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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민주주의] 1강 - [이상하게 헷갈렸던] 성에 대한 은밀한 이야기 섹스 / 젠더 / 섹슈얼리티
강의 자료로 준비해주신 프린트에는 낯선 질문이 있었습니다. 1) 나의 성별은 _____ 2) 그 근거를 세 가지만 찾는다면?
잠시 생각해보셨나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의 성별은 무엇인가요? 남성? 여성?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저는 남성이라고 적었고 근거는 두 가지 밖에 적지 못했습니다. 성기의 모양과 ‘자연적으로는’ 임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썼습니다. 하지만 이건 저의 겉모습만 봤을 땐 알아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의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의 성별을 알아낼 수 있는 이유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요? 그 이유는 모두 동의할 수 있습니까?
[성은 허구다] 허구는 없는 것을 꾸며낸 것입니다. 내가 혹은 남이 나의 성을 ‘이것’이라고 판단하고 그에 맞는 태도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성은 허구’라고 말해야 합니다. 성별을 구분하는 거에 그치지 않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우리는 그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인 차이에 대해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유전자가 다르다 DNA가 다르다 호르몬이 다르다. 그 다름에 의미를 부여해서 차별의 근거로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강의 중 한채윤 선생님은 고정관념에 의해 형성되는 성의 구별과 그것에 기인한 차별을 깨주셨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정자가 경쟁에서 승리해서 난자와 결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자 핵은 세포질로 쌓여있고 또 그 바깥에는 투명대가 있어 1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결합하는 게 아닙니다. 정자끼리의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난소와 결합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생물학적인 이유로 차별을 말하는 사람들의 공식대로 맞추면, 남성의 특징은 협력하고 다정다감하며 희생하는 것입니다.
[모든 걸 하나로 섞어버리지 말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세요] 한채윤 선생님께서는 몇 가지 신문이나 방송에 방영된 자료들을 보여주셨습니다.
정자는 여성 질 안을 날아가지 않고 질벽에 붙어서 기어갑니다. 그것에 대한 보조자료로 사용된 그림에서 남성의 얼굴과 형상을 한 캐릭터가 철모를 쓰고 낮은 포복을 하면 총을 메고 질벽을 기어갑니다. 이것은 정자가 모두 남성으로 그려진 것의 오류와 남성이 여성을 정복하러 가는 것을 형상화합니다.
애기울음소리에 반응하는 연구를 진행한 자료에서 여성이 더 많이 반응하였습니다. 역시 여성이 아이를 더 생각하는군요. 그러니 아이는 역시 여성이 키우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 실험에서의 오류는 애기울음소리를 듣는 여성과 남성이 성인이라는 것입니다. 충분히 사회에서 교육된 남성과 여성으로 주어진 반응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더 반응한다고 육아를 그 사람이 전담하는 게 맞는 말일까요.
이성애에서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더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동성애에서 바람을 피우는 이유는 '더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서'라고 설명이 될까요?
그리고 이성애에서는 인간의 유한한 생명으로 인해서 유전자를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에 사랑도 하고 섹스도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인해서 동성애에 대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그들은 어떻게 섹스를 할까라고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답답해지지 않나요?
[섹스, 젠더, 섹슈얼리티에 대해 안다는 것의 효과란 .. 속지 않고 해석한다는 것]
여성 같다 남성 같다라는 체계를 만들고 성역할이 만들어진 사회에서 우린 지금 살고 있습니다. 젠더롤(사회적으로 규정된 역할)이 주어졌기 때문에 여성이 되고 남성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날수록 젠더롤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고려하였을 때 젠더롤은 사회에 의해 규정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젠더 뿐만 아니라 섹스(생물학적 성)도 만들어졌습니다. 버틀러에 의하면 남성의 성기를 가진 사람을 남성이라고 말하고, 여성의 성기를 가진 사람을 여성이라고 말하며 섹스도 만들어졌습니다.
인간은 99.9%가 똑같습니다. 대부분 같지만 아주 작은 부분에 의해서 서로 매우 다릅니다. 즉 생물학적인 차이가 전부가 아니라 사회가 차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차이에 주목하는 것에 속지 않아야 합니다.
강의하는 동안 한채윤 선생님께서는 덜 예민한 사람들이 그냥 흘렸을 자료나 해석에 관한 점들을 짚어주셨습니다. 그로 인해 제가 얼마나 무감각하게 그런 것들을 받아들였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권력자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사람들을 반응시키기 위해서 어떤 것을 만들고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을 떄 민주주의는 위기를 겪습니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성 역할 또한 누군가의 의도는 아닌지 생각해보고 속지 않아야겠습니다.
자원활동가 박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