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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굿모닝 살롱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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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0!
굿모닝 살롱 두 번째 모임이 있던 날. 아침부터 나름 꽃단장을 하고 빵가게에 들러 케잌을 고릅니다. 빵 시트는 쵸코로 겉은 생크림으로 된 케잌이라 했었나? 이 우스운 주문에도 말 못할 사정이 있긴 하지만... 아니 그런 케잌이 진짜 있네요?! 신기해하며 값을 치르는데 포장하시던 분이 묻습니다. “초는 몇 개 드릴까요?”
첫 번째 모임 때도 실내장식을 도맡아 수고해주셨던 장정아 선생님의 이번 컨셉은 크리스마스. 앙증맞은 장식품들, 예쁘고 신기한 초들, 알록달록한 냅킨들이 연말 분위기를 한껏 띄워줍니다. 사실 커다란 보따리를 두 개씩이나 들고 등장하실 때부터 이 정도는 예상했었지만 선생님의 의상까지도 크리스마스 컨셉일 줄이야.... 역시 프로페셔널!

장정아 선생님이 예쁘게 꾸며주셨어요
여름에 한번 모이고 이 겨울에 다시 살롱을 여니 결국 계절 걸러 한 번 꼴로 모이는 셈인데 ‘이러면 서로의 생사확인 수준이군...’하며 불온한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속속 살롱에 도착하시는 분들의 면면을 확인해 보니 그 생각은 역시 불온한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아카데미의 가을 강좌를 들으며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서로의 얼굴에 도장을 쾅쾅 찍어대고 있었으니까요. 이제 가을 강좌도 얼추 마무리가 되고 각자가 신청했던 강좌들도 모두 막을 내렸고 다음 봄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서로 도장 찍을 일 없으니 어찌보면 그 사이에 이렇게 일 치르듯이 한 번씩 만나 이번 계절은 어땠는지 서로 나누고 알아가는 자리로는 일 년에 두 번, 이 텀이 가장 최적이긴 합니다.
이번 겨울 모임엔 어엿한 식순이 있었지요. 이래저래 사회와 진행, 분위기 모두 담당하시느라 무척 즐거우셨을 우리의 황반장께서 역시나 이 식순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식순은 선물 경매...

황반장님이 스웨터 선물을 설명해 주고 있네요.
지금은 자신한테 소용이 없어진 물건 혹은 사연이 있는 물건을 하나씩 준비해 와서 그동안의 근황과 함께 소개하는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제일 감동적이었던 선물은 무려 3시간 이상을 손수 저어가며 만든 순도 100%를 자랑하는 대추차였구요... 하늘거리는 나비문양이 고혹적이어서 당장 내년 봄을 준비하는 처자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스카프도 기억에 남습니다. 멀리 외국에서 가져오셨다던 그릇은 보자마자 누구한테 가장 어울릴지 금세 떠오르더니 진짜로 그분이 새주인님이 되셨지요. 알록달록 니트가디건은 저도 경매에 참여했었는데... 모임의 막내라는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더 동안이고 아름다운 분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살짝 억울했는데 그분이 바로 그 정성의 대추차를 준비해 오신 분이라... 그리고 사실 전 그날 경매 참여 자격이 없었으니 이런 말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까먹고 선물 준비 못해갔거든요. 근데 그런 사람이 통틀어 저 하나였다는 사실... 찐하게 반성합니다.
꼭 고운 편지지 무늬같던 한 쌍의 찻잔도 컵을 수집하신다는 주인을 새로이 만났구요, 백화점에 직접 가셔서 고르고 곱게 포장까지 해오셨던 력셔리한 숄은 집안이 추우셔서 고민이시라는 분을 만나 제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었습니다. 맨손으로 간 저에게도 얼굴 깨끗이 씻을 폼클렌징과 챙이 달린 니트모자라는 선물을 나누어주셨으니 저희 살롱의 넉넉함과 훈훈함이 어느 정도인지 대충 아시겠죠?

1부는 너무 맘에 드는 호피무늬 가운을 받으신 황반장님의 패션쇼와 함께 막을 내리고... 맛나게 차려진 점심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휴먼로이어께서 준비해오신 스파클링 와인 두 병은 그렇게 경매 없이 우리 모두의 위장에서 공동소유가 되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이번 경매에서 받으신 스카프를 목에 두르시고 먼저 서둘러 가시던 휴먼로이어님... 그 스카프 그날 양복 빛깔과 너무 너무 잘 어울려서 무척 근사했어요!

위시카드를 설명하고 계신 정애자 선생님
2부는 내년에 자신이 꿈꾸는 소망들을 예쁜 카드에 적고 서로 나누기였는데, 사실 이 식순에 기획자의 음모가 있었다는 거... 그날 모임에는 예쁘게, 평소 안 입던 옷들 챙겨 입고 오세요라고 안내장 띄웠지만 진작부터 모임 기획자들은 패션쇼를 안중에 두고 있었지요. 기억해보세요, 그날 모임을 준비하셨던 분들이 어떻게 의상 준비들을 해왔는지 ^^. 특히 황반장과 주은경 선생님이 압권이셨지요. 주선생님은 이란에서 구입하셨다는 드레스와 실크로드 여행길에 사셨다는 모자를 가방에 따로 싸오시는 열의를 보여 그 자체로 감동의 물결이었습니다.
좌중을 한 바퀴 도는, 기획된 패션쇼를 위한 간단한 워킹을 끝내고 각자가 적은 위시카드를 들고 발표할 때, 너무 즐거워서(?) 위시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거... 저만 그랬나요? 왜 황반장과 김간사의 앙드레김 패션쇼 패러디 때 여러분 모두 난리법석이셨잖아요. 둘이 이마 맞대는 그 웨딩 퍼모먼스... 하하하!!! 밑에 자료화면 나갑니다~

김간과 황반장님의 앙드레김 세레모니(오우 노..ㅠㅠ)
그렇게 웃고 떠들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와중에서도 저의 위시 발표 때 여기저기서 날아들던 지적질들... 아~ 살롱멤머 여러분의 일관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늦게나마 큰곰대장님이 와인을 두 병이나 품에 안고 오시고 그렇게 썰렁했던 여탕은 금세 남녀혼탕이 되어 더욱 훈훈해졌습니다. 모든 식순이 끝나고 케잌에 촛불을 켭니다. 몇몇 분이 묻습니다.
“왜 초가 두 개야?”
이렇게 저희 굿모닝 살롱의 두 번째 모임도 유쾌하게 웃으며 끝났습니다. 약속드린 대로 세계정치경제나 기타 국내 핫이슈들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구요... 그냥 놀았습니다, 신나게! 가끔 이렇게 내 나이와 내 의무, 내가 기억해야하는 것들을 모두 잊고 양말에 빵구가 날 때까지 노는 것도 해봐야합니다. 노는 것은 아이들만의 의무가 아니기에...
이제 얼마간 여러분들의 얼굴을 못 뵙겠네요.
굿모닝 살롱 송년회를 마무리 하면서 다함께 찰칵
시간은 개인들에게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다음 모임에도 우린 서로 각자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모여 결국 서로 같은 추억을 나눠가진 채 흩어지겠지요. 그와 더불어 준비해야할 초의 개수도 하나하나 보태질 테구요.
글로 정리하다 보니 갑자기 이런 시간들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어쩌죠? 여러분 저 드디어 철드나 봐요ㅠㅠ
※ 굿모닝 살롱 후기는 느티나무 수석 자원활동가 박현아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수석 자원활동가 박현아^^ 100%동의합니다.
그날의 파티를 위하야 새옷도 준비한 수석께서 후기도 이리 맛깔나게 올려주시다니...
깔깔대며 웃었던 그 시간들이 다시 생각나 행복합니다.
내년엔 더 기발한 순서가 기다리고 있겠죠??? 황반장님...
아니... 그러고 보니 '수석'이 붙어 있네요. 호호호~
뭐야 맨날 립서비스만 요란하구ㅋㅋㅋ
담엔 아카데미 명예기자도 같이 달아 주세요. 김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