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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따라잡기> 4강 후기
7월 14일 김만권 선생님의 <미국 대선 따라잡기> 마지막 강의입니다.
1. 한국에서 미국 정치를 보면 대통령의 존재가 압도적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국회가 가진 권한이 생각보다 막강합니다. 그리고 상하원 의원들이 미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역할을 하게 되지요. (상원의원 100명 + 하원의원 435명 + 워싱턴DC 선거인단 3명)
한국에선 번역상 "상원"과 "하원"으로 되어있지만 두 의회의 지위는 같습니다. 의회가 강한 권력을 갖는 이유는 예산지출을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특정 부분에 예산을 덜 쓰고 있다고 판단되면 더 쓰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 국회는 연말에 예산안을 심사할 권한만 갖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예산지출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 운영이 중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 있고요, 트럼프 후보가 기상천외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실현하고자 할 때 각 주 정부와 주 의회뿐만 아니라 상원 하원을 설득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상원은 국방과 외교, 하원은 경제와 재정 분야에서 대통령을 견제하게 되는데, 의회의 힘이 강하다보니 대통령이 실제 사안을 논의할 때 내각보다 상하원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을 더 많이 상대하게 되는 현상도 벌어집니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이고 의원 선거 등에서 정당이 특정 후보를 '꽂는' 방식의 공천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정당에서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고,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다수를 차지한 정당에서 뽑힌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이 사실상 정당의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2. 올해 미국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일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살펴봅니다. 미국의 대선 경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대의원(민주당 4,673명 공화당 2,472명)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레이스입니다. 각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치러질 투표에서 대의원의 과반수 이상으로부터 표를 얻어야 합니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712명의 슈퍼대의원(전직 대통령 부통령, 상하원 의원 등 당 지도부)를 경선 대상에서 제외해놓고 있고, 공화당도 비선언대의원이란 이름으로 자유 의사에 따라 투표할 수 있는 대의원들을 따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일정은 매번 바뀌지만 각 달에 어느 주가 경선을 치르는지 정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텍사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에서 가장 큰 3개 주의 경선 일정은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합니다. 2월부터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는데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등을 치르고 3월달에 "슈퍼 화요일" "미니 슈퍼 화요일" 등을 거치면 후보 윤곽이 거의 드러납니다. 특히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4개 주는 통상적으로 "미국 대선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기는 지역들입니다.
올해 경선 결과를 자세히 찾아보려면 구글에서 검색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고 "2016 presidential primary"라고 검색하면 AP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글이 각 주의 경선 일정과 경선 결과를 정리한 그래픽 검색결과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걸 참조해도 좋고, 미국의 각 유력 언론사들의 홈페이지에 있는 인포그래픽 자료를 찾아봐도 좋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2월 1일)에서 힐러리와 샌더스가 서로 접전을 벌였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2월 9일)에선 샌더스가 이기면서 바람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네바다 코커스(2월 20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월 27일)에서 힐러리가 이기면서 기선을 잡기 시작합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힐러리에게 우호적인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샌더스로서는 네바다에서 진 게 치명타였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힐러리의 우세는 여러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3월 1일 슈퍼화요일과 3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 샌더스가 차례로 이기기하면서 힐러리가 쉽게 승리를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때문에 뉴욕의 경선 결과가 중요해졌는데요, 뉴욕은 선거인단 수가 많을 뿐더러, 힐러리의 지역구이자 샌더스의 출신지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샌더스가 패한 이유로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이해관계의 지배를 받는 미디어들이 샌더스를 공격한 점, 열풍이 불면서 지지자가 대거 늘어나기 전에 뉴욕의 유권자 등록이 마감된 점 등이 거론됩니다. 뉴욕은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등 다른 주와 투표성향이 비슷해 이후 경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샌더스에게 또다른 치명타로 남았습니다.
공화당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번 공화당 경선은 무려 17명이 입후보하면서 미국 정당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들이 난립한 경우였습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트럼프나 크루즈는 당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강경 우익이었고, 대신 젊은 정치인인 마르코 루비오를 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뉴햄프셔에서 치른 토론회 중에서 루비오가 대본을 외워서 토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유능한 정치인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밀려납니다. 때문에 공화당에서는 크루즈도 트럼프로 지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망설이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 졌지만, 이후 사우스 캐롤라이나(2월 20일), 네바다 코커스(2월 23일) 등 세 차례 경선에서 이기면서 기선을 잡습니다. 그리고 4월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도 이기면서 후보 확정을 사실상 확정짓게 되는데, 트럼프의 승리는 1위 득표 후보가 그 주의 대의원을 모두 얻는 승자독식 또는 승자다식 방식의 주에서 이긴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민주당의 경선은 득표 비례에 따라 대의원을 확보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론조사와 실제 대의원 확보 결과가 비슷하게 나옵니다. 반면 승자독식/승자다식 방식이 많은 공화당은 트럼프가 실제 지지도에 비해 많은 대의원을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 것이지요.
7월중 치러지는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공식지명합니다. 경선을 통해 사실상 후보가 확정돼있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 지명은 형식적인 절차인 측면이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전당대회 투표에서 과반수 승리가 나오지 않으면 중재전당대회를 다시 치르면서 과반수 승리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합니다. 이때 대의원들은 경선 결과와 달리 자기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고, 당지도부에서도 대의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링컨과 루즈벨트가 1차 경선에서 졌지만 재투표를 통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때문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의 과반 득표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반면 부통령 후보 지명은 경선에서 미리 논의하지 않으므로 전당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입니다. 각 정당은 경선을 치르면서 당내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에 부통령 지명을 갈등 봉합을 위한 수단으로 쓰려고 하게 됩니다. 때문에 라이벌 후보를 그대로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거나, 반대파나 소수자를 고려한 지명을 하게 됩니다. 대통령 후보를 북부 사람으로 뽑았다면 남부 사람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거나, 젠더나 인종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3. 이번 민주당 경선은 전반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측면이 있습니다. 힐러리가 이메일 파문으로 곤경에 빠졌는데, 샌더스가 이를 가지고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행정 경험이 풍부한 힐러리나, 불평등 문제를 적극 거론한 샌더스나 민주당에겐 둘다 내세우기 좋은 일종의 '꽃놀이패'라는게 김만권 선생님의 평가입니다.
반면 트럼프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이 잘 안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합니다. 힐러리는 경선이 끝난 지금도 하루에 거액을 광고를 위해 쓰고 있는데 트럼프 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돈을 많이 쓴 후보가 승리해 오면서 금권정치 문제가 부각된 최근의 선거 배턴으로 볼 때 선거자금 이슈는 앞으로도 꾸준히 주시해야 할 지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불평등 문제를 거론한 샌더스 열풍을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샌더스의 경우는 영국에서 젊은층의 지지를 꾸준히 받으면서 당수 자리에 오른 제레미 코빈을 본 미국의 응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양극화 및 불평등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서 유의미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역시 미국의 불평등 문제를 따라가고 있는 측면이 크고, 나아가 '인구의 절반이 직업을 갖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작동, 자유와 정의를 실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영국의 코빈, 미국의 샌더스를 본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앞으로 기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1. 한국에서 미국 정치를 보면 대통령의 존재가 압도적으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의 국회가 가진 권한이 생각보다 막강합니다. 그리고 상하원 의원들이 미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 역할을 하게 되지요. (상원의원 100명 + 하원의원 435명 + 워싱턴DC 선거인단 3명)
한국에선 번역상 "상원"과 "하원"으로 되어있지만 두 의회의 지위는 같습니다. 의회가 강한 권력을 갖는 이유는 예산지출을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특정 부분에 예산을 덜 쓰고 있다고 판단되면 더 쓰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한국 국회는 연말에 예산안을 심사할 권한만 갖고 있습니다.) 의회에서 예산지출을 승인하지 않으면 정부 운영이 중지될 수도 있는 상황이 올 수 있고요, 트럼프 후보가 기상천외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지요.
따라서 대통령은 어떤 정책을 실현하고자 할 때 각 주 정부와 주 의회뿐만 아니라 상원 하원을 설득해야 하는 처지가 됩니다. 상원은 국방과 외교, 하원은 경제와 재정 분야에서 대통령을 견제하게 되는데, 의회의 힘이 강하다보니 대통령이 실제 사안을 논의할 때 내각보다 상하원의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을 더 많이 상대하게 되는 현상도 벌어집니다. 미국의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이고 의원 선거 등에서 정당이 특정 후보를 '꽂는' 방식의 공천이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정당에서 강력한 지도자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고,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다수를 차지한 정당에서 뽑힌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이 사실상 정당의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2. 올해 미국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일정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를 살펴봅니다. 미국의 대선 경선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대의원(민주당 4,673명 공화당 2,472명)을 가장 많이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레이스입니다. 각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치러질 투표에서 대의원의 과반수 이상으로부터 표를 얻어야 합니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712명의 슈퍼대의원(전직 대통령 부통령, 상하원 의원 등 당 지도부)를 경선 대상에서 제외해놓고 있고, 공화당도 비선언대의원이란 이름으로 자유 의사에 따라 투표할 수 있는 대의원들을 따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일정은 매번 바뀌지만 각 달에 어느 주가 경선을 치르는지 정도는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텍사스,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에서 가장 큰 3개 주의 경선 일정은 서로 겹치지 않도록 합니다. 2월부터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는데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등을 치르고 3월달에 "슈퍼 화요일" "미니 슈퍼 화요일" 등을 거치면 후보 윤곽이 거의 드러납니다. 특히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4개 주는 통상적으로 "미국 대선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기는 지역들입니다.
올해 경선 결과를 자세히 찾아보려면 구글에서 검색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고 "2016 presidential primary"라고 검색하면 AP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글이 각 주의 경선 일정과 경선 결과를 정리한 그래픽 검색결과가 자동으로 나옵니다. 이걸 참조해도 좋고, 미국의 각 유력 언론사들의 홈페이지에 있는 인포그래픽 자료를 찾아봐도 좋습니다.
민주당의 경우 아이오와 코커스(2월 1일)에서 힐러리와 샌더스가 서로 접전을 벌였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2월 9일)에선 샌더스가 이기면서 바람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네바다 코커스(2월 20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월 27일)에서 힐러리가 이기면서 기선을 잡기 시작합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가 힐러리에게 우호적인 지지자가 많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샌더스로서는 네바다에서 진 게 치명타였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힐러리의 우세는 여러 주에서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3월 1일 슈퍼화요일과 3월 15일 미니 슈퍼화요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 샌더스가 차례로 이기기하면서 힐러리가 쉽게 승리를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때문에 뉴욕의 경선 결과가 중요해졌는데요, 뉴욕은 선거인단 수가 많을 뿐더러, 힐러리의 지역구이자 샌더스의 출신지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샌더스가 패한 이유로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이해관계의 지배를 받는 미디어들이 샌더스를 공격한 점, 열풍이 불면서 지지자가 대거 늘어나기 전에 뉴욕의 유권자 등록이 마감된 점 등이 거론됩니다. 뉴욕은 펜실베이니아와 뉴저지 등 다른 주와 투표성향이 비슷해 이후 경선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샌더스에게 또다른 치명타로 남았습니다.
공화당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번 공화당 경선은 무려 17명이 입후보하면서 미국 정당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들이 난립한 경우였습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트럼프나 크루즈는 당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강경 우익이었고, 대신 젊은 정치인인 마르코 루비오를 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그러나 뉴햄프셔에서 치른 토론회 중에서 루비오가 대본을 외워서 토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유능한 정치인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밀려납니다. 때문에 공화당에서는 크루즈도 트럼프로 지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망설이게 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트럼프는 아이오와에서 졌지만, 이후 사우스 캐롤라이나(2월 20일), 네바다 코커스(2월 23일) 등 세 차례 경선에서 이기면서 기선을 잡습니다. 그리고 4월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도 이기면서 후보 확정을 사실상 확정짓게 되는데, 트럼프의 승리는 1위 득표 후보가 그 주의 대의원을 모두 얻는 승자독식 또는 승자다식 방식의 주에서 이긴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민주당의 경선은 득표 비례에 따라 대의원을 확보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론조사와 실제 대의원 확보 결과가 비슷하게 나옵니다. 반면 승자독식/승자다식 방식이 많은 공화당은 트럼프가 실제 지지도에 비해 많은 대의원을 가져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는 것이지요.
7월중 치러지는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공식지명합니다. 경선을 통해 사실상 후보가 확정돼있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 지명은 형식적인 절차인 측면이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전당대회 투표에서 과반수 승리가 나오지 않으면 중재전당대회를 다시 치르면서 과반수 승리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합니다. 이때 대의원들은 경선 결과와 달리 자기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고, 당지도부에서도 대의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링컨과 루즈벨트가 1차 경선에서 졌지만 재투표를 통해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때문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의 과반 득표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하는 것입니다.
반면 부통령 후보 지명은 경선에서 미리 논의하지 않으므로 전당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입니다. 각 정당은 경선을 치르면서 당내 갈등이 심해졌기 때문에 부통령 지명을 갈등 봉합을 위한 수단으로 쓰려고 하게 됩니다. 때문에 라이벌 후보를 그대로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거나, 반대파나 소수자를 고려한 지명을 하게 됩니다. 대통령 후보를 북부 사람으로 뽑았다면 남부 사람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다거나, 젠더나 인종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것입니다.
3. 이번 민주당 경선은 전반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측면이 있습니다. 힐러리가 이메일 파문으로 곤경에 빠졌는데, 샌더스가 이를 가지고 공격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행정 경험이 풍부한 힐러리나, 불평등 문제를 적극 거론한 샌더스나 민주당에겐 둘다 내세우기 좋은 일종의 '꽃놀이패'라는게 김만권 선생님의 평가입니다.
반면 트럼프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이 잘 안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합니다. 힐러리는 경선이 끝난 지금도 하루에 거액을 광고를 위해 쓰고 있는데 트럼프 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돈을 많이 쓴 후보가 승리해 오면서 금권정치 문제가 부각된 최근의 선거 배턴으로 볼 때 선거자금 이슈는 앞으로도 꾸준히 주시해야 할 지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불평등 문제를 거론한 샌더스 열풍을 다시 한 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샌더스의 경우는 영국에서 젊은층의 지지를 꾸준히 받으면서 당수 자리에 오른 제레미 코빈을 본 미국의 응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양극화 및 불평등 문제를 제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서 유의미하다는 것입니다. 한국 역시 미국의 불평등 문제를 따라가고 있는 측면이 크고, 나아가 '인구의 절반이 직업을 갖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민주주의의 정상적인 작동, 자유와 정의를 실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영국의 코빈, 미국의 샌더스를 본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앞으로 기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