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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에 던지는 여섯가지 불편한 질문' 5강,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기
강사: 지식나눔협동조합 '롤링다이스' 제현주 이사장
날짜: 2015년 10월 15일 목요일 오후 7시 10분~오후 9시 30분.
※다음 글은 해당 강의를 듣고 주요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스스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객관적으로 요약했습니다.
이번 강의는 기존의 강의와는 조금 다른 성격의 강의였다. 1~4강이 저성장의 발생 원인이나 저성장으로 인한 정치, 사회, 경제적 변화 , 해결책과 같은 다소 거시적인 성격의 강의였다면 이번 강의는 저성장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미시적 성격의 강의였다.
제현주 이사장은 '우리가 일을 하면서 왜 쉽게 불행해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데서 강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사장은 '근원적 불일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이라고 하는 것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해야하는 활동인 노동과 인공적인 것들을 만들어내는 행위인 작업, 타인의 현존 앞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인 행위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화폐경제가 발전하면서 저 3가지 분리가 '노동'이라는 것으로 통합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 충족되지 못하는 것이 생기고 그로 인해 근원적 불일치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과 노동자들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저성장(내리막)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1980~1990년대 대학 진학자들은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었다. 대학진학자가 많지 않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 세대에 와서는 진학률이 높아져 다수가 대학 진학자가 됨에 따라 중산층에 진입할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여기에 추가적인 문제가 있다. 자녀세대가 부모가 대학에 진학 후 중산층이 되는 것을 보고 중산층이 되고자 하는 욕망을 내재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졸업 후에는 내재화한 욕망과 달리 삶이 어려워졌고, 이렇게 되자 그들은 욕망을 구조조정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N포 세대다. 욕망을 이룰 수 없으니 우선순위를 두고 포기하는 것이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포기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일종의 '정상압'이라는 것이 작용해서 포기한 세대들은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제현주 이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정상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욕망을 어떻게 저비용 구조로 대체할 것인가?' , '일하면서 불행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스스로 일에 대해 정의내리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입'이라는 것이 아닌 순수한 '일'에 대해 스스로 정의내려보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자리(job activity)와 일(work activity)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것으로 예를 제시해주었다. 고정된 직업으로 규정되 일자리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다른 일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일에 대해 정의를 내리면 새로운 관계망을 만든다. 한국의 정상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인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한다. 그것까지 진행되면 이제는 리스크를 관리하며 틈새를 벌린다. 이는 종래의 하던 일을 관두게 될 때를 고려해, 그러나 일을 관두거나 하지 않고 현재의 일을 유지하며 현재 종사하는 회사에서 나온 후 자신이 정의내린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쌓는다.
제현주 이사장은 자신에게 있어 그 기반이 '롤링다이스' 였다고 말했다. 느슨한 공동체에서 시작해 시행착오와 리스크를 극복해낼 수 있었고, 그것이 일로써 차지하는 비율을 서서히 높여갔다. 그렇게 작은 일을 같이 해결해나가면서 생기는 에너지, 연대감으로 느슨한 공동체가 와해되지 않도록 했다. 이것이 내리막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 제안에는 강사 본인도 인정하는 한 가지 분명한 조건은 있었다. 일단은 유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회사를 떠나 새로운 일을 찾더라도 결국 유능하지 않다면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성세대에 비해 고스펙임에도 불구하고 '88만원 세대'라고 불릴만큼 취업환경이 열악한 청년 세대에 대해서는 하나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는 힘들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