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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따라잡기> 1강 후기
김만권 선생님을 모시고 미국 대선 따라잡기를 시작한 첫 날입니다.
미국 대선을 따라잡기에 앞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한국을 비롯한 현대 다수의 나라들의 쟁점인 '사회 양극화', '부의 편중화'가 미국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는데요. 미국 하위 50%가 전체 자산의 3%를 소유한다는 것, 미국의 최고 상위 자산가 14명이 지난 2년간 증식한 자산이 하위 50%의 전재산에 육박한다는 것, 미국 대졸자의 평균 학자금 대출이 3만 6천달러라는 것 등이 관련 통계자료입니다. 다만, 부의 편중화가 사회 구조상 가시화되는 정도가 약할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류층이, 더 하류층의 복지 혜택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로 복지 증대를 반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리는 미국 뿐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다수의 나라에서도 발견되는 바입니다.
다음, 미국 패권주의의 또다른 이름으로,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 한나 아렌트의 표현에 의하면, '이 나라는 세계 최초로 말로 한 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졌다'입니다. 미국은 유례가 드물게 이주민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이며, 당시 사회계약론에 기초한 메이플라워 조약을 근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폭력과 함께 한 프랑스 대혁명에 비해 차별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한나 아렌트는 미국이 이러한 전통을 상실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말'로 하는 이러한 전통은 철학적 디베이트 과정을 동반하며 미국의 수정헌법으로 이어졌습니다. 제퍼슨은 한 세대가 대략 19년이니, 그 때마다 헌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메디슨은 기존의 헌법을 근간으로 전달하되 과거의 문항을 사문화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조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과정이 모두 기록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최근 100년간 수정조항이 부재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겠지요. 둘째, <근대화론>에 따르면 경제발전이 민주주의를 이끕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경제 발전이 자유와 부를 만들었습니다. 토크빌은 '미국은 예술, 문화보다 돈벌이에 관심이 있다'고 지적하였지요.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sect'(종교적 공동체)가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성실함과 신용의 상징인 sect가 가장 많은 집단이 미국입니다. 오늘날에도 인구의 90%가 기독교도인이며, 충실한 신자가 대다수이지요. 셋째, 대통령제를 발명한 국가입니다. 로마의 전성기에 집정관, 호민관, 원로원이 상호견제하였음에 착안하여 하나의 조직이 강건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갈등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보며 대통령, 상원, 하원의 구조를 정착시키게 됩니다. 현재의 중임제는 헌법 제정 초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규정으로, 초기 2인의 대통령으로 인해 암묵적인 규정이 되었다가, 루즈벨트 대통령의 4선 이후 수정조항 22조를 추가하면서 제도로서 자리잡았습니다. 셋째, 미국은 최초의 정당 정치 국가입니다. 유럽의 정당이 계급과 이익에 따른 사적 집단으로 대중 당원을 지니고 있으며 강력한 지도자에 의해 통제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정당은 중대 사안에 따라 사람들을 흡수하며 정부 장악이 아닌 선거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정당을 재편해가는 느슨한 선거 연합체의 성격을 갖습니다. 정당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며 주 차원에서 통제 권리를 지녀 중앙에서 통제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빌 클린턴처럼 만들어진 정치인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도 하지만, 버락 오바마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이 뜰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전세계에서 가장 순수한 의미의 양당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실제 100여개 내외의 정당이 존재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만이 대통령을 배출해 온 역사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후, 미국의 정당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았는데요. 미국 양당제는 재무장관 해밀턴(강한 중앙정부와 중상주의)과 국무장관 제퍼슨(약한 중앙정부와 중농주의)의 갈등에서 시작됩니다. 해밀턴은 엘리트와 재력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연방당을, 제퍼슨쪽에 가담한 메디슨이 남부와 뉴욕에서 반해밀턴주의자들의 규합에 성공하면서 민주공화당을 창당합니다. 대통령직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사안으로 두고, 이후 전국적 정당배열(arrangement)를 만들어냈으며 '버지니아 왕조'. '잭슨 민주주의', '남북 전쟁', '대중연합적 불만, 진보주의 개혁 및 공화당 다수', '뉴딜 민주당 연합'의 5개 체제를 거쳐갑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공화당 내에서 잭슨을 지지하는 이들이 모여 민주당을 창당하였고, 잭슨을 반대하는 이들이 해밀턴 사망 후 힘을 잃은 연방당을 흡수하며 휘그당을 창당합니다. 이후, 노예제가 휘그당을 분열시켜 반노예정당으로 공화당이 만들어졌고, 북부기업 소유주와 노동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며 산업 및 금융자본의 이익과 자신들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공화당은 북부와 동부 노동자들에게 경제공황 이전까지 막대한 지지를 얻게 되지요. 농업이익에 기반해 통제력을 행사한 민주당은, 남부와 북부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약자들과 국외자들을 새로운 새력기반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다음으로 '조직으로서의 정당'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보았듯, 정당에 대한 규제는 전적으로 주정부에 맡겨져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미국 정당 정치를 지배한 개념이 머신 정치로, 유권자의 열정적 정치 지지에 대한 대가로 정당이 물적 지원 및 유용한 개입을 제공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머신은 보스의 지시에 따라 표와 돈이 동원되고, 이런 동원에 대해 대가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였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뉴욕의 '태마니 홀' 등 주요 대도시의 선거와 정치가 머신에 의해 장악되었으며 머신에 대한 견제로서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이상 다소 거칠게 첫번재 강의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복잡한 미국의 선거제도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지도를 필참하고 올 것을 당부하셨어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이 미국의 대선에 미칠 영향이 더욱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아래는 링컨의 공화당부터 미국 정당의 역사를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트럼프의 이념적 위치를 살펴보는 참고기사입니다. 미국 정당의 역사를 짧게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이 될 수 있나, 한겨레, 2016-5-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