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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기> 자기재생을 위한 춤워크숍
‘온전히, 움직이는 나의 몸만을 도구로 무엇인가를 표현해 낸다.’
내 인생의 어려운 영역 중 하나다. 언젠가는 한번 도전해 보리라 막연히 꿈만 꿀 뿐, 그 비슷한 언저리를 배회하며 내가 할 수 없는, 혹은 해서는 안 되는 이유들을 먼저 생각하고 저만치 밀쳐 두었었다.
‘자기재생을 위한 춤 워크숍....몸치, 박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늘 춤을 갈망해 왔다.’ 이 매력적인 문구에 이끌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4회밖에 안 된다고 하니 주먹에 힘을 불끈 줄 것도 없이 결제까지 일사천리로 신청 완료했다.
힘들었다.
몸풀기를 하는 초반 30분은 웬만한 개인트레이닝의 강도에 밀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양팔을 좌우로 펼쳤다고 모으기를 반복하고, 고등학교 이후로 처음인 듯한 제자리높이뛰기까지. 첫 날은 시계를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땀이 윗옷의 등과 목둘레에 스며들 때쯤 몸풀기가 끝이 나면 어느새 몸은 한결 가벼워지고 다음 동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신기했다.
두 번째 수업이었나? 선생님이 오늘은 안무를 창작해 보겠다고 했을 때, 올 게 왔구나 싶었다. 안무 창작이라니... 나에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러나 1시간쯤 시간이 흐른 후에 나는 누구보다도 팔다리를 크게 움직이며 공간을 휘젓고 있었다.
처음에 선생님은 하루 중의 자신의 움직임을 살펴 5개의 동사로 적으라고 했고, 그 동작을 직접 자신의 몸으로 표현해 보도록 시간을 주었다. 책장을 넘기는 오른손의 아주 작은 움직임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의미 없던 양다리의 반복이, 그런 일상의 움직임들이 조금씩 커지더니 어느새 제법 모양을 갖춘 안무가 되고 있었다. 사전 조율이 전혀 없었던 전체 참가자들의 동작은 그 사이사이를 메우는 음악이 덧칠해져 훌륭한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어쩌면 내 몸 안에도 ‘춤’이라는 유전자가 존재할 수도 있겠다는 위안이 생긴 수업이었다. 설령 없다할지라도, 마지막 수업 시간에, 나의 무게를 받아 주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등과 어깨를 내주었던 동료들이 있다면 춤, 그것도 별 거 아닐 수 있겠다. 나의 어려운 이 첫 걸음을 이끌어 주고 동행해 준 선생님과 동기 참가자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