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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전문가와 함께하는 나라살림 흥망사] 4강 아시아는 어째서 먼저 흥하고 먼저 쇠락했는가
지난 시간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서양의 흥망과는 조금 다른 아시아의 흥망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아시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중국의 나라살림을 주로 살펴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특히나 고대 아시아 국가의 뛰어난 기술력과 제도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어째서 이런 훌륭한 기술력과 제도를 보유한 아시아가 유럽에 뒤처지게 되었는지 또 한번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점점 강의가 진행될수록 이 강의의 본질적인 핵심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강의를 통해 역사 속 국가들의 흥망사를 살펴봄으로서 또 우리나라와도 연관되어 있는 부분들까지도 배워나가면서 우리가 어떻게 우리나라의 나라살림을 바라볼 수 있을는지, 한국의 나라 살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배우는 것을 더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강의에서 첫 번째로 확인 했던 것은 아시아 문명들의 뛰어남이었습니다. 유럽의 문명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기술적으로든 체제적으로든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죽은 제갈공명이 중동 현대사를 힘들게 하다”
이 말뜻을 알아보기 위해 우선 중국의 삼국시대부터 알아보아야 합니다. 다들 알다시피 서기 208년 중국에서는 조조, 손권, 유비의 위(魏), 오(吳), 촉(蜀) 세 나라가 자웅을 겨루는 삼국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중 가장 열악한 곳은 유비의 촉나라였습니다. 촉은 영토의 대부분이 내륙 깊숙한 산간 지역이고 인구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어서 삼국 중 불리한 조건을 가졌고 가장 큰 문제는 바다에 접하지 않아 소금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소금은 역사적으로 모든 나라들에서 큰 문제가 되었던 필수적인 자원이었습니다. 소금으로 인해 반란이 일어났던 적도 많았고 실제로 우리 식생활만 생각해보아도 소금은 없어서도 안 될 소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다들 아실 겁니다. 당연히 촉나라도 소금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직접 바다로 갈 수는 없던 상황에서 제갈량은 소금을 구하는 방법을 고안해냅니다. 그것은 바로 지하수 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염수층을 이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이 염수층은 소금이 녹아있기 때문에 소금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위해서는 고도의 굴착 및 시추술이 필요했고 다시 말해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무려 기원전 4세기경부터 중국은 고도의 기술력으로 소금을 캐냈습니다. 게다가 이런 과정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기술력이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1828년 유럽으로 전달 되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자국의 철도 건설에 동원된 중국 노동자에게 이 시추술을 배웠고 1859년 이 방식을 최초로 이용했습니다. 당연히도 이런 기술의 전달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옵니다. 석유의 대량공급으로 인해 산업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합니다. 이것이 곧 대량 생산 사회를 만들어 낸 첫걸음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술은 왜 중동을 곤란하게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석유가 잔뜩 매장되어 있는 중동이 전 세계의 관심, 혹은 강대국의 관심을 독점한 탓입니다.
두 번째로 살펴본 제도는 환관제도였습니다. 환관이 중국사에 처음 나타난 시기는 적어도 서기 2500년 이전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나라 이후 중국 역사는 환관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환관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황제와 사대부가 권력 갈등을 빚게 되면 황제가 자신의 측근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환관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비약해서 말하면 중국사를 은밀하게 지배했던 관료집단을 환관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보통의 생각처럼 환관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이 부패했던 집단이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중국 고대사의 환관 구자량이라는 자가 휘하의 환관들에게 말한 ‘군주를 조종하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자를 한가하게 해서는 안 된다.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천자가 다른 일을 생각할 여유를 주지 말아야 한다. 독서를 즐기거나 유가(공부하는사람)들을 가까이하게 해서도 안 된다. 만약에 황제가 역사를 알고 우려하고 있다면 우리들은 멀어져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환관제도는 과대한 힘을 가진 관료집단의 부패가 역사를 어떻게 바꾸는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관료집단을 생각하게 합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력에 편승하는 관료집단의 존재가 우리나라를 얼마나 병들게 하고 있는지 씁쓸해지는 대목입니다.
이외에도 중국은 여러 훌륭한 제도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토지를 정비하여 적절한 토지제도를 도입하고 조세를 위해 보다 더 정확한 통계체계를 쌓는 한편 보다 더 효과적인 조세제도를 도입시켰지요. 경제부분에서도 여러 국가적 차원의 통제를 통해 국가 경제가 보다 더 흥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는 여러 문제를 가져온 수나라의 운하 건설 역시 후에 당나라의 경제 통합에 큰 도움을 주기도 했지요. 물론 이런 훌륭한 역사를 가진 대국 중국에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부패한 관료집단과 정치적인 문제들이 바로 그것이지요. 아마도 다음 강의부터 우리가 배울 한국의 흥망에도 바로 이러한 문제들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우리의 나라살림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희망하며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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