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 l 강좌 후기를 남겨주세요
<우리 역사 속 여성사 기행> 1강
4월 5일 화요일에 주진오 선생님의 <우리 역사 속 여성사 기행> 첫 강의가 있었습니다. 먼저 단체 OX퀴즈 형식으로 이 강좌에 참여하는 분들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왜 여성사를 알아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5월에 있을 두 차례의 토론을 위해 4개의 조를 구성했습니다.
<우리 역사 속 여성사 기행>
1강. 역사 속 말없는 여성들에게 말 걸기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준비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해 O와 X로 대답하는 형식으로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강좌나 역사, 개인적인 관심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질답을 통해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역사탐방 소모임 '굴렁쇠'에 대한 소개도 듣는 등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주진오 선생님이 강의를 여는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주진오 선생님은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고, 상명대에서 최초로 여성사 강의를 시작한 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다른 사학자 5분과 함께 책 『한국 여성사 깊이 읽기』를 집필하셨습니다. <우리 역사 속 여성사 기행> 강좌의 많은 부분이 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역사 속 여성이 몇이나 될까요? 적어도 남성보다 훨씬 적은 수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들은 '기록되지 않았기에 기억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역사 연구는 사료에 근거하는데, 이 사료 자체가 문자를 이용해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남성-지배층이 취사선택하여 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당대 여성의 삶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따라서 우리가 볼 수 있도록 남아있는 역사 속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부당하게 배제되었던 여성의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역사 연구 자체도 풍부해질 뿐더러,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도 양분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중요한 키워드는 '여성사는 죽은 과거의 이야기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역사 자체가 그렇다고 합니다.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개인이 다 경험해볼 수 없기에, 과거의 사실들로부터 간접적으로 배워나가고자 하는 것이 역사인데, 특히 여성사는 그런 의의가 더 크다는 것입니다.
현실의 여성 문제를 생각해보면 답답한 부분이 많습니다. '여성이 하는' 정치가 여성정치인지, 그렇다면 여성이지만 반여성적 스탠스를 보이는 '명예남성' 정치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여성혐오는 어디서 나오는지... 이런 문제들에 대한 고민이 현실로부터만 출발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게 됩니다. 여성사를 공부함으로써 과거로부터 이런 문제들에 대한 기원과 해결책을 찾을 실마리를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강좌에서는 과거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는 한편, 수강생 간 토론도 하게 될 것입니다.
5월에 두 차례의 큰 토론이 있습니다. 5월 10일에 하게 될 [쟁점토론]은 '열녀: 죽음인가? 죽임인가?'를 주제로 하며, 찬성측(죽음)과 반대측(죽임)을 나누어 토론하게 됩니다. 5월 31일에 있을 [역사인물재판]은 '나혜석: 시대의 선구자인가, 무모한 일탈인가'를 주제로 검사측과 변호사측을 나누어 토론하게 됩니다. 이 강좌를 수강하시는 분은 두 차례 토론 중 한 번은 참가하셔야 합니다. 일단 첫 강의에 오신 분들 중 쟁점토론 찬/반 각 5분, 역사인물재판 검/변 각 4분으로 조가 구성되었으니 혹시 못 오신 분은 4개 조 중 하나로 꼭 참가해 주세요!
주진오 선생님이 '토론에 이기는 법'도 알려주셨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논리를 분명히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상대의 반응을 예상하여 그 주장의 논리와 문제점을 잘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조별토론인 만큼 조원들 간의 협동과 유기적인 연동도 중요합니다. 토론의 승패는 해당 토론에 참가하지 않는 이들로 이루어진 '배심원'들의 거수로 결정됩니다.
이렇게 첫 강의가 끝났습니다. 이어질 강의와 토론에서 무엇을 배울지, 그래서 얼마나 생각이 달라지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또한 여성사를 배우는 것이 정말로 현실의 여성이 겪는 일들에 대한 고민에 도움이 될지도 궁금합니다.
다음 주 화요일에는 '왜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을까?: 여왕 통치의 성공과 실패'라는 주제의 강의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