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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경제학 고전 읽기 <국부론> 제4강('19.6.25.) - 노동가치론
어느덧 계획된 5주중 절반을 넘어서 이제 두 번의 시간만 남았습니다. 6월 25일 네 번째 시간에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중 가치론 부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상품의 가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이 핵심인데요. 이를 알아보기 앞서 우선 시장가격과 자연가격의 의미를 새겨보았습니다. 시장가격은 우연적 요인과 유효수요에 의해 변동되는 성질을 갖는데 비해 자연가격은 어느 시기 어느 경제에서나 경제의 일반적 상황에 의해 결정되는 평균수준의 임금, 이윤, 지대의 합을 의미합니다. 또 자연가격은 시장가격 변동의 중심으로서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과 경쟁으로 인해 시장가격은 자연가격으로 수렴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연가격이 가치론의 분석 대상이 됩니다.
스미스는 상품의 가치를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로 나누었는데 사용가치는 상품의 쓸모를 말하며, 교환가치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힘을 의미합니다. 분업사회에서 말하는 가치는 대개 교환가치일텐데 스미스는 노동이 교환가치의 원천이며 진정한 척도라는 노동가치설을 주장했습니다. 노동가치설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각종 물품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노동의 양 사이의 비율이 물품들 상호 교환의 유일한 요인이라고 보는 입장이 투하노동가치설입니다. (p.60) 이에 비해 상품교환을 통해 지배하는 노동의 크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지배노동가치론입니다. 나중에 스미스는 투하노동가치설을 포기하고 지배노동가치론을 내세우게 됩니다. 이밖에 일반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자연임금·자연지대·이윤이 포함된 생산비용을 토대로 가치를 바라보는 생산비용 가치론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노동가치론은 투입노동량의 측정이 어렵고 사유재산이 존재하는 경제에서는 적용이 곤란하다는 이론적 문제를 안고 있지만 농업만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중농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농업만이 아니라 제조업도 가치를 창출한다는 사실을 짚어냈고 리카도와 맑스로 계승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갖고 있다 할 것입니다.
생산비용 가치론을 구성하는 요소는 임금, 지대, 이윤입니다. 즉 생산비용을 분리해보면 임금, 지대, 이윤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요소 하나하나가 분배론의 논의 대상입니다. 우선 임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토지 사유와 자본 축적이 없었던 원시시대에는 노동자는 노동생산물 전체를 향유할 수 있었지만 토지의 사적소유가 이루어진 후에는 노동생산물에서 지대와 이윤이 공제되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임금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스미스에 따르면 우선 임금은 보통 노동자와 고용주간의 계약 또는 협상의 방법으로 정해집니다. 하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상황은 항상 노동자에게 불리합니다. 애덤 스미스가 활약하던 당시에도 노동자들의 단합이 금지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고용주들이 은밀히 연합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p.86~88). 그렇다하더라도 임금을 일정 수준이하로 내릴 수는 없다고 스미스는 주장합니다. 자본주의 유지에 필수적인 노동력의 재생산을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 정도의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p.89) 또 다른 방식이 임금기금입니다. 축적된 자본 중 임금으로 지출되는 부분인 임금기금은 노동수요 충당에 쓰이는데 임금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수요는 그 나라의 수입 및 자본의 증대와 함께 필연적으로 늘어납니다. 즉 자본축적이 임금기금의 크기를 결정하므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되는데 이같은 입장에서 애덤 스미스의 낙관적·조화론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어 이윤의 개념과 의의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윤은 생산비용에서 임금을 제외한 나머지로 보는 임금 공제설이 대표적으로 스미스에 이어 고전학파 경제학을 완성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리카도 이론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이윤은 임금에 비해 더 변동이 심하고 측정하기 힘든데 시장가격만이 아니라 경쟁자들의 행동, 제품의 생산 뿐만 아니라 수송과 보관 등으로부터도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p.115) 이 때문에 정확한 이윤율을 확정할 수가 없고, 대체적인 수준은 이자율을 통해 파악합니다. 이윤율과 이자율은 대개 같이 변하기 때문인데 통상 이윤율은 투자의 위험부담을 보상하기 때문에 이자율보다는 다소 높다고 합니다. 또 이윤은 자본투자의 대가로서 그 크기에 따라 증대하지만 이윤율은 저하되는데 이를 이윤율 저하의 법칙이라 합니다. (p.158) 교수님께서 수업 마지막에 강조하신 부분은 자본 축적입니다.
애덤 스미스는 자본은 근검절약에 의해 증대될 수 있다는 근검절약설을 내세웁니다. 낭비 또는 소비는 현재의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욕구이나 저축은 우리의 상태를 더 좋게하려는 욕구로서 저축을 통해 축적된 자본이 분업촉진과 고용증대를 가져오고 이는 국가의 부 확충으로 연결된다는 논리구조를 갖고 있는 주장입니다. 군부 독재 시절 근검절약을 강조하고 소비를 죄악시하며 저축을 강요받았던 경험이 있는 우리에게는 꽤나 익숙한 얘기이기도 합니다. 강의가 끝난후 역사적 관점에서 동·서양 이윤의 격차에 대한 질의, 우리나라는 국가주도의 리더십 기반하에 시장경제를 활성화한 것이 경제성장의 주 요인이었다는 의견, 여타 동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저축률과 은행의 안정성이 담보된 것이 차별적 지점이 아니었는가라는 생각 등이 논의되었고 교수님께서는 인적자본의 확충이 가져온 경제성장의 효과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제 마지막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국부론 강의 전반을 정리하면서 애덤 스미스의 경제적 자유주의, 케인즈 학파와 시장주의 학파의 이론 등을 비교·분석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 자원활동가 민동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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