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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북 토크 "우리는 왜" 제 3강 <대한민국은 왜?> - 김동춘.
신년 북 토크 "우리는 왜" 제 3강 <대한민국은 왜?> - 김동춘.
2016년 2월 18일 목요일, 오후 7시~9시
한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불행한가? 그 원인을 알아야 전망을 볼 수 있다. 오늘의 한국을 만든 것은 4번의 전쟁(청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 전쟁, 한국전쟁)이다. 이런 위기가 한번 발생하면 100년의 역사가 그것에 의해 규정된다. 전쟁, 외교, 국방은 우리 일상과 멀리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 경제, 사회의 판을 완전히 바꾼다. 지금 우리나라 주변에서 진행되는 것이 120년 전의 청일, 러일 전쟁 시기와 비슷하다.
1. 청일전쟁 : 청나라와 일본은 ‘조선의 주권’을 두고 한반도에서 서로 전쟁을 벌였다. 그럼 그 전에 조선의 주권은 누구에게 있었는가? 조선은 중국에 사대를 하는 국가로 왕의 책봉권을 청나라가 가지고 있었다. 내부 정치는 한국인들이 결정하였으나 최고의사결정(국방, 안보, 외교)은 조선이 독자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청나라는 조선을 차지하려는 주변국가에게 큰 걸림돌이었다. 이러한 청나라가 손을 떼게 하는 것이 청일전쟁이다.
- 발단 : 고종은 동학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청나라에 병사를 요청했다. 조선에 청나라가 오려하니 일본이 허락 없이 들어와 청나라와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곧바로 동학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내려갔다.
- 일본이 동학농민군을 진압한 이유 : 만약에 동학군이 서울을 점령하거나 서울 근처까지 왔다면 조선이 백성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 위로부터의 개혁이 있었을 것이고, 정권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을 것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권은 외세가 함부로 할 수 없으므로 일본의 입장에서는 동학군을 진압해야한다.
- 결과 : 일본이 이기고, 조선은 사실상 모든 통치의 보호국이 되었다. 동학의 우두머리인 전봉준은 재판을 통해 처형되었다. 그 재판의 판사는 조선인이나 뒤에서 컨트롤 한 것은 일본군이다. 이 사건은 이후 120년의 역사를 좌우한다. 우리 사회의 큰 패러다임은 이때 이후로 크게 바뀌지 않았다.
2. 러일전쟁 : 러일전쟁의 승리는 일본이 조선에 대한 확실한 독점권을 가지게 된 것으로써 그 이후 시작될 100년 동안의 조선의 비극의 시작이다.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할 수 있도록 가장 강력하게 뒤를 밀어준 나라는 미국과 영국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러시아보다 일본이 조선을 먹는 것이 자기들에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전쟁비용의 상당부분을 미국이 대주었다.
- 1905년 카츠라 테프트 조약 : 카츠라는 일본 외무부장관, 테프트는 미국 국무부장관의 이름이다. 이들은 뒤에서 조선은 일본이, 필리핀은 미국이 먹기로 하는 밀약을 맺었다. 미국은 언제나 일본이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이고,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며 태평양 전쟁이라는 짧은 기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친구였다. 한국은 그 중간에 끼어있는 나라이며 과거나 지금이나 변방에 있는 부차적 고려사항이다.
지금 사드배치 문제는 그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120년의 반복이다. 남북이 가까워지는 것을 불편해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며 일본 역시 한반도의 통일을 내켜하지 않는다. 일본의 우익들은 북한의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전쟁을 할 수 있는 일본을 만들려고 한다. 자위대를 보낼 지역이 어디가 있을까? 우리의 동의 없이는 한국에 못 들어올까? 전쟁이라는 위기가 발생하면 동의가 어디 있는가? 120년 전에는 동학군이, 120년 후에는 북한이 명분이다.
3. 한국의 국제적 지위 : 한국이 군사적 주권을 행사하지 못 한지 120년이 다 되고 있다. 군사적 주권이 없으면 정치적 주권도 없다. 왜냐하면 국제정치에서는 전쟁이나 그런 상황에서 정치위에 군사가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주권이 없으면 국가가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정책을 펼 수 없게 된다. 그래서 한국은 여전히 반 주권밖에 누리지 못 하고, 국민들은 반의 반 주권밖에 누리지 못 한다. 왜 군사·정치적으로 주권을 갖지 못 한 경우, 국민들이 반의 반 주권밖에 누리지 못 하는가?
첫째, 정책의 최우선이 북한과의 대결구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대결을 위해서는 그 어떤 담론도 1순위에서 2순위로 밀리게 된다.
둘째, 국민들의 불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대변해 주지 못하는 것은 곧 주권의 상실을 뜻한다. ① 역사적으로 한국에 진보, 좌파, 사회주의 정당, 노동당이 없는 이유를 살펴보면, 친일파가 권력을 잡으면서 민족주의의 가치, 정의의 가치를 존중했던 사람들,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이 다 제거되었다. 이후 사회주의 세력이 제거되었다. 그 다음에는 남아있는 우익들 중 중도파에 속하는 사람들이 6.25때 다 제거 되었다. ② 소신 있는 사람들도 정치권에 들어가기만 하면 소신을 내팽겨 친다. 왜냐하면 다음번에 당선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당선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이 필요하다. 정치자금은 누가 주느냐? 돈 많은 사람들이 준다. ③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2500만 중 1700만이 노동자다. 그런데 이 1700만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과 정치가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공권력 혹은 대기업으로부터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내가 국민으로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각종의 법, 언론, 시민단체가 나를 보호해주지 못한다.
4. 주권 부재의 원인 :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조건이 문제다. 그 조건은 우리가 스스로 민의 힘으로 정치나 사회를 만들고, 바꾸고, 쟁취해갈 수 있는 힘이 아직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결국 국민의 편에 설 수 있는 사람이 그 사회를 다스리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프랑스 혁명은 100년 동안 진행되며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그 과정을 통과했다. 그 나라에서 엘리트가 된 사람들은 적어도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전제 위에서 일한다. 또한 위기가 닥쳤을 때 자기를 희생한다는 전제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그 위치에 올라간다. 민이 스스로 쟁취한 권력이 아닌 한계가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말해주는 것이다.
5. 마무리 : 우리는 제대로 된 근대국가를 만들었는가? 헌법에 나온 내용을 국민들이 스스로 암송해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조그만 것이라도 헌신해 본 적이 있는가? 소리한 번 지른 적이 있는가? 소리를 지른 사람을 곧바로 가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명분을 활용해서 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는 안보의 논리를 깨고 넘어서야만 우리가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 수 있다. 그러면 국민들이 가난해 질 수는 있지만 불의에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해고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안보, 국가, 외세의 문제가 국민의 생활하고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겪었던 일을 성찰할 수 있는 국민들의 집단적인 지혜와 지성이 결국은 중요한 문제다.
질의응답
1. 시민이나 약자의 불의를 대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면 프랑스 혁명 같은 거대 유혈혁명이 일어나야 하는 걸까요? 점진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바뀌기 힘든가요? 과연 이 순간에 평범한 난 무엇을 해야 우리의 주권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사람들이 왜 정치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느냐라는 질문은 잘못된 것 같다. 소통이 되면 그 다음에 행동이 나온다. 모임,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고, 그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이미 빼앗겨버린 자기의 감성을 있는 그대로 되찾게 해주는 것이 이 사람들을 행동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표출의 방식은 벽을 보고 표출을 하던지, 댓글을 달던지, “이건 틀렸어.”라고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던지.. 이런 것을 통해서 커뮤니티가 살아있게 만들고, 사람들로 하여금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야 말로 행동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정치적 해결문제가 아니라 문화적 해결 문제라고 본다. 정치적 행동을 하기 전에 문화적인 소통이 되어야만 그 다음에 정치적인 행동이 나온다. 자기가 속해있는 일상의 영역에서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우선 옆 사람들에게 “어, 이거 곤란한데, 이거 아니지 않아요? 이렇게 해선 안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이야기를 건넬 수 있으면 된다. 그러면 우리 사회가 살아난다. 그렇지 않고 사람들이 전부 입을 다물고 있으면 살아날 수 없다.
2. 요즘 동아시아의 절망을 보는 것 같습니다. 동아시아 3국이 상호 협조하여 세상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 한국은 양쪽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외나무다리를 건너듯이 가야만하는 실정이다. 동아시아 삼국의 단합은 미국이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양쪽 사이의 철저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게 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3. 변화 가능성 : 장기적으로는 서민들의 이익을(요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이 의회에 진출해서 제 3당정도의 캐스팅보드는 지어야만 여당과 야당이 함부로 못한다. 그래야만 국민들도 주권을 가진 국민이 된다. 그러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가능하다. 분노를 결집할 수 있는 거미줄 같은 시민사회가 필요하다. 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시민사회에 참가를 하던, 발언을 하던) 혼자 있어서는 안 된다. 아주 조그마한 행동이라도 하고, 몇 사람이라도 모아서 공부모임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당장의 정치변화는 어렵지만 다음다음다음정도에는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