 만약 남들이 하지 않는 것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컨텐츠를 잡았다면, 기자님께서는 이제 팩트에 근거한 자료수집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요한 점은 '팩트에 근거한' 자료수집입니다. 그렇다면 왜 '팩트'에 근거해야할까요, 그리고 2강의 제목처럼 팩트는 신성한 것일까요?
2007년 대한민국은 '신정아 사건'으로 떠들썩했습니다. 많은 언론사들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2007년 9월 13일에 문화일보가 '신정아 누드사진 발견'이라는 표제의 기사를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과 함께 일면에 실었습니다. 이에 신정아씨는 문화일보를 고소했고 결국 누드 사진은 조작한 사진으로 판명나 당시 문화일보 편집국장이 옷을 벗는 사태까지 있었습니다.
작년, 전 국민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때는 MBN이 interviewee 홍가혜씨에 대한 팩트체크를 정확히 하지 않아, 방송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이 방송사고는 대중들의 마음 속에 타오르고 있던 언론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제대로 했습니다.
저번 강의후기에 썻던 것과 같이 지금은 1인미디어 시대입니다. 즉 공식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파워블로거라면 기자처럼 잘못된 팩트로 인해 명예훼손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컨텐츠를 구성하는 팩트가 잘못됐다면, 심각한 피해가 본인에게 돌아올 수 있으므로 '팩트는 신성하다.'란 표현은 어느정도 맞는 듯 보입니다. 그럼 정확한 팩트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을까요?
일단 기본적으로 사건을 서술할 때 항상 5W1H(who, what when, where, why + how)에 입각해야합니다. 앞의 6요소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 팩트는 신성함을 갖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5W1H에 입각해 글을 서술하더라도 고려해야할 점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첫째로 '행위나 사건의 주체와 객체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기' 입니다. 예를들어 검찰이 수사를 했다면 서울중앙지검 소속인지, 어떤 부서, 어떤 직책인지 명확히 표기해야 합니다. 또 냉장고가 불에 탄 사건을 서술할 때도 단순히 개념어인 '냉장고'를 활용하기 보단, 구체적으로 어느 브랜드의 몇년식 제품인지까지 서술하는 게 좋습니다. 둘째로 인터뷰, 사건에 서술되는 인물들의 취재 중 나이를 알아야 할 땐 무조건 '출생년도'를 물어야 합니다.
정확한 팩트의 구성을 알았으니, 이제 팩트를 어떤 방법으로 얻을지 알아볼까요?
첫째로 국가통계포털 사이트에서 통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등교육을 받은 '배운 여자'는 그 때 극소수였다.'라는 문장 뒤에 국가통계포털에서 '교육정도별 인구 및 비율'자료를 보면, 1955년 당시 여고생은 5만 5300명으로 전체 여성 인구의 0.5%였다.'는 문장을 덧붙인다면, 앞문장에 훨씬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도서관은 '납본 제도'(도서관자료를 발행하거나 제작한 자가 일정 부수를 법령에서 정한 기관에 의무적으로 제출하는)에 의거해 국내 최대량의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로서 풍부하고 의미있는 컨텐츠를 꾸미기 위해서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손만 내밀면 닿을 거리에 있는 팩트를 이용하기보단 언급한 두 도서관의 자료를 최대한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특히 자료로 회고록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고록은 사실상 2차자료(단행본)과 달리 가공이 덜 된 1차자료이기 때문에 특정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합니다.
'공' 또는 '국'자가 들어가는 기관의 문서기록을 노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국' 또는 '공'자가 들어가는 국회회의록, 지자체, 공기업 등 모든 기관들은 기록을 남기고, 국민들이 언제든 열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재하려는 인물 혹은 대상의 관련 인물이 있다면, 인터뷰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터뷰를 할 때는 현직보단 전직의 사람들을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당국에 대한 좀 더 자유로운 의견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상대와의 교감입니다. 인터뷰를 당하는 사람으로서는 자신의 또는 자신이 아는 정보를 드러내야 하기에 인터뷰에 방어적 태도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고, 공감을 얻는 게 인터뷰를 할 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 동시에 핵심적인 일입니다. 또 중요한 진술이 있을 땐, 바로 메모하고 녹음기는 상대방에게 압박감을 주지않는 선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그리고 헤어질 때 핸드폰이 아니면 이메일이라도 알아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보공개시스템 사이트에서 정보공개청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실 공식 언론인이 아닌 개인의 신분으로 다양한 인터뷰 특히 정부와 관련한 인터뷰를 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 개인이 그나마 정부에 대한 자료를 얻어 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정보공개청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