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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김경락의 경제토크 - 경제민주주의를 말하다. 4.10. 국민연금, 어디서부터 문제인가요
다음과 같은 첫 질문으로 두 번째 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금은 예금인가? 아니면, 보험인가?”
국민연금에 대한 두 번째 토크 내용을 옮겨보겠습니다.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국민연금은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보험이다.
건강보험을 생각해보자. 건강한 사람들이 돈을 내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을 돕는다. 병원에 갈 일이 없는 건강한 젊은 사람들은 돈만 내는 것이다. 결국 그 혜택은 노인들이 본다. 재정 대부분은 노인들 치료에 들어간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나중에 본인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사회적 약속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건강보험의 운용 조건은 그 안에 건강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국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보험이 아니도록 설계가 잘못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세대간 이전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내는 때와 받는 때의 시차가 무척 크다. 받는 돈도 얼마를 받게 될지, 어떻게 결정되는지 잘 모른다. 얼마를 내는지도 잘 모른다. 결국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에, 그저 뜯긴다고만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수익률이 기형적으로 높기 때문에, 다른 자산관리는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5년 사이에 국민들의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전두환 때 법이 통과되었다. 의료보험 도입에 대한 논란은 잘 알려져 있지만, 국민연금 도입에 대한 논란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미 70년대 초 박정희 당시부터 연금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오일쇼크로 취소되었다. 일본은 1961년 도입되었고, 서양은 조합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은 복지 프로그램의 최우선순위이다. 모든 나라가 먼저 시작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인데, 노인 자살률은 2위보다 8배가 높은 1위이다. 모두들 그저 “나는 얼마 받는데?”에만 관심이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 따질 문제가 아니다. 쥐꼬리 연금이라 불리는 것은 설계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조합이다. “무위험 고수익 예금”으로 인식되어 있다보니 고치려고 해도 어렵다. 노후보장을 위한 충분성이 결여되어 있다.
언론에서 2060년경 국민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지속가능성도 의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고갈’개념이 문제가 아니다. 없으면 더 걷으면 된다. 항아리에 넣어두고 꺼내쓰는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고갈’에 대한 공포는 하나의 여론 조작이다. 팔아먹고 안주려는 것처럼 핑계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복지 얘기를 아무리 해봐야 소용이 없다. 우리 모두가 늙어서 닥치게 될 문제이다. 물론 국민연금으로 노후생활을 충분히 하라고 설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부동산 하락까지 겹쳐 노인 자살률은 더 늘어날 위험도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국민연금은 왜 하는가?”이다. 기술적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인세대의 빈곤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먼저다.
이를 위해 저소득층을 위한 이슈로 진보정당에서 어젠다를 만들어 최우선 의제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