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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억을 기억하라' 느티나무 시민연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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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시민연극단은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연극워크샵을 통해
'시민'들이 즉흥 공동창작으로 연극을 무대에 올립니다.
연극 제목은 <기억을 기억하라>
* 아래 내용은 제2회 인권연극제 주최측에서 느티나무 시민연극단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을 만난 인터뷰 기사로, 인권연극제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http://hrtfesta.org/)
Q. 참여연대에서 하는 워크샵은 어떤가요?
주은경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는 지성 감성 영성을 통합하여 개인과 사회가 변화하기 위한 시민의 힘을 기르는 배움의 공간입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시도를 하다가 부분적으로 연극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어요. 그 경험속에서 몸으로 하는 연극적 방법의 힘을 발견하고, 독자적으로 연극워크샵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작년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가을학기에 1기 연극워크숍을 시작했습니다. ‘기억’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 참여자들 스스로 자기 안의 세월호의 기억을 자신의 언어와 몸짓으로 표현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번은 5기 워크숍입니다.
(사진_참여연대 연극워크숍)
Q. 연극 워크샵을 어떤 취지로 만드셨나요?
주은경 : 참여연대에는 워크숍 프로그램이 많잖아요. 참여연대 에서는 지성의 부분과 감성의 부분과 영성의 부분을 통합된 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연극 워크숍이 아닌 다른 워크숍에서도 연극적인 부분을 많이 사용했어요. 몸을 쓰거나. 그 런걸 보면서 느티나무에서 지성 영성 감성을 통합하는 교육이 저희가 생각하는 중요한 교육 중 하나인데, 연극이 그런 면에 있어서 이 교육에 적합하구나 하고 발견하게 되었어요.연극을 독자적으로 워크샵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연도의 가을에 연극 워크샵을 시작했거든요. 그때 첫 번째 워크숍[기억을 기억하라]에서는 강의를 듣고 연극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었어요.
세월호가 계기가 되어서 오로지 생각으로써만이 아니라 자기 안에 세월호를 생각하고, 세월 호를 자기스토리대로 끄집어내고 자기만의 언어로, 자기만의 몸짓으로 표현 해보는 경험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극 워크샵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연극이 몸으로 하는 배움이라 큰 힘이 있다고 하셨죠?
주은경 :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지성 감성 영성이 통합되어 표현하는 것이죠. 춤과 연극 모두 몸으로 표현하는 것인데, 연극은 몸과 언어가 결합되기 때문에 또다른 힘이 있어요. 인간의 몸에 역사가 있고 권력의 경험이 축적되어 있지만, 평소에 자각하지 못해요. 연극이나 춤과 같이 예술을 통해서 자기도 몰랐던 자기안의 억압, 자기 안의 힘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서로 배우게 되지요. “내안의 경찰을 몰아내고 나의 주인이 된다,” 이것이 연극의 힘인 것같아요.
Q. 인권연극제를 어떻게 아셨어요?
주은경 : 작년 가을 1기 연극워크숍을 하고 있을 때, 인권연극제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참여연대 느티나무에서 연극 워크샵을 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거에요. 가장 관심을 끈 토론연극을 보러 갔는데, 제가 아는 인권 운동가가 배우로 출연했더군요. 반가웠어요. 그후 그분을 만나서 물어봤어요. 연극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연극을 하면서 그동안 비판해온 사람들 진심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분은 연극무대에서 상대 캐릭터에 몰입해 표현하면서 진심으로 그 입장에서 역지사지할 수 있었다, 그 다음 상대를 비판적으로 대할 때는 그 이전과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연극에 타자의 대해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발견했어요.
시민들과 연극워크샵을 진행하는 이수연 연출님을 만났습니다! 안녕하세요~
Q. 안녕하세요 연출님! 참여연대 느티나무 홀에 어떻게 참여하시게 되셨나요?
연출 이수연 : 불러서 왔어요!(웃음)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시민연극단’을 만드는 취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시작하는 연극단이니만큼 잘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연출로 흔쾌히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진_참여연대 연극워크숍)
Q. 시민연극단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연출 이수연 : 연극이라는 장르가 접근하기 힘들고,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들도 제한적이잖아요? 사람들이 영화는 쉽게 보러가지만 연극공연을 보러가는 경우는 많지 않죠. 관객입장에서도 그런데 직접 연극을 만들고 배우로 서는 주체가 되는 것은 부담이 많을 거에요. 그럼에도 시민들이 뜻을 모아 연극단을 만든다니 굉장한 일이지요.
연극인들이 공연을 만드는 이유는 결국 관객들과 연극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서잖아요? 공연이라는 형식으로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전문 연극인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시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니, 결국 연극예술이 지향하는 것과 만나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서로 소통하는 방식이 연극이 되는 셈이니까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들이 연극을 하겠다고 시간과 마음을 모은다는 것은 연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자극이 되고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다른 한편으론, 연극단을 만드는 것이 전문적인 연극인들만이 중심이 되어있다면, 그것 또한 그렇게 바람직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직장 다니시는 분, 주부, 학생 등등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이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고 연극을 하겠다고 모일 때는 분명한 이야기가 있는 거예요. 그것이 무엇이든지 시민들이 이야기가 연극을 통해 발언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민연극단의 창단과 활동은 의미가 있는 것이지요. 연극의 다양성을 넓혀간다고도 볼 수 있고요.
Q. 연출님은 느티나무 시민연극단에 들어오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
연출 이수연? : 원래요? 이런 일들을 해 왔어요.(웃음) 예전엔 무대에 서는 배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시민들, 아동들처럼 비전문인들,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수업도 하고 연극도 만듭니다.
Q. 그중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는지요?
연출 이수연 : 보람이요? 글쎄요... 그런 표현으론 부족한데.. 함께 공유하고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지요. 오래전에 제가 몇 년 동안 연극수업으로 만났던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 어머니께서 졸업공연을 보시고 장문의 편지를 보낸 일이 있어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우물우물 하던 아이였는데, 그런 아이가 무대에서 연기하는 걸 보고 어머니께서 놀라신 거에요. 그동안 집에서도 아이가 계속 웅얼거렸는데, 알고 보니 대본이더래요. 부끄럼도 많고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하던 아이가 침대에 대본을 붙여놓고 계속 연습을 했더라는 거에요.
그게 뭘까, 무엇이 그렇게 소극적이었던 아이를 무대로 이끌었던 걸까, 그 어머니께서 연극에 대한 생각이 시작된 거죠. 무대에서 큰 소리로 연기를 잘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다시 보게 되고, 다른 가능성을 보게 된 거죠. 편지에는 아이를 다시 보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는 내용, 아이를 통해 감동을 받았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죠.
이런 즐거움 때문인지 전문 배우들과의 작업도 재밌지만, 저는 일반인들과 같이 연극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아요. 보통 전문가들은 연극예술에 대한 높은 이상을 가지고 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들의 연극에선 즐거움과 공감이 가장 중요하지요.
연극이 직업이 되다 보면 연극을 하면서 느끼는 본래의 ‘즐거움’이나 ‘살아있음’을 느끼지 못하거나 놓쳐 버릴 때가 많아요. 그런데 아이들, 일반 시민분들과 연극을 하다보면 항상 깨어있음을 느낍니다. 일을 하면서, 생업에 종사하면서 연극을 하시는 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연극을 한다!’는 의지가 있어요. 굉장히 귀한 거죠. 연극을 위해 시간, 마음, 노력을 내는 거니까요.
Q. 일반 시민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좋은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연출 이수연 : 솔직히 저에겐 이것이 일이기 때문에 종종 그 즐거움을 놓치곤 합니다. 그런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일깨워줘요. 그게 계속 이 일을 해나가는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바로 어제도 제가 만나는 6학년 아이들이 세월호에 대한 졸업공연을 했어요. 한 학기를 준비한 연극이었는데, 아이들은 지난주까지도 할지 말지, 잘 모르겠다고 했었어요. 어찌어찌 우여곡절 끝에 공연을 올렸는데, 부모님들과 교사들, 학생들이 난리가 난 거에요. 아이들이 배우가 되고 부모님, 교사들, 어른들이 관객인데, 관객을 울리잖아요? 우리 아이들이 한 연극에서 눈물을 흘린 경험은 어른들에게도 정말 중요한 거죠. 뭔가 예술의 경험이 선순환 되는 순간들인 거에요.
일반 시민들의 경우, 특히 이번처럼 극장공연을 목표로 할 때는 힘든 순간들이 많아요. 보통의 프로덕션 같으면 조연출, 무대감독, 디자이너, 드라마터그 등등의 스텝들이, 다 갖춰지진 않더라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작업들은 그 모든 역할을 연출인 제가 다 해야 합니다. 스텝은 커녕 심지어 작가의 역할도 합니다. 하나하나 일일이 다 체크해 줘야하고 그 와중에 작품도 만들어야하고.... 너무너무 힘들어서 죽을 거 같다,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그들이 무대에 섰을 때, 또 공연 후의 표정과 모습, 그 성취감을 보면.... 또 하게 됩니다. 그 기운을 원동력 삼아 다음에 또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경험이 귀한 걸 아니까, 나눠주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거지요.
연극워크샵을 들으며 몸이 좀 풀리는 인터뷰어!! ㅋㅋㅋㅋㅋㅋ
워크샵에 참여한 시민들을 만나볼까요?
Q. 안녕하세요! 어떤 계기로 워크샵을 듣게 되셨어요?
뜸 : 시민연극 프로그램을 봄부터 찾고 있었어요. 저는 평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문화예술적인 요소를 많이 첨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공동창작의 경험을 해 보고 싶었어요. 창작가가 만들어내는 작품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겪어보고 싶었습니다.
정숙희 : 저는 글을 써서 연극으로 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몇 년 전부터 참여연대 회원이라 매 학기마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 보고 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연극에 참여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저는 이번에 대본작업이 아닌, 배우를 하고 싶어서 무대에 서 보고 싶어서 왔어요.
이정옥 : 저는 연극워크샵을 시작하면서 참여연대 회원이 됐어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아이들과 연극적인 활동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역량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참여연대 연극워크숍 1기부터 5기까지 계속 참여하고 있죠.
연극워크숍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서 배우고 워크숍에서 연극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좋아요. 이번엔 무대 공연을 위해 준비하는 것도 좋구요. 저희가 준비해서 예술 활동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깊은 것 같아요.
이정아 : 연극을 좋아해서 공연 보러 다니다가 나도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할지 갈피를 못 잡았어요. 그런데 아는 분이 변방연극제에 스탭으로 참여한다고 저에게 티켓을 파시더라고요. 그걸 보고 시민들이 연극을 하시는 것도 의미가 있구나 했어요. 그런데 이번 가을, 제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참여연대에서 연극워크숍을 한다 해서 참여했어요.
Q. <기억을 기억하라> 연극을 준비하기 위해 극단 단원들이 함께 안산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어떠셨나요?
연출 이수연 :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일을 하다 보면 시민들, 아마추어 들과 하다 보니까 가끔은 한계가 느껴질 때가 있어요. 어떻게 끝까지 하는 것보다도 잘 해야겠구나. 나와 우리가 만족하는 것으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앞으로 연극을 어떻게 만들어가실 건가요?
주은경 : 저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았어요. 세월호에 대해, 우리의 기억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죠. “세월호는 우리가 표현하기엔 너무 큰 주제야, 난 할 수 없어.” 이런 걱정을 내려 놓고 나와 우리가 서로 말을 건넬 수 있다면. 그걸로 대단한 것 아닐까요.
이정아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반이 지났어요.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생명을 잃어가죠. 누가 기억을 기억하는지. 기억하는 주체에 따라서 기억은 왜곡될 수도 있고, 기억을 살릴 수도 있다고 봐요. 권력자가 아닌 시민의 기억을 남기면서 기억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기억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기억이 확장되는 것이죠. 그 자리에 내가 설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사진_느티나무 시민연극단)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하는 이야기! 더 듣고 싶어지네요!
기억을 기억하라 연극 언제하는 거지???
11/7(토) 11/8(토)
오후 3시
소극장 혜화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