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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된다_박한용, <역사학자 5인에게 시대의 길을 묻다> 2강 후기
3월 14일(화) 두 번째 시간 강의는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선생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친일 청산과 국정 교과서 등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내용을 옮겨 보겠습니다.
역사는 fact에 기반한 학문일까?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유병언’은 정말 죽었을까? 아직 살아 있을까?
“역사”에서만은 유병언은 죽어있어야 한다. 왜 그는 죽은 것으로 정리되어야 할까?
역사에서 사실(事實)이 사실(史實)이 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개인적 가치가 들어가게 된다. 결국 역사는 사실(事實)이 없어도 가능한 ‘인문과학’이 된다. 우리는 역사를 그 맥락,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보고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친일 청산’ 문제는 단순한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외국인 노동자, 베트남 전쟁과도 관련이 있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볼 수 있는 역사 쿠데타는 크게 두 가지다. 국정교과서 문제와 건국절인데, 결국 이 두 가지는 하나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먼저 보수, 수구, 진보에 대하여 알아보자. 이들을 어떠한 기준으로 나누어야 할까?
∘3백년 묵은 종갓집 고추장에도 보수와 진보가 있다.
∘사람 사는 곳은 모든 분야마다 보수와 진보가 있고 그것이 ‘정상’이다.
∘‘비익조’ :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리영희)
진보, 보수, 수구는 도덕적 잣대로 기준을 삼을 수 없다. 그것은 도덕과 관련이 없는 질서의 문제이다. 하나의 기준, 잣대를 제시한다면 그것은 헌법(가치규범이자 원칙)이고, 그 헌법의 최고 가치는 민중이다.
이승만이 시작한 ‘직선제’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부정선거를 위한 목적에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100년 전 민주공화국(대한민국 헌법 1조)은 당시에 진보였지만, 지금은 보수의 가치이다. 여기서 민주주의는 제도나 절차가 아닌 본질이다. 즉 민중이자 민주시민의 핵심은 동등함으로, 모든 이의 존엄성이 보장되어 평균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이는 지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과도 관련이 있다.
간단히 요약하면, “보수”는 현재완료 진행형(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옴)이라 할 수 있다. “수구”는 아직도 “각하 때가 좋았지.”, “삼청교육대”, “일제 당시”를 이야기하며 그리워한다. 그들은 대한민국 헌법 1조(민주공화국)를 부정하고 있다. 보수는 헌법 1조는 지키자고 한다. 이것이 보수와 수구의 차이다.
한국의 정치권력 흐름에서 보수와 수구의 탄생에 대하여 알아보자.
1948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68년 4개월의 헌정 기간 동안 수구-보수 양당체제 하 수구가 독점하였다. 장면의 8개월과 김대중, 노무현의 ‘잃어버린 10년’을 더하여 10년 8개월만이 보수의 집권기였고 나머지는 수구가 독점했다.
여기서 ‘노무현은 진보가 아니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가 개인적으로는 진보였을지 몰라도 그의 정책은 보수적이었다.
이러한 수구의 장수 비결은 ‘6.25효과’, 바로 ‘분단 체제’이다. 수구를 지지하는 이들은 대다수가 6.25를 체험한 세대, 6.25에 공감하는 세대이다. 그러한 배경에서 ‘전쟁을 하기보다는 독재가 더 낫다.’는 논리로 수구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 이에 반대하면 ‘빨갱이’, ‘종북’으로 공격을 받는다.
수구와 보수의 사상 기반은 친일, 친미, 반공, 자본주의 체제, 남한 단독 분단정부론 등 다섯 가지가 공통적이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는 앞서 언급한 대한민국 헌법 1조(민주공화국)에 대한 시각이다.
‘2008년 미국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는 MB가 미국 소고기를 파는 쇼호스트가 된 것도 한 원인이다. 당시 커다란 화제였던 ‘무상급식’으로 인해 급식에 미국 소고기가 사용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젊은 엄마들도 유모차를 끌고 집회에 함께 했던 것이다.
반공을 돌파한 6/15선언은 '종북' 아이들을 탄생시켰다. 증오와 적대의 남북관계가 균열을 일으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