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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한국사회의 길을 묻다] 1강 - 한국사회, 왜 다시 민주주의인가
참여연대 20주년 기념강좌
[참여연대, 한국사회의 길을 묻다] 1강 - 한국사회, 왜 다시 민주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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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강 (04.01) 한국사회, 왜 다시 민주주의인가 / 조국
• 2강 (04.08) 경제민주화의 쟁점과 방향 / 전성인
• 3강 (04.15) 시민운동, 정당정치, 시민정치 / 정상호
• 4강 (04.22) 복지국가의 현단계와 미래모색 / 윤홍식
• 5강 (04.29) 민주적 법치와 사법개혁의 방향 / 한상희
• 6강 (05.13) 동아시아와 한반도 / 이남주
• 7강 (05.20) 평화권과 평화국가를 위하여 / 이대훈
• 8강 (05.27) 참여연대, 한국사회 길을 묻다 / 이태호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하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익숙한 만큼 과연 안녕한가를 생각해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듯 하다. 이번 강의는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는 지금 안녕한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가 싶다. 1970년대의 유신독재, 1980년대의 신군부독재 치하에서 많은 피를 흘리며 이루어 낸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4월 2일에 시작됐다.
비판의 통로가 막히고 민주주의의 위기가 찾아오다.
1강을 맡게 된 조국 교수는 우리가 1987년 헌법 체제에서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가 대표를 뽑는 등 자유로운 선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상당한 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 피를 흘려 이루어 낸 정치적 민주주의는 위기의 기로에 서있다. 최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그는 이것이 좌파와 우파의 문제를 떠나서 한국 민주주의 자체의 위기라고 설파했다. 앞서 말한 자유로운 선거가 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 스스로가 이를 훼손하고 침해하는 것 자체가 위기가 오고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와 관련된 자들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법적 처벌을 받은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들의 선거 개입이 대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이루어졌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기관으로부터의 개입이 이미 한 번 일어난 상태에서, 이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기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비판의 통로가 막힌 것도 큰 문제임을 지적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시민들은 대통령을 포함하여 자신의 손으로 뽑은 대표자들을 비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1970년대에 국가 지도자층들을 비판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깔려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한국사회에 있어 큰 변화였다. 그러나 지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이들은 모두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 G20 정상회의 당시 쥐를 그렸다는 이유로 처벌받은 사람, 박근혜 당시 의원의 그림을 그리다가 수사를 받은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시 화제가 되었던 미네르바 사건까지. 이제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표를 우리가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그럴 수도 없는 분위기로 몰리고 있음을, 그는 말했다.
1987년 헌정체제의 기반이 흔들리다.
조국 교수는 이어 두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한 명은 권은희 과장이었고, 다른 한 명은 윤석렬 검사였다. 이 두 사람이 헌정을 문란케 한 범죄를 잡아내려 노력했음에도, 조직이 스스로 이들을 내쳐버리는 상황이 벌어졌음을 개탄했다. 이것이 법치의 근간을 흔들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일종의 ‘괴물’이 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된 이래,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는 이제 거대한 괴물을 마주하게 되었다. 괴물을 통제하던 시민들의 힘, 권력의 힘이 약해진 그 순간을 비집고, 괴물은 그 몸집을 거대하게 불려서 나타난 것이다.
또 다른 괴물의 등장
헌정체제를 위협하는 정치적 괴물 외에, 우리는 또 하나의 괴물을 마주하고 있다. 그것은 재벌로 대표되는 경제적 괴물이다. 5공 시절만 해도 국가 권력에 대항하지 못했던 이들 재벌은, 민주화 이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성역을 만들어 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전혀 통하지 않는 성역이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력은 시장권력, 즉 자본으로 넘어갔다’는 지적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그나마도 이를 제어하기 위한 대안으로 경제민주화 이슈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나왔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하다. 여야가 인지하고 있음에도 풀리지 않고 있고, '갑의 나라'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이 괴물로 인해서 자신들의 경제적 생존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작 자신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있다. 그나마도 다행이라면 갑과 을의 관계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논의가 사그러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조국 교수는 말했다.
우리 한국의 시민들, 멍게로 살아갈 것인가?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이며 이 독재를 통해서 '경제적 살인을 하지 말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금 한국사회는 어떠한가. 앞서 말했듯, 재벌이라는 괴물이 한국의 시민들을 상대로 독재를 펼치고 있다. 이 독재를 상대로, 이제 우리는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때가 왔다. 아니, 이미 벌이고 있다.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의 실제 주인공인 황상기 씨는 삼성을 상대로 1심에서 故 황유미 씨의 산재를 받아내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재벌이라는 괴물을 향해 강하게 저항을 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외친다. 더 이상 멍게로 살지 말 것을 말이다.
<참여자 질문>
1. 시민의 힘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2.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단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3. 비정규직과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4. 양극화된 공화국을 공공성의 공화국으로 만들 것인가?
글 : 자원활동가 조동완 / 편집 : 아카데미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