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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민혁명과 다른 세상을 위한 사회운동론] 6강 / 대의제의 위기, 새로운 주체와 기획
[촛불시민혁명과 다른 세상을 위한 사회운동론] 6강 / 대의제의 위기, 새로운 주체와 기획
박진_인권운동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
박주민_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박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상황실장
- 왜 대의제의 위기인가?
탄핵 가결의 순간, 이전의 경험에서 비롯된 절차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그래서 탄핵보다는 즉각 퇴진을 구호로 사용했었다. 그 불안을 역전시켰던 것이 광장의 분노였다. ‘대의제의 한계를 직접 민주주의가 돌파한 순간’으로 기억한다.
- 통진당 해산을 했던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늘 기회주의적 행동을 보였었다. 통진당 해산 심판 때도 보지 않았나. 그런데 그들이 왜 탄핵을 인용했을까? 마찬가지다. 촛불이 보여준 국민적 분노가 있었기 때문이다.
- 안철수의 우클릭, 문재인의 후퇴. 왜?
- 광장과 일상의 불일치
- 촛불의 광장을 일상의 광장으로
- 내 삶이 어떻게 촛불의 광장이 될 것인가?
- 특권과 패권 반칙을 넘어
1987년을 넘어 2017년을 살아갈 우리에게에서
박주민_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 Democracy에서 Demo는 군중을 뜻한다. 특히 의사소통을 나누고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군중들이다. 이 Demos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전반적으로 필요하다. 이 과정이 바로 시민운동의 핵심이라고 본다.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 |
현대 민주주의 |
규모가 작다. |
규모가 크다. |
시민 동질성이 낮다. |
시민 동질성이 높다. |
관료가 없다. |
관료가 많다. |
정당이 없다. |
정당이 있다. |
- 그런데 왜 민주주의라고 부를까?
로마의 공화정은 혼합제 정치체제이자 선출된 사람과 시민들의 협력체제였다. 그리스보다 오히려 현대 민주주의와 가까운 모습이다. 미국 헌법의 아버지들은 자신의 정부를 민주주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2차 세계대전 이후 노동자·여성·이민자 등이 투표권을 확보하며 민주주의라는 말이 대세가 되었다. 사회의 하층이 시민권을 획득해 나가려고 조직화 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탄생하였다.
- 시민과 정당, 시민과 정치영역 간의 상호 소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소환제 등 다양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 정치영역의 안에서는 국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정치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영역의 밖에서는 시민들 스스로가 Demos가 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1부 토론
박진 퇴진행동 상황실장, 박주민 국회의원,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Q. 광장 이후 과제들이 많이 산적해 있는데, 촛불이 계속 켜있어야 하지 않나. 이에 대한 퇴진행동 내부의 논의는 어떤지 궁금하다.
박진 : 20차 집회에서 탄핵이 인용되었고, 집회는 22차까지 예고했었다. 필요하다면 대선 전까지 더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대선 이후에는 퇴진행동의 역사적 소명을 다 했다고 판단한다. 촛불이 광장에 나오기 위해 퇴진행동이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촛불은 누가 불러서 나온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고, 광장에서 퇴진행동은 진행의 주체였지 앞에서 이끌어나가는 주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일상의 정치성을 어떻게 부여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래야만 필요할 때에 광장에 시민들이 모일 수 있기 때문이다.
Q. 촛불의 함성을 정치권에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선 시기에 맞추어 국민이 참여한 개헌 토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 역할을 퇴진행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이태호 : 광장이 아닌 일상과 정치로 촛불이 들어가야만 한다. 개인적으로 퇴진행동에는 그런 힘이 없다고 본다. 우리가 부른다고 해서 촛불이 모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주민 의원에게 질문을 드린다. Demos에 대한 이야기는 공을 다시 시민사회에게 던진 것은 아닌가? 광장 이후, 실제로 정치는 바뀌고 있나? 만약 아니라면, Demos외에 어떤 이유로 그러한가?
박주민 : Demos가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광장에서 제시된 개혁입법과제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야당은 입법하려고 한다. 그러나 탄핵정국 이후 바른정당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세력이 다시 기세등등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들이 입법 시도에 대해 따지고 걸기 시작했다. 탄핵과는 달리 개혁과제에 대한 촛불의 열기, 뜨거움이 없기 때문에 이들이 쉽게 합의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Q. 국회선진화법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가?
박주민 : 그에 대해 여야가 협상을 시도했는데,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반대했다. 그럼 지금 말고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협상을 하다가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아마 야당에서 집권한 뒤에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집권세력이 권력을 내려놓게 하는 데에는 시민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촛불에서 일상으로 라는 것은 너무 수사적인 표현이 아닌가. 일상이 뭔가? 나는 경제활동 하는 게 일상인데, 촛불이 들어 온다는 게 뭔가? 오히려 일상에 대한 혐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그리는 상이 있다면 어떤 모습인지 들어보고 싶다.
박진 : 87년 투쟁 때 운동 진영에서 제일 먼저 했던 건 두발의 자유화다. 생각보다 굉장히 일상적인 의제가 아닌가? 권리가 침해된 주체의 일상에서 터져 나온 불만을 입 밖에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등바등하는 삶, 혹은 정처없이 부유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룹이 일상에서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그걸 어떻게 많이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Q. 광장에서 수많은 의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의 유쾌했던 정치적 표현과 축제같은 에너지를 모아 정기적인 정치의 축제를 여는 건 어떨까?
박진 : 좋은 생각이다. 최근 무한도전 국민의원 편을 감명 깊게 봤었다. 바로 이런 게 필요한 거 아닐까? 그 때 생각했었다. 정치 혹은 민주주의에 대한 박람회를 기획해볼까 생각 중이다.
이태호 : 비슷한 축제가 홍콩과 대만, 일본에도 있었다. 공통점은 그런 축제 뒤에는 항상 정보공개운동이 활발해진다는 점이었다. 이 정보공개운동이야말로 일상과 정치의 거리를 줄여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박진 : 퇴진행동을 하며 광장이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느꼈다. 의제는 이렇게 많이 나왔는데, 그 의제를 광장이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부분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2부 토론
이태호 : 광장 이후, 사회적, 정치적으로 우리 사회가 변화되고 있다고 보는가?
박주민 : 지금 문재인 후보는 적폐청산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적폐청산 구호를 이제 그만하라는 압박이 크게 나오고 있다.
박진 : 광장이 바뀐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대선후보들이 여론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의 단설 유치원 공약이 그랬다. 정치인의 발언에 대해 시민들이 예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게 바뀐 모습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변화는 언젠가 오겠지만 지금은 약간 주춤주춤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박주민 : 변화가 있기는 있다. 변화는 앞단이 아니라 뒷단에서부터 오고 있다. 그동안 광장을 주도했던 6~70년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이 더 이상 먹히지 않기 시작했다. 뒷단이 아닌 앞단의 논의가 사회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Q. 광장의 전체적인 맥락은 비슷하지만, 구체적으로는 다르게 나타났다. 다양한 목소리이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느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광장에서 논의된 제도권의 변화에 대한 열망, 이게 국회에서 가능은 한 것인지 알고 싶다.
박주민 : 가능하다. 그런데 가능성이 낮다. 지금의 정치인들이 인터넷, sns에 상당히 민감하니까 이걸 이용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진 : 4.16 이후 긍정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바로 리본공작소에서 봉사자들이 리본을 만들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다. 일상적인 모임에서 나누는 일상적인 이야기, 이게 절대 작은 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청년들에게 질문한다. 정치에 대한 깨달음이 스스로에게 어떻게 왔는지, 현실문제의 해결에 대한 논의들을 일상에서 나눠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박진 : 청년의제를 가지고 광장에 가면 청년들이 나오지 않는데,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나온다. 왜 그러는지 궁금하다.
청년1 : 현재 학교 내에서 부조리에 대한 시위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교내에서 정치 이야기 모임을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광장 이후 청년들의 변화라고 본다.
청년2 : 이대 시위를 지켜보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노이즈를 볼 수 있었다. 촛불이 일상으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과연 우리는 이 노이즈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의 짐은 생각보다 무거울 수 있겠구나 싶었다.
청년3 : 정치에 대해 많이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연한 느낌이다. 우리는 꼭 절박해야만 변화가 생기는 걸까. 시민이 없으면 입법의 변화는 없는 걸까?
박주민 : 시민과 정당이 어떤 합의체를 만들어서 어떤 전략적 합의의 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시민 없이는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다. 선거제 개혁, 국민 소환제 등의 전략적 대안도 필요하다. 또, 시민사회가 정당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우리가 전략적으로 다양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이태호 : 틀을 바꾸는 개혁과 시스템을 바꾸는 개혁, 이런 것들은 쉽지 않고. 권력관계가 무너졌을 때에야 가능하다. 틀을 바꾸는 개혁은 광장의 뒷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상은 개인이 감당하기에 너무 촘촘하게 짜여있다.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박주민 : 우리 주변에 공동체는 의외로 많이 존재한다. 배드민턴 동호회, 조기축구, 공부 모임 등이 그렇다. 모두가 공동체다. 들어갈 수 있는 그릇은 정말 많다.
박진 : 광장은 많은 것을 배우게 하고, 또 좌절하게 했다. 한국의 사회운동이 이렇게 많이 망가졌었나? 하는 실망도 있었다. 그러나 희망도 있었다. 바로 직접민주주의 세대의 광장에 대한 경험이 그렇다. 이들로 인해 사회가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주민 : 제도권 안과 조직된 시민이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걸 원하는 의원들도 국회 내에 의외로 많다. 이런 것들을 고민하며 운동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